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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왕과 사는 남자' 박지훈으로 완성된 장항준 커리어의 정점 ★★★

▶ 줄거리

"나는 이제 어디로 갑니까…" 계유정난이 조선을 뒤흔들고 어린 왕 이홍위는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길에 오른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 대감을 우리 광천골로 오게 해야지" 한편, 강원도 영월 산골 마을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는 먹고 살기 힘든 마을 사람들을 위해 청령포를 유배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촌장이 부푼 꿈으로 맞이한 이는 왕위에서 쫓겨난 이홍위였다. 유배지를 지키는 보수주인으로서 그의 모든 일상을 감시해야만 하는 촌장은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이홍위가 점점 신경 쓰이는데…


▶ 비포스크리닝
조선 6대 왕 단종, 이홍위. 12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어 17세에 생을 마감한 왕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을 주인공으로한 영화다.
비운의 주인공 단종으로 박지훈이 캐스팅되었다.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 마음 속에 "저장"의 제스추어로 기억되던 박지훈은 '약한영웅' 시리즈를 통해 어엿한 배우로 성장했고, 이제 첫 스크린 도전, 그것도 주인공으로 도전을 한다. '박지훈이 사극에?'라는 약간의 불안감을 잠재워 줄 파트너는 유해진이다. 사극일수록 역사책을 찢고 등장했다는 소리를 듣는 유해진이 유배지의 촌장을 연기하며 단종과의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유지태, 전미도, 김민 그리고 박지환, 이준혁, 안재홍까지 출연해 빈틈없는 연기의 배수진을 쳤다.
도대체 어떤 감독의 영화길래 배우들이 이렇게 쟁쟁한가 봤더니 '꿀팔자'로 유명한 장항준 감독이다. 역사속 비운의 왕을 소재로 한 이야기에 이런 쟁쟁한 배우들의 캐스팅이라는 '꿀' 조합이니 이 영화 기대하기에 이미 충분하다.


▶ 애프터스크리닝
장항준 감독 최고의 커리어다. 사실 '라이터를 켜라'부터 '기억의 밤' '리바운드'까지 코미디부터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만들어왔기에 사극에 도전하는 장항준 감독의 영화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장항준 감독에게 대중이 기대하는 게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입담만큼 재미있는 코미디려나? 하지만 '왕과 사는 남자'를 보면 장항준 감독에게 새삼 놀라게 된다.
역사에 있는 이야기이기에 결말을 알고 본다지만, 풍성한 영화적 상상력으로 역사책 행간의 사람과 사람 간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채움으로써 영화 속 인물들을 살아 있게 만들었다.
영화의 킥은 눈빛에 있다. 처연한 단종의 눈빛은 박지훈의 눈빛으로 569년 전 인물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단종을 바라보는 유해진의 눈빛이 관객과 민심을 대변하게 했다. 여기에 호랑이 눈 같은 매서움을 그려낸 유지태의 살벌한 눈빛이 더해지니, 극 중의 긴장감은 각 등장인물의 눈만 클로즈업해도 서사가 완성될 정도다.
박지훈의 연기는 특히나 기대 이상이다. 초반의 유약한 이미지를 끌고 가다 갑자기 "네 이놈"이라고 호령하는 장면에서는 "아, 저 사람 왕이었지! 왕 맞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기세를 순식간에 바꾼다.
작품의 웃음과 감동은 유해진이 하드캐리한다. 초반의 깔깔 포인트부터 후반의 눈물 버튼까지 유해진이 역사책을 찢고 나온 현실감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실제로 조선 시대로 돌아가 이 인물을 데리고 온 게 아닐까 싶은 유해진의 연기는 첫 장면, 활의 깃에 침을 바를 때부터 인상적이다.
배우들의 케미가 너무 좋아서 장항준 감독이 연출을 위해 따로 한 게 있을까 생각될 정도다.
명절에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좋을 영화라는 장점이 분명하지만, 중간중간 음악의 사용, 종잇장처럼 나풀거리는 호랑이 CG, 더 감동과 눈물을 뽑아냈어도 될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한 약간의 연출적 아쉬움도 있다.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 '왕과 사는 남자'는 2월 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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