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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총결산] '소소'한 드라마 웃고·'억대'작 드라마 울고 ②

기사입력2019-12-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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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국내 드라마국 판도는 엎치락뒤치락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탓에 시작 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작품들이 예상 밖 선전으로 승기를 잡았다. 반면, 수치상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억'소리 나는 윤곽을 자랑하던 기대작은 신통치 않은 성적으로 굴욕을 맛봤다.

iMBC 연예뉴스 사진

◆ 이야기+연기의 힘

플랫폼의 다양화로 시청률 10%대만 돌파해도 '선방'했다 일컫는 요즘 안방극장에서 23.8%라는 호조를 보인 KBS2 '동백꽃 필 무렵'. 지상파 3사와 SKT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WAVVE)에 따르면 '동백꽃 필 무렵'은 지난 1월부터 11월 말까지 VOD 시청 시간 분석 결과 최다 시청 드라마였다.

성공요인은 이야기의 짜임새였다. '옹산'이라는 가상의 시골 마을에 사는 인물 간 사건을 요소마다 녹였으며, 저마다의 서사를 디테일하게 서술했다. 여기에는 남녀의 사랑도 있었고, 모성애는 물론, 이웃 간 정까지 담겼다. 사건, 장면, 인물마다 주옥같은 대사가 얹어져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다. 시청자들은 여러 갈래로 나뉜 등장인물에 각자의 사연을 대입해 빠져들었다. 이러한 휴머니즘에 스릴러가 얹어졌다. '까불이'라는 별명을 지닌 베일에 감춰진 연쇄살인범의 등장은 '옹산'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시청자들은 '까불이' 찾기에 나섰다. 온갖 추측이 난무했고,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연기력도 '동백꽃 필 무렵' 견인에 한몫했다. 구멍 없는 연기력은 작품의 질을 높였고, 출연 배우들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공효진은 그간 다수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 출연해온 배우다. 기시감에 대한 우려는 방송 직후 해결됐다. 지금까지의 작품 중 가장 연민이 생기는 역할이었으며, 극 말미에 가서는 최고의 성장을 보여준 역할이라는 차별점을 보란 듯이 증명한 것. 강하늘은 제대 이후 첫 작품으로 '동백꽃 필 무렵'을 택해 선방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두 사람 이외에도 연극무대에 주력하던 김미화 이선희 백현주 등은 늦깎이 신예로 떠올랐고, 이정은 김선영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가수 출신 배우 손담비는 사건의 축을 맡아 열연해 '재발견' 수식을 얻어냈다. 감초 전문 오정세와 염혜란도 큰 비중을 맡아 제 몫을 챙겨갔으며 천재 아역 김강훈은 '차세대 여진구'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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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석을 캐다

톱스타 없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작품도 다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JTBC '스카이캐슬'은 '동백꽃 필 무렵'과 동률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스카이캐슬'의 최대 수혜자는 다름 아닌 극중 고등학생 역할을 맡은 신예들이었다. 대한민국 상위 1% 명문대를 보내기 위한 극성 부모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인 덕분이다. 자연스럽게 학생 역할의 김혜윤, 찬희(SF9), 조병규, 김동희, 김보라, 이유진, 이지원, 송건희, 박유나 등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조연 김병철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차기작 주연으로 올라섰으며, 오나라와 조재윤은 티격태격 잉꼬부부 케미를 보여줘 중년의 로맨스 연기 호흡을 인정받았다. 또 김서형은 카리스마 있는 연기력으로 찬사 받았으며, 조미녀는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역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마찬가지로 올해의 신예 발굴에 앞장선 드라마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김혜윤은 주연을 꿰차 또 한 번 선방했다. 이밖에도 로운(SF9), 이재욱, 정건주, 김영대 등이 수려한 비주얼과 마침맞은 연기력으로 이름을 알렸다. 대부분이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첫 주연작이지만, 인지도에 비해 큰 성공을 거둔 대목이 괄목할만하다.

KBS2 '녹두전'과 MBC '조장풍'도 톱스타 없이 성공한 미니시리즈에 속한다. '녹두전'은 여장 연기로 화제를 모은 장동윤과 흑화 돼 악역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었던 강태오를 발굴했다. '조장풍'은 김동욱의 원맨쇼나 다름없는 작품이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조진갑 역할을 맡아 악덕 사업주를 응징하며 통쾌한 전개를 이끌었다. 시원한 액션 연기에 유쾌한 코믹까지 소화해 김동욱에게는 '재발견' 수식이 절로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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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주-기조-외양…작전이 '통'했다

드라마국의 영민한 작전이 통해 작품을 성공으로 이끈 경우도 있었다. SBS '열혈사제'와 KBS2 '왜그래 풍상씨'는 편성 변주를 시도했다. SBS는 주말드라마를 폐지하고 금토드라마를 신설해 선두에 '열혈사제'를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최고 시청률 22.2%라는 쾌조의 순항을 시작했으며, 주연 김남길은 연말 대상 후보자로 떠올랐다.

KBS2도 '왜그래 풍상씨'로 뛰어난 변주 작전을 펼쳤다. 이례적으로 문영남 작가의 작품을 평일 미니시리즈에 배치한 것. 가족 소재 주말극 집필에 익숙한 문 작가가 장밋빛 인생'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평일 미니시리즈가 '왜그래 풍상씨'였다. 문 작가는 주말극과 평일극의 가장 큰 차이점인 속도감을 제대로 조절했다. 신속한 인물 소개와 촘촘히 배치된 사건사고로 눈 돌릴 틈을 메워 '왜그래 풍상씨'의 간극을 좁힌 것이다.

기조를 지켜 성공을 이끈 작품들도 있었다. MBC '검법남녀'는 지난 2018년 시작한 시즌1에 이어 올해 6월 방송한 시즌2까지 연이어 성공을 거뒀다. 마니아층의 취향을 저격해 시즌제 드라마 성공이라는 선례를 남겼다. 괄목할만한 부분은 시즌3까지 확정됐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주연 정재영, 정유미, 오만석은 일찌감치 시즌3 출연을 결정했다.

'하나뿐인 내편'은 주말드라마의 명가 KBS의 체면을 살렸다. 매번 그렇듯 출생의 비밀, 치매, 암 등 극성맞은 소재들로 '막장'논란에 휩싸였으나, 그 맛에 보는 주말드라마 아닌가. 최수종과 유이가 사연 많은 부녀 열연으로 안방극장 높은 연령대의 시청층을 사로잡았고, 윤진이 임예진 차화연은 얄미운 악역으로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해냈다.

'우아한 가'는 시청률 8.5%를 달성하며 MBN 개국 이래 최고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스크린에서나 볼법한 화려한 영상미가 더해져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후 꾸준한 시청층 유입은 스토리가 맡았다. 뻔한 재벌가 이야기로 보이나, 면밀히 살피면 '오너 리스크'라는 독특한 소재가 허를 찌른 것. 답답한 고구마 전개 대신, 시원한 사이다 전개의 향연도 성공요인으로 꼽혔다.

MBN '우아한 가'의 성과는 타 종합편성 채널인 TV조선, 채널A, JTBC의 부진한 성적과 비교돼 더욱 빛났다. TV조선은 올해 별다른 성공작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최고 5.6% 시청률을 기록한 '대군-사랑을 그리다'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간택 - 여인들의 전쟁'에 연출자 김정민 PD와 주연 진세연의 조합을 다시 투입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흥행작을 쏟아내던 JTBC는 올해 앞서 언급한 '스카이캐슬' 이외에는 마땅한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했다. 채널A의 경우 성공한 드라마가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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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대작의 굴욕

쏟아부은 가격대비 성과가 영 마땅치 않은 작품들도 있었다. tvN '아스달 연대기'는 송중기 장동건 등 화려한 캐스팅과 540억 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시청률 7%라는 굴욕의 역사를 새로 썼다. 복잡한 전개와 방대한 서사를 오롯이 담지 못한 것이 실패 요인으로 꼽혀 지적이 줄을 이었다. SBS '배가본드' 역시 이승기와 수지의 조합으로 시선을 끌었다. 또 250억 원의 제작비로 만만치 않은 대작을 예고했으나, 시청률 13%에 그쳐 아쉬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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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 이호영 | 사진제공=KBS MBC SBS JTBC MBN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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