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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총결산] 설리·구하라·차인하·전미선·우혜미를 추억하며 ③

기사입력2019-12-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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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올 한 해 연예계는 너무 아팠다. 설리부터 구하라 차인하 전미선 우혜미까지 이름만 들어도 선명한 목소리가 귓가에 스치고, 얼굴만 떠올려도 해사한 미소가 눈에 선한 수많은 별들이 예고 없이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뼈아팠던 만큼 '이대로 괜찮은가'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울려 퍼졌다. 장례식 취재문화가 달라지고, 관련 법안 발의가 이어졌다. 그들이 야속하게 세상을 등졌다기보다는, 저속한 사회 문화의 거센 물살이 등 떠밀었다는 반성이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 전미선 "끝까지 연기할 것"

배우 전미선은 6월 29일 오전 11시 43분께 전북 전주 한 호텔에서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공연을 위해 전주를 찾았다. 평소 우울증 치료를 받던 전미선. 숨지기 전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나눴으며, 유서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전미선은 '여명의 눈동자' '전설의 고향' '인어아가씨' '야인시대' '제빵왕 김탁구' '해를 품은 달' '구르미 그린 달빛',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번지점프를 하다' '살인의 추억' '숨바꼭질' '나랏말싸미' '봄이가도' 등에 출연했다. 연극과 시트콤, 예능 등 장르불문 총망라하는 연기 열정은 대단했다. 누굴 만나든 죽기 전까지 연기할 것이라 자신하던 그다. 온화한 성정으로 주변을 살뜰히 챙기는 배우로도 업계에선 정평이 나있던 인물이다. 선배 강부자는 "속은 깊지만 열정을 뜨겁고 심성은 아주 따뜻한 사람"이라 평했고, 송강호는 "편안함과 따뜻함 그리고 배려심까지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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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혜미 "무료로 떡볶이 드릴게요"

우혜미의 비보는 사망 다음날인 9월 22일 전해졌다. 연락이 닿지 않던 그는 마포구 망원동 자택에서 숨진 채 지인과 경찰에 발견됐다. 지난 2012년 Mnet '보이스 코리아 1'을 통해 얼굴을 알린 우혜미.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무대 위에서 방방 뛰놀던 그의 첫 등장은 대중에 신선한 충격을 전한 바 있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유니크한 보이스와 매력으로 꾸준히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보여줬다. 순수하게 노래에 흠뻑 취하는 모습은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연상시키기도. 그는 서바이벌 오디션 당시 "제가 만약 우승한다면, 홍대 놀이터에서 떡볶이 만들어서 나눠드릴게요. 무료로"라고 말할 정도로 어린아이 같은 면모를 지닌 예술가였다.


이후 우혜미는 2015년 싱글 '못난이 인형'을 내며 정식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올해에도 싱글과 EP를 발매하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특히 개리의 곡 '바람이나 좀 쐐'의 피처링에 참여해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선물한 그였기에 팬들의 슬픔은 배가됐다. 유작은 싱글 '이 밤'이었다. 사망 이후 소속사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이 곡이 남아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이 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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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리 "밝은 척해야 할 때가 많아요"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는 10월 14일 유명을 달리했다. 설리의 인생 굴곡은 험난했다. 일찍이 가요계에 데뷔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으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공개 열애로 심각한 성희롱 댓글에 시달렸고, 온갖 루머를 달고 살아야만 했다. 여성 속옷 미착용 권리를 주장했으나, 걸핏하면 대중의 도마 위에 올라 억지 잣대로 심판받아야 했다. 낙태죄 폐지에 축하 목소리를 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악플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그는 용기를 내어 스타들을 둘러싼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나누는 프로그램 JTBC2 '악플의 밤' MC를 맡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두운데 연예인 설리로서 밖에서는 밝은 척해야 할 때가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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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 "설리야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

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는 11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구하라의 지인은 이날 오후 6시 9분쯤 서울 강남구 구하라의 자택에서 숨을 거둔 구하라를 발견하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생전 절친했던 설리가 떠난 지 42일 만의 비보는 대중을 충격이 빠트렸다. 설리에게 "그곳에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잘 지내. 언니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고까지 다짐한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만 것이다.

구하라는 지난해 9월 전 남자 친구인 최 모 씨와의 사이에서 쌍방폭행 논란과 사생활 동영상 유포 논란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연예인으로는 버티기 힘든 악성 댓글에 시달렸고, 불순한 의도의 조롱이 쏟아졌다. 재판 결과와 상관없는 꼬리표였다. 구하라는 엄연히 불법 촬영과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였고, 원치 않게 사생활이 공개됐음에도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했던 것이다.

앞선 5월에도 구하라는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고,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해 갔다. 이후, 프로덕션 오기와 계약을 맺고 일본 솔로 활동에 전념하기로 했다. 구하라는 당시 "미안하고 고마워요. 더 열심히 극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라고 전했지만, 결국 세상을 등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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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하 "끊임없는 변신을 선사하는 사람 되고파"

배우 차인하는 12월 3일 눈을 감았다. 누구보다 열정 가득했던, 빛나는 미래가 예약돼있던 그의 사망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찢어놨다. 경찰에 따르면 차인하는 이날 오후 자택에서 숨진 상태로 매니저에 의해 발견됐다.

차인하는 2017년 영화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로 데뷔했으며 드라마 '아이돌 권한대행', '사랑의 온도', '기름진 멜로', '너도 인간이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더 뱅커'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동료 배우 윤정혁, 지건우, 은해성, 김현서와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유(U)'로도 활동한 그는 현재는 MBC '하자있는 인간들'에 출연 중이었으나 유작이 됐다.

그는 단단한 사람이었다. "인간으로서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배우로서는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변신을 선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차인하. "2019년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계속 달려 나간 시간들이었다. 제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작품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는 차인하가 되겠다"고 말했던 그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버린 것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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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 이호영 | 사진 iMBC | 사진제공=판타지오, 다운타운이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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