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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이자 최고, '엑스러브'라는 장르 [인터뷰M]

엑스러브는 최초로 기록되어 최고로 기억될 아티스트다.


데뷔 1년 차 팀을 두고 '장르'라는 표현을 쓰는 건 과장에 가깝다. 레드오션이 된 K-팝 시장의 문턱은 높고 허투한 콘셉트는 쉽게 소비되고 빠르게 대체된다. 비슷한 음악, 비슷한 스타일, 비슷한 세계관이 복제되듯 쏟아지는 구조 안에서 살아남는 팀은 결국 대기업의 자본력이 판가름의 기준이 되고 마는 요즘이다. 엑스러브는 이를 비웃듯 기세 좋게 나타났다.

무려 젠더리스다. 성별부터 우습게 건너뛰어 한계를 부쉈고, 뇌절에 가까운 '여장남자' 콘셉트일 것이란 어리석은 짐작을 하는 이들의 콧대는 압도적 실력으로 눌러줬다. 젠더프리·젠더리스 콘셉트부터 보깅·덤블링·현대무용 퍼포먼스, 아트필름형 뮤직비디오까지. 그저 예술한다고? 그것도 아니다. Biii biii biii biii biii biii:-P(빕 빕 빕 빕) 절로 따라 흥얼거릴 대중성 역시 충만하다. 설명하려 들수록 복잡해지는데, 막상 보면 단순하다. 그냥 '엑스러브'라는 장르다.


◆ 사람에서 출발한 엑스러브

iMBC연예와 만난 엑스러브(X:LOVE)는 우무티를 중심으로 루이, 현, 하루까지 네 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젠더프리·젠더리스 감성을 전면에 내세운 퍼포먼스 기반 그룹으로, 직접 기획한 세계관과 예술적인 뮤직비디오, 무대 위 압도적인 표현력으로 빠르게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데뷔 이후 해외 투어와 글로벌 팬덤 확장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키웠다.

K팝 관련 영상 알고리즘은 이미 장악했고, 벌써부터 해외 투어를 돌고 있다. 최근 iMBC연예와 참여형 팬덤 앱 서비스 '아이돌챔프', '셀럽챔프'가 공동 집행한 2025년 한 해를 빛낸 'K-챔피언'을 가리는 '메가챔프어워즈(MEGA CHAMP AWARDS)' 'iMBC 핫스타(iMBC HOT STAR)'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수치로 인기를 증명하기도 한 그들이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우무티는 의외로 사소한 장면을 꺼냈다. 그는 "요즘 제 알고리즘에 저희 영상이 뜬다. 그게 아직도 되게 신기하다"며 웃으며 말했다. 데뷔 후 이동 대부분이 차량이다 보니 대중교통을 탈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다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먼저 알아봐 줬다고도 덧붙였다. "나름 얌전히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되더라. 그래도 그런 순간이 되게 뿌듯하다"고 전했다.


루이는 "얼마 전에 짧게 해외 투어를 다녀왔고, 이제 한 달 유럽 투어를 떠난다"며 "말이 안 통해도 무대 올라가면 바로 느껴진다. '아, 통하는구나'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함성이 다르다. 그걸 들으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힘주어 말했다.

엑스러브의 출발을 묻자 우무티는 긴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다른 팀들은 콘셉트가 먼저 정해져 있었고, 멤버가 거기에 맞춰 들어가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편하긴 한데, 저는 그게 잘 안 맞았다. 제가 하고 싶은 게 아니면 오래 못 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그는 돌아 나왔다. 그리고 직접 만들었다. "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생각 정리할 때 캐릭터를 먼저 그린다"며 "엑스러브도 그렇게 시작했다.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하고 그렸는데, 진짜 그런 친구들이 주변에 있더라"고 웃었다.

현은 "회사에서는 늘 '이 콘셉트 어때?'라는 식이었는데, 무티 형은 '너는 그냥 너로 해'라고 했다"며 "그 말이 제일 크게 와닿았다"고 밝혔다. 그래서 가장 먼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하루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걸 다 해도 되는 팀이라는 게 너무 멋있어 보였다"며 "이 형들이랑 같이하면 진짜 재밌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루이는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며 "그래서 그냥 '저도 할래요'라고 했다"고 웃었다.


◆ 젠더프리, 엑스러브 고유의 에티튜드

엑스러브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단어는 '젠더프리'다. 팀을 수식하는 기사 대부분이 이 표현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멤버들은 그 말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눈치였다. 콘셉트라기보다, 그냥 '원래 이렇게 살아온 사람들'에 가깝다는 반응이었다.

우무티는 "앞서가려고 만든 설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그냥 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잘생겼다'보다 '예쁘다'는 말을 들으면 더 기분이 좋았고, 네일아트나 메이크업도 자연스럽게 좋아했다"며 "그걸 하지 말라고 하면 저는 오래 못 했을 것 같다. 저답게 해야 오래 할 수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말은 전략이 아니라 생존에 가까웠다. 현 역시 비슷한 생각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일부러 세게 보이려고 하거나 튀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각자 원래 좋아하던 표현 방식이 그냥 무대 위로 올라간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하루도 "멋있다고 생각하는 걸 그대로 하는 팀이라 더 자연스럽다"고 거들었다.

그래서일까. 엑스러브의 무대는 분명 과감한데도 '연기'처럼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가 설정해 준 캐릭터를 수행하는 느낌이 아니라, 네 명이 각자의 취향과 태도를 그대로 들고 올라온 것에 가깝다. 콘셉트를 소화한다기보다, 그냥 살아낸다.

'기본기가 탄탄해서 설득되는 콘셉트'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우무티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실력이 있어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그냥 저희라서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는 가수고 퍼포먼스 팀이니까 해야 할 걸 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결국 엑스러브에게 젠더프리는 장르나 전략이 아니다. 이 팀이 무대를 대하는 태도에 가깝다. 그래서 그들의 퍼포먼스는 트렌드처럼 소비되지 않는다. 유행이 아니라, '엑스러브답다'는 말로 남는다.


◆ 엑스러브 입덕 가이드

엑스러브는 생각하는 강점이 또렷했고, 그 차이가 곧 팀 고유의 색이었다. 루이는 망설임 없이 '표현력'을 꼽았다. 그는 "헤어·메이크업이나 스타일 보는 재미도 있지만, 저희는 표정이랑 눈빛, 제스처 같은 디테일을 정말 많이 신경 쓴다"며 "무대를 크게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까이서 봐도 재밌는 팀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동작 하나를 '춤'이 아니라 '감정'으로 전달하려는 태도다. 실제로 엑스러브의 무대는 안무보다 표정이 먼저 기억된다. 그래서 한 번 보면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우무티는 팀을 '브랜드'에 빗댔다. 그는 "그룹을 만들 때부터 엑스러브만의 무드가 하나의 취향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오늘은 엑스러브 감성으로 입어볼까, 그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면 성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음악과 패션, 비주얼과 세계관을 따로 보지 않는 이유다. 엑스러브는 단순히 노래를 듣는 팀이 아니라 분위기를 소비하는 팀에 가깝다.

하루는 뮤직비디오를 강조했다. 그는 "저희 뮤비는 거의 영화처럼 찍는다"며 "그냥 보는 게 아니라 해석하면서 보게 되는 영상이라 팬분들이 분석을 많이 해주신다"고 전했다. 실제로 엑스러브의 영상은 상징과 스토리가 촘촘하게 얽혀 있어 한 편의 단편영화처럼 작동한다. 무대 밖에서도 팬들이 머물 수 있는 세계를 만든 셈이다.

현은 팀 전체를 한 단어로 정리했다. 그는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표현에 선을 안 긋는다. 멤버별 스타일이 다 다른데 그게 모이면 더 다채로워진다"며 "그래서 매번 다른 걸 보여줄 수 있는 팀"이라고 덧붙였다. 엑스러브는 한 지점이 아니라 여러 결에서 동시에 끌어당기는 팀이다. 누군가는 퍼포먼스에서, 누군가는 무드에서, 또 누군가는 서사에서 빠져든다. 입덕 경로가 다양한 팀일수록 오래 간다. 엑스러브가 그렇다.


◆ 테토남 엑스러브

자신의 삶을 대차게 영위하는 엑스러브의 태도, 배워볼 법하다.

이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콘셉트 실험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무대가 실제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팬 반응을 묻자, 우무티는 "연세가 조금 있으신 팬분이 편지를 주신 적이 있다"며 "그걸 읽고 대기실에서 혼자 울었다"고 말했다.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평생 '잘되는 사람'을 따라 하며 살았고, 남들 기준에 맞춰 살아오느라 정작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른 채 어른이 됐다는 고백. 그런데 엑스러브를 보고 처음으로 어릴 적 좋아했던 그림을 다시 꺼내 들었고, 옷도 다시 사보고, 메이크업도 해보고 싶어졌다는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문장. "나한테 늦지 않았다고 알려줘서 고맙다."

우무티는 "저희는 그냥 무대했을 뿐인데 누군가 인생이 바뀌었다고 하니까 그게 너무 크게 와닿았다"며 "그때 처음으로 '우리가 생각보다 큰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엑스러브가 말하는 자유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너 좋을 대로 해도 된다"는 작은 허락에 가깝다. 나이나 성별, 기준에 스스로 선을 긋지 말라는 메시지. 그래서 이 팀의 무대는 누군가에게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용기가 된다. 흥미로운 건 이 지점이다. 겉모습만 보면 이들은 흔히 말하는 '남자다움'의 문법에서 비껴나 있다. 누군가는 가볍게 '에겐남'이라 부르며 농담처럼 소비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이 팀이 보여주는 태도는 그 반대에 가깝다. 하고 싶은 걸 끝까지 밀어붙이고, 직접 만들고, 책임지고, 결국 현실로 만들어낸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다. 어쩌면 이런 기질이야말로 가장 단단한 의미의 '테토스러움', 진짜 남자다움에 더 가까운 건 아닐까.


◆ "이제 시작"... 그리고 다음 목표

데뷔 1주년, 첫 팬콘서트, 첫 트로피.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온 시간을 돌아보며 하루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1년이 짧으면서도 길었다"며 "아직 1년 차인데 이렇게 행복하면 앞으로는 얼마나 더 재밌을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 역시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걸 전부 열정으로 바꾸려고 한다"며 "매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솔직히 엑스러브 오래, 정말 오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목표는 분명했다. 멤버들은 "2026년에는 꼭 음악방송 1위를 해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고, "언젠가는 그래미 무대에도 서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꿈이라기보다 계획에 가까운 말투였다.

엑스러브는 아직 2년 차다. 그러나 이미 자기 색을 증명했고, 자기 언어를 만들었다. 최초로 등장한 팀은 많지만, 결국 기준으로 남는 팀은 드물다. 엑스러브는 지금, 그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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