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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설경구 "자식교육? 기도하는 마음으로" [인터뷰M]

1년에 2~4편씩 쉼없이 작품을 하면서도 매번 새로운 얼굴로 돌아오는 배우 설경구를 만났다. 이번에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 '보통의 가족'에서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변호사 '재완'을 연기한 설경구는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본 그날 이후, 이성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인물을 그려냈다.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가해자도 변호하는 캐릭터였다. 그런데 자식의 범죄를 알고 나서는 오히려 자식을 자수시키려 하는 인물이다. 설경구는 "저 개인만 하더라도 대외적인 모습과 개인적인 모습은 좀 다르다. 무대 뒤에서의 모습과 앞에서의 모습이 다를 텐데 사람은 다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처음에는 법정까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을 긋고 생각을 했지만 그 뒤로 계속 여러 가지 수를 생각했을 것 같다. 법정에 안 갔지만 잡힐 경우 딸이 어떻게 될까도 생각했고, 형량도 물어봤을 것 같다. 이 장면은 촬영은 했는데 편집이 되었다.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자수를 생각한 건 아니고 나름대로 일관성 있게 이성적으로 생각했다고 본다."라며 인물의 생각을 대변했다.

영화를 보면서 끊임없이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설경구도 "이 작품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는 게 제일 속편 하다. 그리고 그 선택은 쉬울 것 같다. 자수시켜야 한다는 답은 이미 나와있다. 하지만 이게 진짜 나의 일이라 생각하면 내가 과연 자수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못 하겠다. 내가 정말 이 상황일 때 명쾌한 답을 낼 수 없을 것 같다"며 실제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지를 이야기했다.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재완의 사냥 장면에서는 재완이 어떤 인물인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미 잡힌 멧돼지에게 가차 없는 총을 쏘는 장면을 통해 재완이 고민의 여지없이 한방에 정리하는 성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랬는데 후반에 피해자의 부모에게 돈봉투를 건네는 장면을 통해 이 인물이 반성을 한 게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 설경구는 "저는 반성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걸로 탕감하려는 모습이 보여 재완이가 졸렬해 보였다. 비 오는 날을 선택한 것도 의도적이었다고 본다. 장례식장에 가보는 모습도 범인은 현장에 반드시 다시 나타난다는 말처럼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던 걸로 보인다"라고 해석해 캐릭터의 섬뜩함을 새삼 느끼게 했다.


영화의 모든 이야기들이 충격적이었지만 가장 충격적인 건 엔딩장면이었다. 설경구는 "그 정도 일거라고는 몰랐을 것 같다. 이태리 영화도 봤는데 거기서는 빵 하고 소리만 나고 끝나는데 우리 영화는 더 센 결말이다. 그 장면을 보고 토론토 영화제에서의 관객들도 많이 놀랬다. 재완이라면 차가 와도 설마설마했을 것 같다. 입장이 바뀌었어도 그렇게까지 못 했을 것. 재규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엔딩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 영화를 촬영하고 수 차례 본 이후에 부모로서 어떻게 자식을 교육해야 할지 생각해 봤냐는 질문에 설경구는 "자식이 내 맘대로 안된다는 건 맞는 말이다. 재규 부부처럼 사회에 봉사하며 모범을 보이고 살아도 아이가 그렇게 되는데... 아이들의 대사가 너무 무서웠다.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라며 한참을 생각하더니 "살아가는 대로 살아가야죠.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답을 했다.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보통의 가족'은 10월 16일 개봉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주)하이브미디어코프, (주)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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