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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협, 하이브·민희진 판결에 유감 “템퍼링 면죄부…K-팝 산업 붕괴 우려”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의 주주간계약 관련 1심 판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K-팝 산업 전반의 위축을 우려했다.


13일 연제협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사안은 단순한 당사자 간의 법적 공방을 넘어, 대한민국 연예 제작 현장이 수십 년간 지켜온 최소한의 질서와 원칙을 확인하는 사안"이라며, 지난 12일 내려진 1심 판결이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부장 남인수)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풋옵션 청구 소송과 하이브가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에서 모두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약 255억 원의 풋옵션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연제협은 "이번 판결이 현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불신을 조장할까 우려된다"며 "배신의 '실행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를 저버린 '방향성'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특히 "템퍼링을 획책했더라도 실행 전 발각되었다면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식의 위험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직격했다.

이어 연제협은 제작 현장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협회는 "아티스트 한 팀을 세우기 위해 수년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자본, 수많은 스태프의 헌신이 투입되는 공정에서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는 파트너 간의 '신뢰'"라며 "신뢰 관계가 명백히 파탄 났음에도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엔터 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투자가 위축될 경우 창의적인 인재와 신규 프로젝트가 먼저 타격을 입고, 결국 중소 제작사의 고사와 K-팝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연제협은 "템퍼링은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라 공동의 결과물을 찬탈하려는 파괴적 행위"라며 "항소심 등 향후 절차에서 사법부가 업계의 특수성과 제작 현장의 현실을 깊이 통찰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연제협은 "신뢰가 무너졌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경계가 제시되어야 제작자들이 다시 사람을 믿고 자본을 투여할 수 있다"며 "K-팝 생태계가 특정 개인의 일탈에 흔들리지 않고 강건한 '시스템'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건전한 계약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템퍼링 용인한 판결…K-팝 산업 위축, 제작현장 붕괴 우려"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는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 간 주주간계약 효력 및 해지와 관련한 2026년 2월 12일 1심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연제협은 본 사안이 단순한 특정 당사자 간의 법적 공방이 아니라 대한민국 연예 제작 현장이 수십 년간 지켜온 최소한의 질서와 원칙을 확인하는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제협은 그간 전속계약 해지 논란과 템퍼링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계약과 신뢰가 무너지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거듭 경고해 왔습니다.

본 협회는 이번 판결이 현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불신을 조장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배신의 '실행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를 저버린 '방향성' 그 자체입니다.

제작은 결과가 아닌 과정의 산물입니다. 아티스트 한 팀을 대중 앞에 세우기까지는 수년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자본, 그리고 수많은 스태프의 헌신적인 노동이 투입됩니다. 이 복잡한 공정에서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는 파트너 간의 '신뢰'입니다. 그 신뢰가 파탄 나는 순간 제작 현장은 붕괴됩니다. 팀은 분열되고, 제작진은 소진되며, 아티스트와 팬덤은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번 판결은 템퍼링을 획책했더라도 실행에 옮기지 않았거나 실행 전 발각되었다면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식의 위험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특히 연제협은 이번 판결이 '투자 계약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제작 현장에서 투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시스템과 인적 자원에 대한 장기적 신뢰의 선언입니다. 신뢰 관계가 명백히 파탄 났음에도 계약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투자자로 하여금 보수적인 판단을 강요하게 만들고, 이는 결국 엔터 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합니다.

투자가 마르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창의적인 인재들과 신규 프로젝트입니다. 중소 제작사는 고사하고 현장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며, K-팝이 세계 시장에서 쌓아온 다양성과 경쟁력은 감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은 결코 제작자를 위한 결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템퍼링은 시도 자체로 현장을 파괴합니다. 템퍼링은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라, 공동의 결과물을 찬탈하려는 행위이자 산업의 신뢰를 뿌리째 뽑는 파괴적 행위입니다.

연제협은 항소심 등 향후 절차에서 사법부가 업계의 특수성과 제작 현장의 현실을 깊이 통찰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성립하는 계속적 관계에서, 그 신뢰가 무너졌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경계가 제시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제작자들이 다시 사람을 믿고 자본을 투여하며, 다음 세대의 아티스트를 키워낼 수 있습니다.

연제협은 K-팝 생태계가 특정 개인의 일탈에 흔들리지 않고 강건한 '시스템'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건전한 계약 질서 확립과 제작 시스템 보호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2026년 2월 13일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iMBC연예 DB | 로고출처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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