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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빅토리' 전반의 루즈하고 뻔한 전개를 지나야만 도달하는 후반의 감동 ★★

▶ 줄거리

1999년 세기말, 거제의 댄스 콤비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는 댄스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에서 전학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을 내세워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그렇게 9명의 멤버들이 모여 얼렁뚱땅 탄생한 ‘밀레니엄 걸즈’. 치형(이정하)의 만년 꼴찌 거제상고 축구부를 우승으로 이끌어야만 하는데…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의 모두를 향한 신나는 응원이 펼쳐진다!


▶ 비포스크리닝
지난해 이동욱과 임수정의 따뜻한 감성이 돋보였던 영화 '싱글 인 서울'을 만든 박범수 감독의 신작이다. 둘 보다는 혼자가 좋다는 어른들의 성장물이었던 '싱글 인 서울'과 달리 이번에는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청소년들의 성장과 응원을 그리고 싶었다는 박범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이혜리와 박세완, 이정하, 조아람의 대세 배우들을 엮었다.
아이돌로서나 배우로서 이제는 어느 한쪽도 크게 기울지 않는 이혜리와 주목받는 충무로의 배우 박세완, '무빙'으로 큰 사랑을 받은 이정하, '닥터 차정숙'으로 눈도장을 찍은 조아람까지 가세했다.
1999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로 패션, 트렌드, 음악까지 우리를 과거의 시간으로 안내할 영화, 과연 8월의 극장가에서 얼마나 관객을 모을 수 있을까.


▶ 애프터스크리닝
한국영화 최초로 치어리딩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져왔다. 비록 춤을 추고 싶었던 여고생들의 욕망을 시작으로 끌고 오지만 극중의 치어리딩은 학교, 축구부, 댄스 동아리, 동네와 지역 분위기까지 아우르는 의외의 매력 포인트가 된다.
그저 춤을 추고 싶었던 여고생들이 치어리딩을 통해 댄스에 대한 열망을 다스리는 영화인가보다 생각했지만 영화의 후반부에 엄청난 감동과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허허 웃으면서 보다가 갑자기 뚝뚝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빅토리'의 매력에 이 영화를 마냥 지루하다고 탓할수는 없을 듯.
물론 초반의 이야기 진행은 다소 식상하고 세기말의 히트송과 안무는 살짝 루즈하기도 하다. 분명 당시의 서태지와 아이들, 디바, 듀스의 노래는 모두를 열광하게 했고 그들의 안무를 따라하며 거울 앞을 떠나지 못하게 했었다. 그런데 그때의 템포를 지금 지켜보니 추억 속의 리듬이라 그런지 살짝 슬로우모션이 걸린 듯 하다.
이혜리, 박세완, 이정하, 조아람을 비롯해,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박효은, 이찬형까지 신선한 배우들의 조합은 당시의 고등학생들을 카메라 앞에 세워둔 듯 통통 튀는 발랄함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김원준의 ‘SHOW(쇼)’, 터보의 '트위스트 킹',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은 관객들의 가슴도 쿵쾅거리게 한다.
감동의 후반에 이르기까지 다소 지루하고 연극같은 설정들을 지나가야 한다는 함정을 극복하고 나면 이혜리와 현봉식이 안겨주는 또 하나의 부녀케미에 감동할수 있다. 이혜리는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과 찰떡같은 부녀 호흡을 보인 바 있다. 혜리는 이번 영화에서도 최고의 부녀 연기를 펼쳐 보였다. 현봉식은 이혜리와 9살 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관객 누구도 나이차이를 의심하지 못하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철부지 딸을 준 아버지의 아우라를 뿜어낸다. 이쯤되면 이혜리는 대한민국 최고의 개딸 케미 소유자라 할 수 있겠다. 아버지로 어떤 배우가 맞춰지더라도 이렇게 눈물을 쏙 빼놓을 수 있으니.
그저 여고생들이 90년대 히트송에 맞춰 신나게 춤추는 영화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영화라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반전이다.
노스트라다무스가 세계 멸망을 예언한 1999년, 대한민국의 남쪽 끝 거제도를 배경으로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 '빅토리'는 8월 1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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