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이돌아이'은 과연 제 2의 '선재 업고 튀어'가 될 수 있을까.
지니TV 새 오리지널 드라마 '아이돌아이'(극본 김다린·연출 이광영) 제작발표회가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광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수영, 김재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돌아이'는 팬심 만렙의 스타 변호사 맹세나(최수영)가 살인 용의자로 몰린 '최애' 아이돌 도라익(김재영)의 사건을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법정 로맨스.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의 이광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이돌'과 '덕후'는 이미 드라마신에서 익숙한 소재 중 하나다. 지난해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한 '선재 업고 튀어'를 중심으로 '너의 밤이 되어줄게' '사계의 봄' '아이돌: 더 쿠데타' 등의 작품이 안방극장을 찾았던 바다. 다만 타율은 낮았다. '선재 업고 튀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작품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겨우 유지하다 씁쓸한 이별을 고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덕후' 자체가 대중성이 낮은 마이너한 소재라는 점. 너무 어린 시청자들을 타겟으로 한 탓에 오글거리는 장면들이 남발하기도 했다.
이광영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유의하며 연출에 임했다고. 이 감독은 "처음 이 드라마를 맡았을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감정선을 만드는 것'이었다. 우선 내가 덕후가 아니기에, 나 먼저 세나의 감정선을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1회에 세나의 감정을 쌓아감에 있어 사람들이 세나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도록 했고, 세나가 11년 동안 덕질을 하며 모아온 소품들을 조명하며 세나의 역사를 디테일하게 보여주려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아이돌의 삶에 대한 조사도 많이 했다"면서 "아이돌로서의 모습은 물론 이면의 모습도 많이 찾아봤다. 예를 들어 라이브 방송을 하다 사생 팬들에게 전화가 오면 화를 내는 아이돌이 있지 않냐. 그런 사례들을 찾아보며 팬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힘들 수 있겠다, 아이돌을 떠나 사람이라면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감정을 드라마에도 녹여 내려 했다. 덕후가 아닌 일반인이 보더라도 '라익이는 이래서 힘들었겠구나', '세나는 이래서 라익이를 이해하게 됐구나'라는 감정이 생기도록 했다.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드라마라 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아이돌아이'의 신선한 점은 현실의 아이돌인 최수영이 덕후를, 배우인 김재영이 아이돌을 연기한다는 점. 최수영이 연기하는 맹세나는 남들이 기피하는 사건만 맡아 백전백승하는 '능력 만렙' 스타 변호사로, 화려한 타이틀의 뒷면엔 인기 밴드 '골드보이즈'의 11년 차 '찐' 덕후라는 반전 생활을 지니고 있다. 김재영은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된 '골드보이즈'의 보컬 도라익으로 활약한다. 팬심 홀리던 정상급 스타지만 화려함 뒤편에 어둠을 감추고 살던 그는 재앙처럼 닥친 살인 사건으로 다이내믹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광영 감독은 최수영과 김재영을 각각 맹세나 역과 도라익 역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우선 수영의 경우 미디어 속 모습만 봤을 땐 차갑고 도도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예능에 출연한 걸 보니 너무 웃기더라. 실제로도 많이 웃겼다. 맹세나가 온오프가 중요한 캐릭터인데, 거기에 잘 맞을 거라 생각했다. 재영도 마찬가지다. 장르물에서만 얼굴을 봐와서 진중할 줄 알았는데 너무 러블리했다. 애교도 많더라. 도라익은 감정을 누구보다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했는데, 그 부분에서 잘 맞을 거라 생각했다. 노래도 잘 해서 노래 부르는 신을 대역 없이 소화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김재영이 아이돌 연기를 소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매력 있는 직업이라 생각이 들었다.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신을 찍었는데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 좋았다. 지금은 좀 늦었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아이돌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답하며, "어려움은 많았지만 소녀시대의 수영 씨가 아이돌 선배라 여러 도움을 줬다. 카메라 좀 더 봐라, 웃어라, 숨 좀 쉬어라 이런 조언을 해줬다. 덕분에 그나마 잘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변호사 연기가 처음인 최수영은 "법률 용어를 외우는 게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변호하는 신이 주가 되는 드라마는 아니라 부담이 크진 않았다. 라익이와 함께하며 일어나는 사건들과 관계성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이기에 세나의 감정에만 집중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아이돌아이'의 '입덕'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우리 작품은 단짠단짠이있다. 라익과 세미의 케미를 지켜보다 보면 입꼬리가 올라가고 범인을 쫓다 보면 마음이 찡해진다. 지루하지 않게 재밌게 보실 수 있다"라고 귀띔했으며, 최수영은 "쌍방 구원 로맨스라는 점이 가장 많이 와닿았다. 사건이 크고 자극적이지만, 관계성이 깊게 들어감에 따라 삶과 관계와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로맨스 장인, 멜로 장인인 감독님으로 인해 잘 표현이 됐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좋은 멜로 한 편 보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영은 "도라익이 멋있게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르가 많이 들어간 드라마다. 처음엔 코믹적인 부분도 많고 어두운 내용도 있지만 휴먼드라마, 힐링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지켜보시면 따뜻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드실 것 같다"고 자신하며, "또 내가 내년에 마흔이 된다. 이제 아이돌 캐릭터는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런 의미로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