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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장재현 감독 "천만 관객 감사, '묘벤져스' 덕" [인터뷰M]

개봉 32일째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2024년 첫 천만 영화로 등극한 영화 '파묘'의 감독 장재현을 다시 만났다. 언론시사 이후 한차례 인터뷰를 했었지만 오컬트 장르 최초 흥행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인해 한차례 더 기자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지게 된 것.


영화의 언론시사 당시 오컬트 장르치고는 대중적으로 나온 작품이라 생각되어 손익분기는 거뜬히 넘길 거라 예상했지만 솔직히 천만관객까지 동원할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었다. 마니아 관객층이 있는 오컬트 장르여서였다. 장재현 감독은 "시사 이후 영화계의 동료감독이나 스태프들은 다들 '진짜 마니악'하다는 평을 했다. 그러며 '손익 분기 넘기자, 파이팅!'이라며 응원을 해줬었다. 그런데 스태프를 따라온 일반 관객들은 영화 러닝타임이 너무 짧다며 재미있어했다. 일반 대중이 그렇게 느꼈다는데서 다행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감히 천만을 예상하지는 못했다."라며 업계의 반응과 대중의 반응이 사뭇 달라 개봉 당시 긴장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마니아 영화로 천만 관객을 달성해 낸 장재현 감독은 "저는 늘 손익분기를 향해서만 가던 사람이었는데 이번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라며 영화의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그는 "배우들의 각자 포텐이 터졌고 그 궁합이 잘 맞으면서 캐릭터들의 페이소스가 잘 살았다. 배우들의 궁합이 가장 큰 흥행 요인이라 생각한다. 할꾸'(할아버지 꾸미기) 밈을 탄생시킨 회민식의 홍보 활동, 화림&봉길을 내세운 MZ무당 마케팅과 홍보의 효과 외에도 시기도 좋았고 외적인 요인도 흥행에 큰 도움을 주었다."라며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 덕에 천만 달성이 가능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완벽에 가까운 케미를 애초에 설계하고 만든 건 장재현 감독 본인이지 않은가. 시나리오와 연출 등 감독의 역할에 있어서 이번 작품에 도움은 준 부분이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초심이 아주 정확했다. 직관적이고 체험적인 오락성 강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있었다. 처음 기획할 때의 다짐이 분명했는데 사운드, 편집 등에 집중하다 보니 가끔 희미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가끔 내가 왜 이 영화를 만들려고 했지?를 생각해 보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기획 의도에 맞는지 점검이 되더라."라고 답했다.

자기 자신도 팬데믹을 겪으며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봐야 할 이유를 찾게 되더라고 이야기하며 "시나리오를 쓸 때도, 모니터 앞에서 촬영을 할 때도 제가 극장에 앉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극장에서 즐기는 즐거움을 감안하고 만들었다. 영화를 만들 때 누군가를 타게팅하여 만들 수는 없는데 제가 첫 관객이라 생각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며 관객들이 N차 관람을 하며 김고은의 축경을 따라 하고 환호를 하며 영화를 보는 이유를 납득하게 해 줬다.


감독의 작품마다 도움을 받았다는 무속인들도 감독에게 매일같이 연락을 주신다고. "'검은 사제'때 했던 무속인과 '사바하'때 도움 받은 무속인, '파묘'에 도움 받은 무속인이 다 다르다. 그런데 이분들이 다 한 다리 걸쳐 서로 아는 사이시다. 왜 이 작품은 이 사람과 했는지 다 알고 있는 분들인데 전화로 응원 많이 해주신다. 유튜브에도 올려주시고 저보다 더 많이 N차관람을 해 주시더라"라며 각별한 인연이 있는 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장재현 감독은 "지난주에 교회에 가서 간증도 했고 교회에서 목사님이 영화의 해설도 잘해주셨다. 기독교적으로 과거를 들춰 회계해야 한다는 해설을 해 주셔서 면피가 가능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사회 전반적으로 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음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 전에 했던 인터뷰에서는 '파묘'의 의미를 아직 모르겠다던 장재현 감독은 개봉 한 달이 된 시점에서의 의미에 대해 "캐릭터가 남는 영화"라를 말을 했다. "처음 보는 장면도 많이 만들려고 애쓰고 물리적으로도 힘든 장면이 많았는데 후반 작업 막바지에 캐릭터가 사랑스럽고 페이소스가 느껴지더라. 그래서 급하게 엔딩 크레디트에 배우들의 그림을 만들었다. 관객들이 마지막에 배우들의 이미지를 한번 더 볼 수 있게 하려고. '묘벤져스'가 남는 영화다"라며 '남다른 자식'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파묘' 이후 어떤 영화를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파묘'와 잘 사귀는 중이어서 다음 작품은 아직 모르겠다. 절찬리 상영 중인 게 너무 감사한 게 5년 동안 고생한 거에 비해 극장에 잠깐 공개되고 끝나는 게 유독 짧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좀 더 오래 걸려있으면 좋겠다."라며 차기작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단 한 번도 천만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장재현 감독은 "많은 사랑을 받으면 됐지 숫자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다. 유독 우리나라는 천만관객이라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런 생각 안 하고 작품에 집중할 것이다. 큰 예산의 영화는 기피하려고 한다. 혹시 다음 영화가 400만 관객 들었다고 해서 아쉽다는 기사는 안 써줬으면 좋겠다. 주변에서 그럴까 봐 벌써부터 걱정이다. 앞으로 내려올 길만 남았다는 게 너무 부담이다"라며 귀여운 걱정을 고백했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는 오늘까지 10,001,642명을 기록하며 절찬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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