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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금쪽이 '정년이', 종영 2회 남았는데 언제 정신차리나

tvN '정년이'가 연일 종영을 앞두고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을 휩쓸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연출 정지인/극본 최효비/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 '여성국극'이라는 희소가치 높은 소재를 다룬 '정년이'는 예인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배우들의 혼신의 열연, 아름답고 서정적인 연출, 흥미진진한 서사와 매혹적인 국극 무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드라마 화제성 5주 연속 1위, 김태리-정은채-신예은, 출연자 화제성 1~3위 석권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잘생긴 남자 주인공 하나 없이 여배우들로만, '여성국극'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며 이런 성과를 낸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매 방송 이후 '추월만정' '춘향전' '자명고' '바보와 공주' 등의 국극 장면이 화제가 되며 TV를 통해 1950년대의 국극을 다시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한 미술, 음악, 배우들의 노력, 무대 연출을 포함한 극의 연출까지. 정말 화제가 될만한 비주얼이다.

문옥경을 연기해 기존의 이미지를 싹 지우고 '국극의 왕자님'으로 떠오른 정은채, 아이돌의 이미지를 갈아 엎고 상대 배우의 연기를 띄워주는 훌륭한 연기자로 눈도장 찍은 오마이걸의 승희, 볼때마다 립싱크인지 진짜인지 감탄하게 하는 신예은과 우다비 등 '정년이'는 반짝이는 여배우들을 대거 쏟아낸 공도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주인공 '정년이'다. '정년이'를 연기한 김태리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매 번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고, 그 결과로 고난에 처하는 정년이다. 잠시 반성하는 듯 하지만 이내 새로운 말썽거리를 찾아내 매 회차마다 '이번에는 무슨 짓을 하려나' 걱정을 끼치는 캐릭터다. '자업자득'이지만 그로 인한 고난을 혼자서 헤쳐나가지는 못한다. 항상 주변에서 도와줘야 하고, 자기가 잘못한 것임에도 바득바득 악을 쓰며 '내 목소리 돌려달라'며 가까운 이들의 마음에 상처만 준다. 떡목 된다고 주변에서 말릴때는 귓등으로 듣지도 않고, 떡목이 되고 나서는 자기관리 못한 자신을 탓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걸까.

역경을 헤쳐나가는 주인공의 서사에 순수하게 응원하게 만들면 좋으련만, 그런 서사라 하기에 정년이는 너무나 '금쪽이'다. 오히려 극중 허영서의 캐릭터야 말로 남탓하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여주인공의 서사에 가깝다 하겠다.

주인공 캐릭터가 조금만 덜 '금쪽이'었어도 드라마의 호평은 더 크게 있었을텐데, 배우들의 연기, 설정, 미술, 연출을 떠나 캐릭터 때문에 '중도탈락'을 선언하는 사례가 꽤 있다.

이제 '정년이'는 종영까지 2회가 남아있다. 한번의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한 어머니(문소리 분)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아 최고의 국극배우로 재탄생 할 것 같은 결말이 예상되지만 마지막까지 이기적이고 고집불통의 '금쪽이' 행보를 보일지, 주변을 둘러보고 도움 준 이들을 챙기는 성장캐로 발돋움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오는 16일(토) 밤 9시 20분에 11화가 방송되며, 17일(일)에 대망의 최종화가 방송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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