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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2' 양동근 "우는 연기에 트라우마 있어, 작품 고사할까 고민할 정도" [인터뷰M]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상습적인 도박으로 목끝까지 빚에 잠겨있다가 빚을 갚기 위해 참여한 게임에서 엄마도 참여했음을 알게되는 아들 '용식'을 연기한 양동근을 만났다.


어떤 과정으로 캐스팅이 되었냐는 질문에 양동근은 "회사에서 연락받기로 '지금 얘기가 오가고 있다. 그런데 확실한 게 아니니 가만히 있어보자'는 이야기부터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입을 조심해야 하는구나를 알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캐스팅이 확정되었는데 또 공식 보도자료가 나가기 전에 오픈되면 안 된다며 또 기다려야 했다. 가족들에게도 이야기를 못했다. 10년 넘게 살았지만 아내가 어디 가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몰라서 아내에게도 이야기를 못했다. 아내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이 프로젝트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 했다."며 무수한 비밀과 엠바고를 겪어야 했던 과정을 이야기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거절했다는 이유에 대해 그는 "처음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야~' 이랬는데 막상 제가 할 역할을 보니 괴롭기 시작했다. 평생 배우로서 아역시절부터 우는 장면의 감정 연기가 너무 힘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갑자기 눈물을 흘려야 하는 상황에 트라우마가 있었다. 대본을 보는데 우는 장면이 있더라. 그래서 괴로웠다. 45살이 넘어가고 인생과 일을 즐겁게 하고 싶은데 이렇게 감정을 불러오는 작업은 마주하고 싶지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이니까 일단 하기는 했는데 정말 고민되었다"며 우는 장면 때문에 이 작품을 고사할 뻔했다는 사연을 이야기했다.

우는 연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이런 글로벌한 초대형 작품을 고사할 정도로 큰 건가 싶었다. 물론 '트라우마'는 개인별로 크기와 깊이가 다른 것이기에 본인이 아닌 이상 쉽사리 판단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양동근은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하루 이틀 준비한 게 아니다. 작품을 시청자가 보는 순서대로 촬영도 진행했는데 그 장면이 언제 나올지를 배우는 알고 있으니까 미리부터 감정을 준비해야 했다. 정말 긴 시간 동안 혼자서 몸살을 앓았다."라고 이야기하며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안 나와서 감독의 디렉션이 있겠지 생각하고 현장에 갔다. 평소에 엄마 생각을 거의 안 하는데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회전목마 세트에서 엄마에 대한 기억을 쥐어 짜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내가 어릴 때 만든 노래 '파더'가 떠올랐다. 부모님에 대한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를 가서로 썼는데 그 노래가 갑자기 머릿속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꿈의 동산에서 널 키워주고 싶었어'라는 가사가 회전목마 세트와 어울리며 그 노래와 가사 때문에 겨우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이번 연기의 비결을 드라마틱하게 밝혔다.

양동근은 해당 촬영 현장의 분위기도 전했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모든 배우들이 쫙 서서 나를 지켜본다. 커트로는 많이 안 나왔지만 내가 엄마를 안는 모습을 모두 보고 있고 그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표정과 리액션을 하나하나 다 땄었다. 저를 바라보는 리액션이어서 한 사람씩 촬영을 할 때마다 계속 그 감정을 유지하며 연기해야 했다. 그런 도중에 저 배우들이 내 연기를 어떻게 볼까라는 수 만 가지 생각이 들더라. 굉장히 오래 촬영했는데 완성본에서는 굉장히 짧게 나오더라. 배우들의 리액션도 한두 사람 짧은 컷만 나오고 지나가버렸다. 걱정했던 거보다는 연기를 잘했는데 몸살을 앓은 만큼 잘 나온 것 같기도 하다"며 연기라는 게 시청자들이 보는 것보다는 상당히 어려운 것이구나를 알게 했다.


'오징어 게임'의 시즌1을 안 봤다는 양동근이다. "애들이 어리고 집에 있으면 뭐든 같이 보게 돼서, 잔인하다는 말도 있어서 안 봤다. 그때도 호불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오징어 게임'이 온갖 상을 휩쓸 때는 약간 배도 아프더라. 하지만 그렇게 상을 받아도 안 봤다. 직업적으로 어떤 작품을 보건 연기적으로 분석을 하며 보기 때문에 작품을 잘 즐기지도 못하는 편인데 캐스팅되고 나서는 감독님이 어떤 식으로 메시징을 하는지 파악하려고 봤다"며 오래오래 버티다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시점이 되어 봤다는 말을 해 웃음을 안겼다.

뒤늦게 본 '오징어 게임'은 왜 글로벌 대박이 났는지 단박에 알겠더라고. "그 많은 전 세계 팬을 어떻게 이해시킨 걸까라는 시각에서 보니까 한 번에 와닿더라. 시즌2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양동근은 "1편보다 나은 2편이 없다는 통념 때문에 시즌2가 잘 될까 궁금해지더라. 그런데 이건 제가 할 걱정이 아니었다. 저는 저에게 주어진 걸 열심히 해야 했기에 촬영을 시작하고는 시즌1의 성공이 부담이 되었는지 생각할 겨를 없이 연기하는데만 급했다."며 성공한 시리즈의 후속 편에 대한 부담보다 기본적인 연기에 대한 부담과 고민에만 몰두했다는 말을 했다.

양동근은 "대본도 제가 출연하는 것 까지만의 대사를 주고 나머지는 안 보여준다. 그래서 전체적인 내용은 나도 모른다. 그러니 딱 내가 할 것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전체를 보고 전체가 이러니 나는 이렇게 해야지라는 준비과정도 있는데 '오징어 게임'은 그런 게 아니라 딱 이것만 하라고 주니까 내게 주어진 것만 깊게 파게 되었다. 시즌3가 어떻게 나올지 저도 궁금하다"며 '오징어 게임'의 제작 스타일을 이야기했다.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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