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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봉준호라 가능한 이야기와 메시지,봉장르 콤비네이션 '미키 17' ★★★☆

▶ 줄거리

친구 ‘티모’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지고 못 갚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미키’. 기술이 없는 그는, 정치인 ‘마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4년의 항해와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한 뒤에도 늘 ‘미키’를 지켜준 여자친구 ‘나샤’. 그와 함께,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과 출력의 사이클에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미키 17’이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 비포스크리닝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의 『미키 7』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플랜 B의 디디 가드너와 제레미 클라이너, 봉준호 감독의 제작사 오프스크린 그리고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의 최두호 프로듀서가 제작하는 '미키 17'은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과 마크 러팔로 등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더 배트맨'과 '라이트하우스'로 대표되듯, 블록버스터의 히어로와 예술 영화의 주인공을 오갔던 로버트 패틴슨이 모자라 보일 정도로 착한 ‘미키 17’로 기존 이미지를 떠올릴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눈빛부터 저돌적인 '미키 18'까지 연기하며 1인 2역을 기대하게 했다.
용감하고 유능한 요원이자, ‘미키’의 여자친구 ‘나샤’는 '레이디 맥베스', 휘트니 휴스턴 전기 영화인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섬바디' 등에 출연하고, '빌어먹을 세상 따위' 시즌2로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나오미 애키가 연기한다. 추종자들을 거느린 얼음 행성 개척단의 사령관인 ‘케네스 마셜’ 역의 마크 러팔로와 그의 아내인 ‘일파 마셜’ 역의 토니 콜렛은, 종교 지도자 같은 선동의 광기와 허세를 오가며 긴장감과 예상외의 웃음을 드리운다. 그리고, '옥자'로 봉준호 감독과 처음 함께한 이후, '미나리'를 거쳐 '성난 사람들'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프라임타임 에미상®, 미국배우조합상의 남우주연상을 석권한 스티븐 연은 죽기 직전의 ‘미키’에게 “죽는 건 어떤 느낌이야?”로, 친근하게 잔인한 질문을 건네는 친구 ‘티모’를 연기한다.
국내 개봉 전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공개되며 외신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는데 '봉준호 자체가 장르' '다채로운 사회 비평'이라는 평이 많았다.


▶ 애프터스크리닝
심오하다. 웃프기도 하다. '설국열차'를 통해 이미 봉준호표 밀폐 SF를 겪어보긴 했지만 이번의 '미키17'은 한층 더 경괘하고 짓궂어졌다.
봉테일이라 불릴 정도로 영화의 장면과 요소마다 의미를 담은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에는 너무 많은 의미와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쿠키영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난 뒤에도 쉽게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인간은 '프린트' 하게 되는 상황이 왔고, 그 상황에서도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업을 설정, 실험용 쥐가 아닌 사람이 된다는 설정.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 우주에 식민지를 만들러 떠나는 인간들이지만 그 속에서도 계급은 나뉘고 기댈 곳 없는 인간들은 허망한 종교에 목숨을 내건다. '미키17' 속 세계관은 그야 말로 미래가 없는 절박한 상황인데도 이들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아간다.
이야기 자체만 보면 정말 대단한 전개다. 원작 소설을 보지 못해 얼마나 원작의 세계관이 기본이 된 건지 모르겠지만 미키17만 가지고 풀어낸 미래 세상의 설정도 대단했는데 미키18과 조우한 이후의 전개는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그저 '이번 생은 망했다'라고 밖에 할 수 없던 세상을 2명의 미키가 사정없이 헤집으며 결국은 새로운 세상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는 봉준호 감독 영화 최초로 위대한 러브스토리가 있었다.
처음에는 쓰리썸이 연출되는 듯 보여 이 영화의 관람 등급이 청불이었던가 조마조마 했지만 이런 쫄리는 순간 조차 영화를 보는 재미가 될 정도로 영화를 모든 순간이 다 흥미롭다.
로버트 패틴슨의 1인 18역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배우가 아니고 영어 연기여서 목소리톤이나 연기의 세밀한 차이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게 너무 안타까울 정도였다. 스티븐 연의 깐죽거림과 마크 러팔로의 역대급 재수없음은 봉준호가 아니면 우리가 어떤 영화에서 볼 수 있을까 싶다.
음악이 너무 좋아서, 그리고 거대한 공벌레의 비주얼을 역동적으로 느끼려면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작품이다.
러닝타임은 좀 길다. 137분. SF장르로의 진입장벽은 좀 있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미키17'은 2월 28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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