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ENHYPEN)에게 뱀파이어는 더 이상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다. 이젠 엔하이프를 나타내고 있는 하나의 장르다.
엔하이픈(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뱀파이어'다. 오디션 프로그램 'I-LAND'부터 탄탄히 쌓아온 서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 '다크문'의 문을 열었고, 'BORDER' 'DIMENSION' 'MANIFESTO' 'BLOOD' 시리즈를 통해 성장통, 욕망, 정체성의 혼란, 금기 등 보편적인 청춘의 고민들을 본인들만의 독보적인 세계관 아래 새로이 풀어내며 글로벌 팬들의 덕질 욕망을 자극했다.
차근차근 쌓아온 서사의 힘은 'ROMANCE' 시리즈에서 제대로 발현됐다. 이번엔 '사랑'이라는 감정을 꺼내와 현실에 발을 붙이기 시작한 건데, 숨김없이 사랑을 노래하는 엔하이픈의 목소리가 엔진(팬덤명)의 마음을 제대로 흔들어놓으며 깊은 세계관 속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끔 했다. 이에 힘입어 엔하이픈은 미니 5집 'ORANGE BLOOD'에 이어 두 번째 더블 밀리언셀러 앨범을 품에 안았고, 미니 6집 'DESIRE : UNLEASH' 역시 200만 장이 넘게 팔리며 엔하이픈은 3연속 더블 밀리언셀러 달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미니 7집 'THE SIN : VANISH'는 엔하이픈이 새롭게 펼쳐내는 장이다. 죄악을 모티브로,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세계에서 사랑을 위해 금기를 깨고 도피하는 연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미니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내레이션을 포함해 무려 11곡이 수록됐다. 보다 탄탄한 서사를 구축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들이 느껴지는 구성이다.
엔하이픈은 노래뿐 아니라 관련 콘텐츠에도 엄청난 힘을 쏟았다 설명했다. 오죽하면 "칼을 갈았다"는 표현이 나왔을 정도. 희승은 "뮤직비디오는 물론, 티저와 관련 콘텐츠에도 많은 노력을 쏟았다"고 말했고, 제이크도 "프로모션 단계부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 예를 들어 'Big Girls Don’t Cry'에서는 브랜드와 협업해 의상을 커스텀으로 준비했고, 'Knife'는 BRTHR(브라더)라는 유명 감독님과 협업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우리도 몰랐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작업물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공감했다.
제이크는 'THE SIN : VANISH'의 트랙 구성에 대해서도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론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이어 듣길 추천한다.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연결돼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거다. 동시에 내레이션을 제외한 6곡의 분위기가 다 다르다. 팝과 R&B는 물론 힙합과 라틴 계열의 곡도 있다. 장르는 다르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스토리는 같다는 점에서 듣는 재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내레이션도 버릴 게 없다. 글로벌 팬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로도 제작됐으며, 특히 한국어 버전엔 대세 박정민이 내레이터로 참여해 시선을 끌었다. 성훈은 박정민을 내레이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했지만, 우리의 스토리를 쉽게 잘 표현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워낙 섬세한 표현력을 지닌 분이지 않냐. 아니나 다를까 너무 잘 소화해 주셔서 감사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2020년 데뷔 후 5년 넘게 뱀파이어로 살아온 데 이어, 다시 한번 세계관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펴낸 엔하이픈. 어느새 '뱀파이어' 키워드는 단순한 콘셉트를 넘어 엔하이픈을 대표하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한 상태다.
지난 5년간의 소회를 물으니 성훈은 "처음엔 콘셉추얼한 설정 자체가 많은 분들이 접하기에 어려움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도 어려웠다"라고 솔직하게 답하면서도, "하지만 뱀파이어 콘셉트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 앞으로의 숙제는 우리의 이야기를 더 쉽게 풀어내 더 많은 대중 분들과 즐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동화책을 읽어주듯 설명해나가다 보면 더 많은 분들이 우리의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신했다.
니키는 "초반엔 어려웠지만 이젠 우리만의 색이 됐다. 뱀파이어 콘셉트가 확고했기에 다른 팀들과 차별점이 생기지 않았을까, 그래서 사랑받지 않았을까 싶다. 남들이 보면 다소 제한된 콘셉트로 보일 수도 있지만, 뱀파이어 콘셉트 아래에서도 할 수 있는 도전이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즐겁고, 덕분에 엔진 분들도 함께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고, 제이는 "세상엔 다양한 목적의 음악이 있다. 슬플 때 듣고 싶은 음악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듣고 싶은 음악이 있다. 각자의 성격이 다 다르다 생각한다. 장르도 힙합, 록, R&B 다양하지 않냐. 한편으로는 한 음악을 중심으로 문화가 형성돼 하나의 장르를 완성하기도 한다. 우리 역시 팀으로서 차별화된 음악을 해나가며, 우리의 세계관을 즐겨주시는 팬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음악을 만들어가며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싶다. 우리의 음악을 대중분들께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는 게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목표라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빌보드 차트 진입, 3연속 더블 밀리언셀러, 음원 차트 1위 등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엔하이픈은 지난해에도 '마마 어워즈'에서 첫 대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스스로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축제 '코첼라' 첫 입성 역시 잊을 수 없는 성과다.
그러나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아직 이루고 싶은 목표가 수없이 많다고. 제이크는 "우선 'THE SIN : VANISH'가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란다. 올해가 붉은 말의 해인데, 말띠 멤버가 3명이나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라고 바랐으며, 니키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나의 목표는 쭉 빌보드 1위였다. 빌보드200 안에는 들어가 봤지만 1위는 못해봤는데, 앨범에 자신이 있는 만큼 이번엔 꼭 1위를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희승은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의전 팀장님께서 우리들을 불러다 2025년을 적으며 '대상'이라는 목표를 공유하신 적이 있는데, 실제로 대상 가수가 되지 않았냐. 엔하이픈의 큰 목표 중 하나를 이뤘다는 게 개인으로도 팀으로도 큰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상을 받은 것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작업물과 성과로, 더 높은 결과물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엔하이픈의 소망 중 하나는 이미 이뤄진 상태다. 23일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 'THE SIN : VANISH'는 발매 첫 일주일(집계기간 1월 16~22일) 동안 총 207만5,056장 판매됐다. 엔하이픈 통산 네 번째 '더블 밀리언셀러'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