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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 "유아인 후보 선정, 감독들 무의식이 모인 결과" [영화人]

영화 '파과'로 돌아온 민규동 감독이 자신이 조직위원장으로 있는 한국영화감독조합(DGK) '디렉터스컷 어워즈'의 수상 후보에 유아인이 오른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파과' 인터뷰 자리에서 민 감독은 디렉터스컷 어워즈 운영과 유아인 후보 선정 논란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DGK 정·준회원 감독들의 투표로 후보를 정하는 시상식이다. 영화제가 아닌 만큼 개봉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작품이 후보 대상이며, 한 명당 한 표씩 투표하는 구조다. 올해 제23회를 맞이한 시상식에서는 영화 '승부'로 유아인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이와 함께 이병헌, 로버트 패틴슨, 최민식, 윤주상 등의 이름도 함께 거론되며 다양한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유아인은 마약 투약 혐의로 법적 처벌을 받았고, 사회적으로도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수상 후보로의 이름 등재는 온라인상에서 치열한 찬반 논쟁을 불러왔다.

이에 대해 민규동 감독은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1인 1투표로 후보가 선정된다. 개봉한 영화는 모두 후보가 될 수 있다"며 "최근 개봉작에 영향받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조작이 불가능한 구조이기에 투표 결과 그대로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실 우리 시상식을 운영하는 감독들도 이 결과에 놀랐다. 특이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 역시 각 감독들의 무의식이 반영된 집합적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패틴슨의 후보 지명과 관련해 위트로 받아들이는 시선에 대해 묻자, 민 감독은 "한국 배우도 칭찬할 만한 분들이 많은데도 그를 후보로 올린 건 어떤 유쾌한 위트나, 새로운 시선일 수 있다고 본다"며 "유아인의 경우도, 고(故) 이선균 배우를 안타깝게 떠나보낸 여운이 남아 다른 기회를 주고 싶은 감독들의 감정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감독 조합에는 단편부터 독립영화, 블록버스터까지 다양한 감독들이 있다. 이 결과가 어떤 대표적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이 반영된, 하나의 상징적 현상이라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전설적인 킬러 조각(이혜영)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인 후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베이징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 개봉은 4월 30일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NEW, 수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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