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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의 의인화 = 유태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후보에 오른 '패스트 라이브즈'의 주연 유태오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생 로랑과 함께 '에스콰이어'의 표지를 장식했다.


이날 유태오는 '패스트 라이브즈'의 연기에 대해 “(연기에 대한) 제 관념이 '패스트 라이브즈'를 찍으면서 좀 달라졌다. 이 영화가 인연에 관한 영화인데, 서운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흘러가도록 내버려둬야 하는 이별의 마무리를 연기하기 위해 ‘인연’이라는 철학을 완벽하게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정말 많은 공부를 했다”라며 “정말 그 인연의 철학을 믿기 시작했고, 인연으로 이어진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생을 멀티버스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번 생에 만난 작품에서의 역할은 곧 전생에 내가 실제로 살았던 삶이고 다른 유니버스에 실존하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패스트 라이브즈'를 보고 영화 관계자가 아닌 정말 보통의 사람들이 감명 깊게 봤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라며 “아카데미 시상식 때 만난 보안 요원은 ‘며칠 전에 보고 엉엉 울었다’고 말해줬는가 하면 시상식 리셉션장에서 만난 서버는 ‘함께한 지 30년 된 배우자와 요즘 사이가 좀 멀어졌는데, 영화를 보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다’고도 말해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태오는 “당신의 눈빛에는 멜랑콜리가 있다”는 '에스콰이어'의 표현에 “그건 내가 오랜 시간 멜랑콜리한 상태에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멜랑콜리한 상태를 좀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제게 멜랑콜리는 꽤나 긍정적인 감정”이라며 “삼십대 중반 감정적으로 바닥을 칠 때가 있었는데, 정말 감정이 바닥을 치면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오히려 멜랑콜리한 감정에 빠지는 것이 내게는 기분이 ‘업’되는 순간이었고, 그 상태에 최대한 오래 머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태오는 “이런 복잡한 나를 니키는 99% 이해한다. 특히 내 감정 상태를 정말 그대로 이해한다”라며 “그런 배우자가 있다는 건 정말 든든한 일이고 행운”이라고 밝혔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에스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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