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본다면, 구태여 핍진성에 천착하며 눈을 부릅뜨고 보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눈을 조금만 흐리게 뜨면, 끈적하게 달라붙은 현실 대신 사랑과 낭만으로 채워진 동화적 세계가 펼쳐지는 까닭이다.
이달 방송을 시작해 지난 어느덧 반환점 진입을 앞둔 tvN 주말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 웃음을 짓고 있다. 드라마 흥행의 척도인 시청률과 화제성 2개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
먼저 시청률 면에서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6.1%, 최고 7.2%를 기록(5회 기준)하며 매주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화제성 순위도 뒤처지지 않는다. 4월 3주차, 4월 4주차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2주 연속 1위를 거머쥐는가 하면, 오이영 역의 고윤정 그리고 구도원을 연기한 정준원이 출연자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2주 연속으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언슬전'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선 촬영 중 발생한 의료대란으로 인해 1년여 동안 편성이 밀렸다. 간신히 tvN 주말극 슬롯에 안착해 시청자들에 선보이게 됐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3월 전공의 임용 대상자는 총 1,672명으로 지난해 3월 임용 대상자(1만3천531명)의 12.4%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장기화된 의료대란 탓에, '언슬전'은 불가항력적으로 모든 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의료계, 특히 전공의를 바라보는 대중의 반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건 일부 '언슬전' 시청자들의 반응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체 이런 전공의가 어딨느냐', '현실 전공의는 병원에 없다'는 등의 비아냥이 댓글창에 넘실댔다. 실제 2025년 상반기 복귀를 희망하는 사직 레지던트 총 199명 중 '언슬전'의 배경인 산부인과는 단 1명에 그쳤다. 현실에도 1명뿐인 전공의들을 한 병원에 4명이나 등장시킨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반응이 뻔한 수식어가 아닌 까닭은 여기에 있다. tvN은 이전 편성작 '별들에게 물어봐'와 '감자연구소'가 방송 중 시청률 1%대를 기록하고 초라하게 종영하며 연이은 고배를 마셔야 했다. '눈물의 여왕'과 '선재 업고 튀어'로 대박을 낸 1년 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그럼에도 의료대란이라는 최대의 리스크가 내재된 '언슬전'을 다음 카드로 꺼낸 것은, 결과론적으로 슬기로운 선택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언슬전'은 첫방 이전에도 방송 관계자들 사이 "기대되는 드라마"라는 평이 더 많았던 작품이었다. '슬의생' 세계관 고유의 순한 서사, 비범한 인물상, 매력도 높은 관계성을 '언슬전'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기 교수님 급이었던 '슬의생' 99즈에서 라인업이 바뀐 '연기 새내기'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김사비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이들의 조별과제는 아직까지는 순항 중이다. 로맨스와 설렘을 담당하는 고윤정과 정준원을 비롯해 신선한 얼굴의 전공의 세 명이 펼치는 성장 서사가 제 빛을 발한다.
'슬의생'의 성공 공식이기도 했던 따스하고 뭉클한 환자들의 에피소드는, 전공의들의 성장 서사와 맞물려 각각 한 편의 동화를 만들어낸다. 한 움큼의 현실도 발붙일 틈 없는, 동화적 요소가 빽빽하게 들어찬 판타지가 바로 '언슬전'에 있다.
'언슬전'은 의학 용어가 인물들의 입과 해설 자막을 통해 끊임없이 나오고 의료 행위가 캐릭터를 추동하는 의학 드라마의 구색을 맞췄음에도 "한 직업군 이야기가 아닌 인물의 성장 서사에 포커싱 해달라"는 제작진의 당부는, 현실과 최대한 거리두기를 하려는 의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거리두기는 생각 이상의 유효타로 작용했다. 이는 (현실에 없는) 전공의끼리 사랑을 속삭이는 것에 "현실성 제로"를 따지며 자진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려는 시청자보단, 판타지와 현실을 분리하면서 드라마를 마음 편하게 소비하려는 시청자가 주류라는 것을 입증한 모양새다.
'언슬전'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
이달 방송을 시작해 지난 어느덧 반환점 진입을 앞둔 tvN 주말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 웃음을 짓고 있다. 드라마 흥행의 척도인 시청률과 화제성 2개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
먼저 시청률 면에서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6.1%, 최고 7.2%를 기록(5회 기준)하며 매주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화제성 순위도 뒤처지지 않는다. 4월 3주차, 4월 4주차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2주 연속 1위를 거머쥐는가 하면, 오이영 역의 고윤정 그리고 구도원을 연기한 정준원이 출연자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2주 연속으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언슬전'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선 촬영 중 발생한 의료대란으로 인해 1년여 동안 편성이 밀렸다. 간신히 tvN 주말극 슬롯에 안착해 시청자들에 선보이게 됐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3월 전공의 임용 대상자는 총 1,672명으로 지난해 3월 임용 대상자(1만3천531명)의 12.4%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장기화된 의료대란 탓에, '언슬전'은 불가항력적으로 모든 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의료계, 특히 전공의를 바라보는 대중의 반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건 일부 '언슬전' 시청자들의 반응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체 이런 전공의가 어딨느냐', '현실 전공의는 병원에 없다'는 등의 비아냥이 댓글창에 넘실댔다. 실제 2025년 상반기 복귀를 희망하는 사직 레지던트 총 199명 중 '언슬전'의 배경인 산부인과는 단 1명에 그쳤다. 현실에도 1명뿐인 전공의들을 한 병원에 4명이나 등장시킨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반응이 뻔한 수식어가 아닌 까닭은 여기에 있다. tvN은 이전 편성작 '별들에게 물어봐'와 '감자연구소'가 방송 중 시청률 1%대를 기록하고 초라하게 종영하며 연이은 고배를 마셔야 했다. '눈물의 여왕'과 '선재 업고 튀어'로 대박을 낸 1년 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그럼에도 의료대란이라는 최대의 리스크가 내재된 '언슬전'을 다음 카드로 꺼낸 것은, 결과론적으로 슬기로운 선택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언슬전'은 첫방 이전에도 방송 관계자들 사이 "기대되는 드라마"라는 평이 더 많았던 작품이었다. '슬의생' 세계관 고유의 순한 서사, 비범한 인물상, 매력도 높은 관계성을 '언슬전'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기 교수님 급이었던 '슬의생' 99즈에서 라인업이 바뀐 '연기 새내기'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김사비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이들의 조별과제는 아직까지는 순항 중이다. 로맨스와 설렘을 담당하는 고윤정과 정준원을 비롯해 신선한 얼굴의 전공의 세 명이 펼치는 성장 서사가 제 빛을 발한다.
'슬의생'의 성공 공식이기도 했던 따스하고 뭉클한 환자들의 에피소드는, 전공의들의 성장 서사와 맞물려 각각 한 편의 동화를 만들어낸다. 한 움큼의 현실도 발붙일 틈 없는, 동화적 요소가 빽빽하게 들어찬 판타지가 바로 '언슬전'에 있다.
'언슬전'은 의학 용어가 인물들의 입과 해설 자막을 통해 끊임없이 나오고 의료 행위가 캐릭터를 추동하는 의학 드라마의 구색을 맞췄음에도 "한 직업군 이야기가 아닌 인물의 성장 서사에 포커싱 해달라"는 제작진의 당부는, 현실과 최대한 거리두기를 하려는 의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거리두기는 생각 이상의 유효타로 작용했다. 이는 (현실에 없는) 전공의끼리 사랑을 속삭이는 것에 "현실성 제로"를 따지며 자진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려는 시청자보단, 판타지와 현실을 분리하면서 드라마를 마음 편하게 소비하려는 시청자가 주류라는 것을 입증한 모양새다.
'언슬전'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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