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페이스' 송승헌 "베드신? 어떤 연기건 항상 부족해. 다음엔 더 열심히!" [인터뷰M]

영화 '히든페이스'로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송승헌을 만났다. '인간중독'을 함께 했던 김대우 감독의 10년 만의 작품인 '히든페이스'에서 송승헌은 하루아침에 약혼녀 '수연'을 잃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진'으로 분해, 영상 편지만 남기고 갑자기 사라진 약혼자로 인해 혼란스럽지만 '수연'을 대신해 합류한 첼리스트 '미주'에게 본능적인 끌림을 느끼는 인물을 연기했다.


'인간중독' 때도 유부남인데 부하의 아내를 사랑하는 역할을 했던 송승헌은 "이번에도 약혼자의 후배와 바람을 피우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싫어하는 유형의 인물이었다. 감독님과 촬영하면서 '너무 별로다'라는 말을 여러 번 했었다. 누구나 욕심이 있겠지만 성진이라는 인물은 의뭉스럽더라. 욕망이 있으면서도 대놓고 그렇지 않은 척을 한다. 영화 속에서 미주의 집에 찾아가는 것도 너무 속이 보이는 행동이었다. 콤플렉스도 너무 많고 욕심도 너무 많은 인물"이라며 '히든페이스'에서 연기한 캐릭터의 성향을 이야기했다.

공교롭게 '인간중독'때도 '히든페이스'에서도 와이프, 약혼자를 연기한 조여정에 대해 그는 "워낙 베테랑이고 상대방을 든든하게 해주는 배우다. 이번에 같이 연기하면서 '우리 맨날 이런 역할로 만나 미안하다. 다음에는 정상적인 역할로 만나자'는 이야기도 했었다."며 연기할 때 둘도 없이 훌륭한 파트너라는 칭찬을 했다.

그러며 "이 영화의 매력은 관음적인 포인트다. 이성의 일탈을 보는 것도 관객 입장에서는 충격적이겠지만 일탈을 들킨 이후의 이야기가 더 파격적이다. 상황 자체가 파격이어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너무 매력적이라 느꼈다."며 불륜, 일탈, 베드신 보다 더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스토리가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임을 강조했다.

물론 영화를 본 입장에서 송승헌의 이야기는 완전 공감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청소년관람불가등급' '배드신' 자체가 영화를 보기 전인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요소이기는 할 것.

송승헌은 10년 만에 또다시 베드신을 선보인 것에 대해 "처음에 감독님이 '성진이는 노출 안 해도 된다'라고 했었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말을 안 하시더라. 꼭 있어야 하는 장면이기도 해서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감독님은 '성진이 지휘자니까 몸이 너무 좋으면 안 된다'라고 하시더라. 준비할 시간을 주고 운동하면서 멋진 몸을 만들라고 하면 충분히 자신도 있었고 쉬운 일이었을 텐데 그게 아니라 몸이 좋지 않아야 한다고 하시더라. 슬림한데 좋아야 한다는 주문을 하셔서 어려웠다. 운동을 하지 않고 다이어트를 심하게 해야 했다. 2~3주 동안 견과류와 물을 주로 먹고 다이어트를 했다."며 노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잘 못 먹으니까 그 기간 동안 예민해지더라. 배고프니까 빨리 끝내달라고 했었다."며 다이어트 기간 중의 비하인드를 밝혀 웃음을 안겼다.

베드씬 촬영 당시의 상황도 궁금했다. 영화 속에서 베드씬은 두 가지 관점으로 보인다. 송승헌과 박지현의 불륜하는 장면과, 이 둘의 불륜을 밀실에서 바라보는 조여정의 장면도 있었던 것.


송승헌은 "둘만의 정사가 아니어서 더 부담도 있었고 시선도 여러 군데여서 일반적인 촬영에 비해서는 어려웠다. 베드씬의 경우 배우들에게 맡긴다는 감독도 있던데 김대우 감독은 조감독과 둘이서 직접 리허설을 하면서 배우들에게는 여기서는 이런 동작으로 여기까지만 하라고 정확하게 요청을 하셨다. 딱 이 자세, 여기까지만 필요하다고 하셔서 더 믿음직스럽고 일하기가 편했다. 처음에는 카메라, 조명 스태프 등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어떻게 연기하지 싶다가도 막상 연기를 하면 주변이 그렇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감독님이 정해진 디렉팅 안에서의 움직임만 요구하시니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김대우 감독의 현장 컨트롤 방법을 알렸다.

그러며 함께 베드신을 연기한 박지현에 대해서도 "노출 연기를 할 때 여성 연기자가 더 부담될 줄 알았는데 '인간중독'때 임지연처럼 박지현도 전혀 긴장을 안 하더라. 현장에서 샤이하고 소심하고 말도 없는 스타일이었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엄청나게 에너지를 뿜어내는 배우였다. 박지현에게 임지연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대단하게 느껴지는 배우다."라며 칭찬을 했다.

'인간중독'에 이어 10년만에 '히든페이스'로 또 다시 베드신을 선보이는 송승헌에게 그때에 비해 지금의 연기는 몇 점 정도 나아진 것 같냐고 물으니 껄껄 웃으며 "몇점이라고 기사 쓰려는 거죠? 에이 말 안해"라고 답했다. 그러며 "항상 부족하다. 다음은 더 열심히!"라며 웃어 넘겼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혀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밀실 스릴러로 11월 2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