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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M] 잔혹한 현실 속 '김부장 이야기', 공감대를 건드리다 ★★★☆

잔혹하리만큼 현실적이고 치열하다.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의 공감대를 건드리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다.


JTBC 새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극본 김홍기·조현탁, 이하 '김부장 이야기')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김부장 이야기'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송희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으로도 연재된 바 있는 '김부장 이야기'는 모두의 공감대를 건드리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상상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꼰대미' 가득의 김 부장의 비주얼 역시 호평 일색이었다.

브라운관을 통해 실사화된 '김부장 이야기'도 이 결을 그대로 이어간다. 드라마 특성상 한정된 시간 안에 부여된 메시지를 시청자들에 임팩트 있게 전달해야 하기에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변경됐으나, 김부장의 비주얼과 잔혹한 현실이 주는 서늘한 분위기만큼은 제대로 담긴 것.

우선 스토리 면에선 원작의 팬들도 의아할 정도로 흐름이 꽤나 변경됐다. 원작의 김 부장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알려달라'는 상무의 숨겨진 바람과 함께 지방으로 좌천된 반면, 드라마 속 김 부장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와 경쟁에서 밀려난 동기의 사고, 또 회사 내 발생한 이슈 등과 얽히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아들의 창업 과정과 로맨스 흐름 역시 다소 바뀌었다.

자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고 현실에 다친 마음을 치유받는 힐링물에 가까웠던 원작과는 달리, 극 초반부 시청자들의 몰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함축하고 자극적인 요소를 더한 모양새. 원작과는 다른 전개 방식에 이른 우려의 목소리도 내뱉고 있지만, 원작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그림이고 '김부장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김 부장의 변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함께하고 있는 중이다.

압축된 스토리만큼 회사가 주는 잔혹함은 배가 됐다. 호시탐탐 경쟁자로 차기 임원 자리를 노리는 후배부터, 앞에선 챙겨주는 것 같지만 실제론 본인만 생각하고 있는 백 상무, 회사에 25년을 바친 직원을 하루아침에 지방으로 발령 보내는 인사팀까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대기업 직장인의 현실을 원작 이상으로 재현해내며 공감을 자아낸다.


'김부장 이야기'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류승룡의 존재감. 원작 속 김 부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그의 '꼰대력'에 절로 인상을 찌푸려지게 만든다. 고지식하고 구시대적이며, 직업에 귀천이 있다 생각하고 자신의 잘못은 쉽사리 인정하지 않는 김 부장을 제대로 소화한 것인데, 동시에 가족을 위해 오랜 시간 주변을 살피는 걸 잊어버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꼰대'가 됐을 우리네 아버지를 보는듯한 마음에 짠한 감정이 휘몰아치기도 한다.

이런 공감대를 건드리는 이야기와 감정 연기에 힘입어 '김부장 이야기'는 기분 좋게 첫 주를 시작하게 됐다. 1회는 전작 '백번의 추억'보다 다소 낮은 2.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했으나, 2회는 0.6%P 상승한 3.5%를 기록한 것. 변화하는 김 부장만큼 시청률 그래프 역시 변화를 맞을 지 시선이 모아진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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