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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 박정민 "놀부상이라 양반이 어울린다는 말 인상적" [인터뷰M]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를 연기한 박정민을 만났다. 종려는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외아들이지만 무예 연습 때마다 실수를 연발하고, 함께 무예를 연습하며 자란 천영에게 우정을 품는다.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대신해 급제에 나서 준 천영을 면천하고자 아버지를 설득하지만 실패하고, 천영의 증오를 사고 만다. 선조의 최측근 무관으로 선조와 함께 피난을 가던 중 천영이 집을 탈출하면서 자신의 일가족을 모두 살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배신감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뒤에선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잘 봤다는 말을 만이 해주더라. 특히 이동휘는 영화가 너무 좋다고 뒤풀이까지 왔더라. 도대체 영화가 얼마나 좋길래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다."는 재치 있는 발언으로 영화 흥행에 대한 소감을 밝힌 박정민은 "정말 오래 기다린 작품이다. 강동원이 하겠다고 해서 그럼 저는 계속 기다리겠다며 캐스팅의 완성을 기다렸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처음부터 있었음을 은근히 알렸다.

데뷔 이후 첫 사극이었다. 박정민은 "보는 분들이 괜찮을까 우려되더라. 한복 입고 수염 붙이고 갓 쓰면 되지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갓을 쓰면 눈을 그려서 앵글 잡기가 힘들더라. 고개를 숙이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앞에서 찍으면 눈이 안 보이니 옆에서 찍어달라는 상의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첫 사극에서 어떤 부분이 당황스러웠는지를 이야기했다.

사극에다 액션까지 더해지니 나름대로 힘이 들었는지 박정민은 "계산할 게 많은 대본이었는데 피분장도 해야 해서 밥을 못 먹었다. 촬영할 때 너무 힘들어서 앞으로 5년 간은 사극을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할 것"이라며 변덕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스토리부터 캐릭터, 미장센까지 어느 것 하나 아쉬운 게 없는 '전, 란'이었다. 박정민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에는 우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메시지가 확실한 대본을 좋아하는데 내가 딱 좋아하는 대본이었고 역사에 기대 현재의 이야기를 하는 거 같아서 좋았다. 수락하고 말고 할 게 없이 박찬욱 감독님이 하자고 하시니까 했다. 대본이 너무 좋아서 넙죽한다고 했다."며 시나리오의 첫인상을 밝혔다.

작품 속에서 박정민은 양반을 연기했다. 영화를 홍보하면서 박정민은 "내가 양반이고 강동원이 노비"라는 강조를 수 차례 해 왔다. 그는 "그게 재미있는 그림이라 생각했다. 어떤 댓글에서 나보고 놀부상이라고 하면서 그렇다면 양반을 하는 게 맞다고 했더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웃음을 안겼다.

함께 호흡을 맞춘 강동원에 대해 "멋있다. 남자답고 생각보다 섬세하고 잘 챙겨준다. 먹을 걸 싸 오면 제 것도 같이 싸 오더라. 막역하게 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가끔 뭘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해줘서 흠모하는 감정이 있었다."라며 유머러스하게 이야기 한 박정민은 "대본을 보면서는 강동원이 연기한 캐릭터와 우정이 짙은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촬영을 하면서는 이 둘의 우정이 각별하다는 느낌이 들더라."며 우정을 넘어선 애정이 드러난 강동원과의 케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에 잡혀와서 무릎을 꿇고 있다가 제가 강동원의 얼굴을 잡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장면에서 얼굴을 잡는데 약간 '어? 이상한데?'라는 생각을 순간 했다. 어쩌면 사람들이 조금 과해석을 할 수 있는 장면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건 좀 선을 넘는 거 같다 싶으면 조금 선을 줄여가며 강동원과 연기했다."며 오히려 즐기며 연기했음을 알렸다.

둘도 없는 죽마고우였으나 이 둘은 한순간에 원수지간이 되었다. 박정민은 "천영이가 자기 가족을 죽였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찬영이 저주를 퍼붓고, 나는 또 찬영의 손에 표식을 직접 남기기도 한다. 서로 순간적으로 너무 감정이 올라서 그렇게 했겠지만 백성이 왕에게 돌을 던지고 있으니까 순식간에 천영이가 내 가족을 죽였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강동원이 연기한 천영과의 관계가 일순간에 틀어지는 것에 대해 납득이 되더라는 말을 했다.


그러며 자신이 연기한 종려에 대해 "몸에 밴 양반의식이 있을 것. 천영이라는 사람의 기개와 기품에 반하고 마음을 줬다고는 하나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던 양반의식을 다 벗어버리는 인물은 아니라 생각했다. 무의식으로 아마 마음을 주는 게 호의를 베푸는 거라 생각했을 것."이라며 인물의 심리를 분석했다.

그렇게 7년간 피 끓는 오해를 하다 마주친 두 사람. 엔딩에 대해 박정민은 "대본 리딩을 하면서는 잘 모르겠더라. 죽이겠다고 덤비다가 말 한마디에 이렇게 되나 싶어서 다시 생각해 달라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었다. 그런데 내가 감독님만큼 감정이입을 못했던 것 같다. 둘이 싸우는 걸 맨 마지막에 찍었는데 천영의 말을 듣는데 이상한 슬픈 마음이 들더라. 천영의 이야기를 듣고 넉시 나가있는 종려는 대본에 없었다. 그날 촬영하면서 나온 액션이고 감독님도 그게 좋아서 현장에서 액션의 합을 바꿨다. 마지막에 천영의 무릎 위에서 죽을 때에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데 그것도 대본에 없던 대사다. 죽어가며 천영의 눈을 바라보는데 너무 미안해서 그 말을 해봤는데 박찬욱 감독이 너무 좋다고 하셔서 그 씬이 그렇게 바뀌게 되었다."며 현장에서의 몰입감으로 캐릭터를 완전히 이해하고 더 나아가 없던 대사까지 하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전,란'은 지난 10월 11일 공개 이후, 공개 2주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차지, 지난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총 8,300,000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또한 대한민국, 카타르, 대만 등 7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총 74개 국가에서 TOP 10에 오르며 공개 2주 차에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 '전,란'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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