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th BIFF] 이병헌 "박찬욱 감독 첫인상 내 스타일 아니어서 작품 안 하겠다 예감"

19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에서는 제 3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액터스 하우스가 열렸다. 연기경력 35년차이면서 이번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단독 MC를 맡기도 했던 이병헌이 이날 액터스 하우스의 주인공이었다.


'한국영화의 퍼스트맨'이라는 수식어로 호명된 이병헌은 "'공동경비구역 JSA' 당시 공익 근무를 하고 있을때였다. 성남시 관리공단에서 소집해제 하기 직전에 이 대본을 받게 되었다. 그때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하겠다는 의사를 비추고, 소집해제 하자마자 촬영에 들어갔다. 박찬욱 감독과의 첫 만남은 90년대 중반에 제가 영화 2편을 말아먹고 3번째인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영화의 기술시사때였다. 영화를 한참 보고 있는데 조감독이 와서 밖에서 어떤 감독이 기다린다고 하더라. 어떤 분이 시나리오 봉투를 들고 서계시다가 건네며 "이병헌과 꼭 작품하고 싶으니 잘 봐달라"고 하시더라.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안 좋아해서 인상 안좋고 내 스타일 아니고 이분과 안하겠다는 예감이 있었는데 그게 박찬욱 감독이었다. 그게 첫 만남이었다. 그분의 세 번째 작품이 '공동경비구역 JSA'였다. 당시만 해도 신인감독이 한편만 흥행이 안되어도 더 이상 영화를 못할때였다. 저도 박찬욱 감독도 두 번째 작품을 하는건 기적같은 일이었다. 망한 감독과 망한 배우가 함께 해보자고 했던게 JSA."라며 박찬욱 감독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박찬욱 감독과의 또 다른 작품 '어쩔수가없다'로 곧 대중과 만날 이병헌은 "감독님과 작업하면 유난히 깨닫게 되는게 많다. 새롭게 배우는 것도 많다. 예를 들면 저에게 감독을 해보라고 권유하는 제작자나 감독이 많은데 그 중에 박찬욱 감독도 있었다. 감독님과 작업하는 동안에는 그런 마음이 싹 가신다. 얼마나 디테일하고 작업이 많은지 상상 이상의 일을 해내시더라. 저게 진짜 감독의 일이라면 나는 정말 못하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정확하게 할수 있었다. 너무 창의적이고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는데 단순히 웃음을 위한게 아니라 의미도 담긴 아이디어를 순간순간 말한다는 건 대단한 능력이다. 감독님의 아이디어는 여러가지가 다 들어있다. 대단한 분이라는 걸 매일 촬영장에 가서 매 순간 느꼈다."며 박찬욱 감독이 어떤 감독인지를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