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러블리해주마"…엄태구, '놀아주는 여자'로 '로코' 도전 [종합]

"에이 설마…엄태구가 로코를?"

'놀아주는 여자'의 시초가 된 화두다.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호텔에서 JTBC 새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극본 나경·연출 김영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영환 PD와 배우 엄태구, 한선화, 권율이 참석했다. 진행은 방송인 박슬기가 맡았다.

'놀아주는 여자'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 형님 지환(엄태구 분)과 아이들과 놀아주는 '미니 언니' 고은하(한선화 분)의 반전 충만 로맨스 드라마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작진은 섭외 단계부터 작심했다. '로코'(로맨틱코미디)와 가장 안 어울릴 거라고 생각되는 엄태구를 1번으로 떠올린 것. 김영환 PD는 "엄태구로부터 시작된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엄태구가 로코를?'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 고민 없이 엄태구로 결정했다.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하실 거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어 "엄태구가 연기하는 인물, 한선화가 연기하는 인물은 편견에서 시작된다. 전직 조폭 출신의 남자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갱생하며 살아가던 중 밝은 여인을 만나 무장해재가 된다"며 "타인이 틀린 게 아닌, 다른 거라는 것을 배워가며 성장한다. 여인 역시 그들과 어울리며 닮아간다. 이렇듯 편견을 깨는 과정이 담긴 작품"이라고 내포된 메시지를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계산법을 따르자면, 크나큰 리스크를 감수한 셈이다. 보증된, 익숙한 배우와 늘 하던 것을 보여주는 것이 조금 더 편리한 방식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 엄태구 입장에서도 큰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었을 터. 주특기 아닌 무기를 꺼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거 해보고 싶었다. 대본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막상 연기하기엔 겁이 났다. 귀엽고 흥미로운 글에 반해 용기 내어 도전했다. 다른 작품과 다른 접근법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던 대로 진심으로 글대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연기 내내 '현타'(현실 자각 타임을 줄인 말로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허탈한 시간)는 항상 오더라. 매일 쉽지 않았고, 이런 작품을 잘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내 직업이 배우니까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한선화, 권율 섭외에도 공을 들였다. 이들을 택한 이유 역시 의외성이었다. 그는 "한선화의 경우 '술꾼 도시 여자들'의 역할과 기시감이 생길까 봐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이전 작품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연기의 스펙트럼이 정말 넓고 캐릭터 표현법이 남다르다는 확신이 생겨 제안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권율은 의외성이 있었다. 스펙트럼이 정말 넓다. 하지만 유독 차가운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실제로는 정말 따뜻하고 스마트하다. 원래 모습을 화면에 녹여내면 시청자가 흥미롭게 느낄 거라고 생각해 제안드렸다"고 답했다.


한선화는 자신의 흥행전작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 속 역할과 겹쳐 기시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텐션이 높은 인물로 소개된 예고편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놉시스상 인물은 전작들과 전혀 달랐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다. 인물이 밝지만, 극이 다르다 보니 오고 가는 감정선 역시 완전히 다르다"며 "정말 좋은 작품이다. 입체적인 인물을 그리기 좋은 장면과 대사가 많다. 기대 많이 해주셔도 충분하다"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권율 역시 "그간 전작을 통해 법조인 연기를 오래 해왔다. 웬만한 법조 상식은 알고 있을 정도다. 이번에도 슈트를 입지만, 차별점이 있다. 밝은 톤 옷을 입고 등장한다"며 "항상 약자를 감싸고, 어린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체중을 증량하거나, 감량해 외양에 차별점을 두기도 했다.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다정한 인물을 연기하니 기대해 주셔도 좋다"라고 덧붙였다.

반전의 반전, 의외의 연속 캐스팅으로 신의 한 수를 놓은 '놀아주는 여자'는 12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