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민이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서 연기한 '범모' 캐릭터와 촬영 뒷이야기를 직접 전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갑작스러운 해고를 당한 후, 가족과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성민은 만수의 잠재적 경쟁자이자 아날로그적 고집을 가진 인물 '범모'를 맡았다.
범모는 제지 회사에서 평생 근무해온 인물로, 타자기와 LP 음악만 고집하는 전형적인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재취업을 위해 애쓰지만 구직 생활이 길어지며 무기력과 술에 의지하게 되고, 아내의 사랑마저 잃어간다.
이성민은 이번 영화에서 짧지만 강렬했던 노출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을 놀래킨다. 그는 "부담은 됐지만 필요한 장면이었다. 원래 콘티보다 줄여서 오히려 수월했다. 원래는 노출 후 서서 돌아서서 욕실까지 걸어가는 씬이었는데 박찬욱 감독이 '선생님 그 뒤에는 빼시고 그냥 일어서는 걸로 끝낼게요' 하시더라. 한 테이크 만에 오케이 사인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이성민은 짧은 분량이었지만 자신의 대사들이 다 함축적이었다며 "범모가 아내에게 종이 이야기를 하다가 '어쩔 수가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지금 처한 상황도, 아무것도 못하는 것도 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모든 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단어의 장단음 발음, 특정 단어의 강조 등 대사 처리에 상당히 예민한 박찬욱 감독이었지만 이성민은 유일한 애드리브가 있었다고 하며 "제가 한 게 아니라 감독님이 제안한 거다. 아라(손예진)가 총을 들고 만수를 쫓아가는 장면에서 범모가 총을 달라는 손짓을 하면서 '나 해병대!'라는 말을 하는데 그 장면은 오프 사운드도 감독님이 넣자고 하신 부분"이라며 설명했다.
이 애드리브가 나왔던 장면은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음악이 크게 들리는 가운데 이병헌·염혜란과 함께 엄청난 몸싸움을 했던 일명 '고추잠자리' 씬이다. "3일 동안 촬영했는데, 염혜란 배우가 부상 중에도 집중해서 해냈다. 저는 옆에서 소리만 질렀지만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을 이병헌이 노련하게 이끌었다. 그래서 염혜란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집은 장인 거라서 못 팔고 짐은 허리가 아파서 못 나른다며 가만히 앉아서 말만 하는 범모였다. 대본에는 두 사람이 어찌할 바를 몰라 좌로 우로 뒹군다고 표현이 되어 있었고 특별한 디렉션을 주지 않으셨다. 다만 정확한 위치에서 뒹굴어야 카메라에 잡히니까 그런 것만 정했고 나머지는 정말 현장에서 벌어지는 것에 따라 갔다. 보통은 그런 상황에서 인물에게 클로즈업되기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는 인물의 괴로움을 보여주기 위해서 카메라가 멀어지더라. 역시 박찬욱 감독이구나 싶었다. 촬영하면서도 상상했던 그림이 그대로 결과물에 담겼다"며 그 장면을 통해 새삼스럽게 박찬욱 감독에게 감탄했음을 전했다.
아내 아라와 범모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해석도 덧붙였다. 그는 "극 중 범모는 아라가 바람 핀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 아라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걸 알고도 일부러 모른 척 연기했다. 아라가 산책을 가면서도 입으로 햇빛을 쌈싸먹는다는 등 이야기를 할 때 뚱한 표정을 짓는 장면은 '나 다 알고 있다'는 암시였다. 그런 범모 때문에 아라는 더 다정해 보이려고 조금 더 유난스럽게 수다를 떨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성민은 "박찬욱 감독과 함께하면서 느낀 건, 배우의 연기를 넘어 영화 전체가 인간성과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다는 점이다. 범모와 아라도 순수하게 사랑했지만 결국 둘의 사랑도 순수함을 잃게 된다. 범모 역시 종이에 집착하며 무너져 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갑작스러운 해고를 당한 후, 가족과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성민은 만수의 잠재적 경쟁자이자 아날로그적 고집을 가진 인물 '범모'를 맡았다.
범모는 제지 회사에서 평생 근무해온 인물로, 타자기와 LP 음악만 고집하는 전형적인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재취업을 위해 애쓰지만 구직 생활이 길어지며 무기력과 술에 의지하게 되고, 아내의 사랑마저 잃어간다.
이성민은 이번 영화에서 짧지만 강렬했던 노출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을 놀래킨다. 그는 "부담은 됐지만 필요한 장면이었다. 원래 콘티보다 줄여서 오히려 수월했다. 원래는 노출 후 서서 돌아서서 욕실까지 걸어가는 씬이었는데 박찬욱 감독이 '선생님 그 뒤에는 빼시고 그냥 일어서는 걸로 끝낼게요' 하시더라. 한 테이크 만에 오케이 사인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이성민은 짧은 분량이었지만 자신의 대사들이 다 함축적이었다며 "범모가 아내에게 종이 이야기를 하다가 '어쩔 수가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지금 처한 상황도, 아무것도 못하는 것도 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모든 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단어의 장단음 발음, 특정 단어의 강조 등 대사 처리에 상당히 예민한 박찬욱 감독이었지만 이성민은 유일한 애드리브가 있었다고 하며 "제가 한 게 아니라 감독님이 제안한 거다. 아라(손예진)가 총을 들고 만수를 쫓아가는 장면에서 범모가 총을 달라는 손짓을 하면서 '나 해병대!'라는 말을 하는데 그 장면은 오프 사운드도 감독님이 넣자고 하신 부분"이라며 설명했다.
이 애드리브가 나왔던 장면은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음악이 크게 들리는 가운데 이병헌·염혜란과 함께 엄청난 몸싸움을 했던 일명 '고추잠자리' 씬이다. "3일 동안 촬영했는데, 염혜란 배우가 부상 중에도 집중해서 해냈다. 저는 옆에서 소리만 질렀지만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을 이병헌이 노련하게 이끌었다. 그래서 염혜란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집은 장인 거라서 못 팔고 짐은 허리가 아파서 못 나른다며 가만히 앉아서 말만 하는 범모였다. 대본에는 두 사람이 어찌할 바를 몰라 좌로 우로 뒹군다고 표현이 되어 있었고 특별한 디렉션을 주지 않으셨다. 다만 정확한 위치에서 뒹굴어야 카메라에 잡히니까 그런 것만 정했고 나머지는 정말 현장에서 벌어지는 것에 따라 갔다. 보통은 그런 상황에서 인물에게 클로즈업되기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는 인물의 괴로움을 보여주기 위해서 카메라가 멀어지더라. 역시 박찬욱 감독이구나 싶었다. 촬영하면서도 상상했던 그림이 그대로 결과물에 담겼다"며 그 장면을 통해 새삼스럽게 박찬욱 감독에게 감탄했음을 전했다.
아내 아라와 범모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해석도 덧붙였다. 그는 "극 중 범모는 아라가 바람 핀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 아라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걸 알고도 일부러 모른 척 연기했다. 아라가 산책을 가면서도 입으로 햇빛을 쌈싸먹는다는 등 이야기를 할 때 뚱한 표정을 짓는 장면은 '나 다 알고 있다'는 암시였다. 그런 범모 때문에 아라는 더 다정해 보이려고 조금 더 유난스럽게 수다를 떨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성민은 "박찬욱 감독과 함께하면서 느낀 건, 배우의 연기를 넘어 영화 전체가 인간성과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다는 점이다. 범모와 아라도 순수하게 사랑했지만 결국 둘의 사랑도 순수함을 잃게 된다. 범모 역시 종이에 집착하며 무너져 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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