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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대표적인 항공 재난 영화로 손꼽힐 하정우X성동일의 '하이재킹' ★★★☆

▶ 줄거리

1971년 겨울 속초공항 여객기 조종사 태인(하정우)과 규식(성동일)은 김포행 비행에 나선다.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안내에 따라 탑승 중인 승객들의 분주함도 잠시, 이륙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제폭탄이 터지며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하려는 용대(여진구)는 조종실을 장악하고 무작정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 협박한다.

폭발 충격으로 규식은 한 쪽 시력을 잃고 혼란스러운 기내에서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한 태인. 이들은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 비포스크리닝
'재난 영화 전문가'로 유명한 배우 하정우가 '하이재킹'으로 돌아온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 테러범과 전화 통화를 하며 한강 폭탄 테러의 생생한 충격을 독점 생중계하게 된 국민앵커 역을 시작으로, 무너진 터널에 갇히게 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터널', 백두산 폭발을 소재로 한 영화 '백두산', DMZ 지하 30m 비밀 벙커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이야기를 그린 'PMC: 더 벙커' 등에 출연해 '재난 영화 전문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하정우는 그 수식어에 걸맞게 이번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항공 재난 영화 '하이재킹'에서 극한의 상황 속 선택의 순간에 놓인 인물이자 공군 출신, 여객기 부기장 태인 역을 맡았다.

태인은 뛰어난 비행 실력으로 촉망받던 공군 전투기 조종사였다. 2년 전, 상공 훈련 중 납북 시도하는 여객기 격추 명령을 받지만, '하이재킹' 상황을 의심하고 끝내 명령을 거부해 강제 전역 당한 인물이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작가적인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된 '하이재킹'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목적지를 가진 사람들의 치열한 모습을 가장 영화적으로 보여준다.


▶ 애프터스크리닝
대표적인 항공 재난 영화로 손꼽힐 만한 '하이재킹'이다. 쫄깃한 전개뿐 아니라 전략적이고 숨 막히는 두뇌 싸움, 스펙터클한 항공 액션 등이 연달아 펼쳐져 러닝타임 100분을 아깝지 않게 한다.

우선, 처음 남북 이산가족 찾기가 개최되던 1971년, 여객기 부기장 태인(하정우)과 기장 규식(성동일)은 속초공항에서 김포행 비행에 나선다. 승객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여행길에 오른다. 이들은 지정 좌석이 아닌 선착순 탑승인 점을 알아차리고 탑승구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전력 질주를 해 비행기에 오른다. 요즘 시대에는 감히 상상도 못할 비행기 탑승법이 눈앞에 펼쳐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차저차 승객을 다 태운 뒤, 부기장 태인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겠다"는 약속을 하고 비행기를 하늘로 띄운다. 승객들은 태인의 기내 방송을 듣고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이륙하고 평화는 잠깐이다. 여객기 납치범 용대(여진구)가 내내 타이밍을 엿보다 폭탄을 터뜨리고,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용대는 준비해 온 흉기를 꺼내들고 조종실에 들어가 "지금부터 이 비행기는 이북 간다"고 말하며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한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부터 리얼타임의 긴박감이 고스란히 전달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비행기, 전투기 속도처럼 빠른 전개는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철저한 고증과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탄생한 1970년대의 시공간이 인상 깊다. '하이재킹'은 영화 전체의 배경이 되는 F-27 여객기를 당시 F-27 여객기처럼 완벽하게 구현해 시선을 끈다.


뿐만 아니라 극 후반, 남과 북의 경계선 근처에서 공군과 긴박한 대치를 벌일 때 360도 공중을 회전하는 '임멜만턴'이 등장해 몰입과 실감을 더한다. 구름 사이로 기체를 숨겼다가 다시 등장할 땐 짜릿한 희열을 준다. 이 장면들은 항공 재난 영화와 '하이재킹'의 명장면으로 손꼽힐 만하다.

무엇보다도 과감하게, 몸을 사리지 않고 자기를 내던지는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숭고한 희생으로 승객들의 안전을 끝까지 지킨 실존 인물을 연기한 하정우는 특유의 능청미와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고 담백하게 연기한다. 또 재난 영화에 최적화된 하정우의 진면목도 엿볼 수 있다. 성동일도 마찬가지다. 사건의 전개대로 배우들의 감정선이 끝까지 이어져 이들의 연기 실력이 더욱 돋보인다.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한 여진구는 그간 보여준 선한 이미지를 지우고 차갑고, 눈에 뵈는 게 없는 듯한 용대 역을 부족함 없이 그려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하이재킹'으로 첫 연출 데뷔를 한 김성한 감독은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더불어 실화의 힘을 먹먹하게 살려내 긴 여운을 남긴다.

한편 '하이재킹'의 러닝타임은 100분. 오는 21일 개봉한다.

iMBC연예 장다희 | 사진제공 ㈜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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