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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IP 비즈니스' 사활 건 엔터사, 방송 시청률보다 무서운 'IP 권력'

대한민국 방송가는 여전히 '오디션 권하는 사회'다. 트로트가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에 아이돌이, 이제는 발라드가 그 빈틈을 파고든다. 시청자들은 "또 오디션이냐"며 피로감을 호소하지만, 제작사와 기획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18일 SM C&C가 발표한 '음악 IP비즈니스 본격화에 나선다는' 사업 전략은 이 지독한 오디션 불패 신화의 이면에 숨겨진 '자본의 논리'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SM C&C는 이날 지난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SBS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들의 발라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음악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과거의 오디션이 원석을 발굴해 스타를 만드는 '성장 서사'에 집중했다면, 작금의 오디션은 기획사가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완제품을 뽑아내는 '공정 라인'에 가깝다. 이들은 방송이라는 전국적인 플랫폼을 통해 이미 팬덤이 형성된 'Top 11' 아티스트를 전속 계약자로 흡수하며 음반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신인 한 명을 육성하기 위해 수십억 원의 마케팅비를 쏟아붓는 도박 대신,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검증된 '준비된 상품'을 손에 넣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이 끊이지 않는 본질적인 이유는 'IP의 수직 계열화'에 있다. SM C&C는 프로그램 종료와 동시에 음원 제작부터 매니지먼트, 공연으로 이어지는 수익 구조를 완성했음을 알렸다. 실제로 '우리들의 발라드' 시리즈 음원 95곡이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고, 올해 초 진행된 전국 투어 콘서트가 누적 관객 1만 3천 명을 돌파하며 전석 매진 사례를 기록한 것은 시청률이라는 일회성 지표보다 'IP의 생명력'이 훨씬 달콤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방송은 그저 IP를 인큐베이팅하기 위한 거대한 '공짜 광고판'이었던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오디션 이후의 'IP 사골화' 전략이다. SM C&C는 소속 아티스트 홍승민과 최은빈을 드라마 '아기가 생겼어요' 등의 OST에 즉각 투입하는가 하면, 지난 10일 송지우의 신곡 '봄비' 발표를 시작으로 708090 명곡 리메이크 프로젝트인 'SM:ALL ROOM'을 본격 론칭했다. 이는 과거의 명곡 자산을 활용해 저작권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오디션 스타들이 끊임없이 대중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만드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 여기에 뮤직비디오 제작에 자체 AI 솔루션을 전격 도입해 제작 단가는 낮추고 영상 퀄리티는 높이는 '가성비 비즈니스' 모델까지 구축했다. 기술과 자본이 결합한 오디션 포맷은 이제 단순한 예능 콘텐츠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가장 안전하게 '퀀텀 점프'할 수 있는 확실한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았다.

박태현 SM C&C 대표가 "음악 IP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증명하겠다"고 자신한 배경에는, 오디션이 더 이상 운에 기대는 도박이 아닌 치밀하게 설계된 'IP 비즈니스'라는 확신이 깔려 있다. 대중의 피로감보다 기업의 수익성이 우선시되는 냉혹한 엔터 시장에서, 오디션이라는 포맷은 앞으로도 옷을 갈아입으며 끈질기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청자가 리모컨을 돌리지 않는 한, 방송사와 기획사가 짜놓은 이 정교한 '오디션 경제학'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SM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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