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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연말결산] 권지용 '피식', 이선균 '주눅', 유아인 '굴욕'…출석길 천태만상

2023년 다수의 스타들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조사, 재판을 위해 포토라인 앞에 섰다.


이때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는 그들에게 가장 잔혹하고 눈 따가운 스포트라이트나 다름없다. 국가 기관에 자신들의 혐의에 대한 소명을 하기 직전, 직후의 상황이기에 옷매무새부터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 이목이 집중된다. 얼결에 착용한 패션 아이템이 유행을 이끌거나, 외부적인 요인으로 돌발상황이 발생해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한다.

공개적으로 대중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이기도 하다. 스타들은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하고 작심하고 준비해 온 말을 전하기도 한다. 모양새는 사과 혹은 항변 등 다양하다. 저마다의 이유로 유무죄의 여부, 죄질과 그 중함이 다르기에 취재진 앞에서의 태도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올 한 해 유명인들이 오른 출석길에서 벌어진 천태만상을 살펴보자.


◆ 권지용, 피식 웃으며 "걱정 마세요"

그룹 빅뱅 지드래곤(권지용)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류 위반 혐의로 11월 6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사무실이 있는 논현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진출석이었다. 으레 초췌한 행색으로 출석길에 오르는 여느 유명인들과 달리, 권지용은 남색 슈트와 하늘색 셔츠를 매치하고 뿔테 안경을 써 패션 감각을 뽐냈다. 당당함의 반증이라는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발걸음도 다소 경쾌했으며 연신 기지개도 켰다. 묵묵부답으로 취재진을 피하지도 않았다.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자진 출석한 이유가 무엇인가"는 질문에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느긋하게 답했다. 이어 "저는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해 사실이 없고, 그것을 밝히려고 이 자리에 왔다"며 "긴말하는 것보다는 빨리 조사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무리한 수사라고 생각하는지, 강남 유흥업소 출입한 적 있는지 등 날 선 질문이 이어졌음에도 권지용은 "지켜봐야겠죠", "두고 봐야죠" 등의 붕 뜬 답변으로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질문에 "가서 조사받아도 될까요?"라는 반문까지 했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실소에 가까운 미소를 지어 보인 권지용은 "너무 걱정 마시고 조사받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후 4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권지용은 마찬가지로 취재진 질의에 여유롭게 응수했다. 그는 "긴급 정밀검사도 (경찰에) 요청한 상태"라며 "수사기관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정밀검사 결과를 발표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요청했다. 농담도 이어졌다. 그는 어떠한 조사가 이뤄졌다는 물음에 "웃다가 끝났다. 장난이고요"라며 "서로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제 진술이 수사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경찰에서 결정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권지용의 출석과 인터뷰 당시 패션 아이템, 차량은 엄청난 관심을 끌기도 했다. B사의 외제차, J사의 뿔테 안경, C사의 카디건, L사의 정상 셋업 등이다.

◆ 주눅 든 이선균, 가족 언급하며 '울컥'

배우 이선균 역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됐다.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마초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첫 조사를 위해 출석했을 당시 몹시 피곤한 얼굴로 등장했다. 검정 정장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선 이선균은 참담한 표정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진실한 자세로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명확한 투약 여부를 묻자 이선균은 즉답을 피했다.

2차 출석에도 이선균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오늘 조사 과정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라고 준비한 말을 전했다.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질의에는 "조사 과정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말로 갈음했다. 조사를 마친 후에도 연신 사과의 말을 전한 그다. 이선균은 "예, 모든 것 기억하는 사실대로 솔직하게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 유아인, 커피 세례+돈다발 투척 굴욕

배우 유아인은 대마, 프로포폴, 케타민, 졸피뎀, 코카인 등 다섯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아 올해 수차례 포토라인 앞에 섰다. 첫 소환 조사 당시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법률대리인과 함께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후 조사를 마친 그는 취재진 앞에 서서 "제가 밝힐 수 있는 사실들을 그대로 말씀드렸다.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 경위와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제가 답할 수 있는 선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며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식의 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고 재차 고개 숙였다.

이후 5월 24일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마포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중 유아인은 커피가 든 페트병을 맞는 굴욕을 당했다. 유아인에게 분노한 한 시민이 등 뒤에서 투척한 돌발 상황이었다. 이후 9월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길 두 번째 굴욕 상황이 펼쳐졌다. 3시간에 걸친 심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유아인을 향해 또 다른 시민이 "영치금으로 쓰라"고 소리치며 만원, 오천 원짜리 지폐가 섞인 돈다발을 얼굴에 집어던진 것.


◆ 달라진 김새론

배우 김새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 중 가드레일과 변압기, 가로수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고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했다가 붙잡힌 건으로 3월 첫 공판에 참석했다. 당시 그는 화장기 없는 얼굴과 회색 카디건 차림의 수척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등장했다. 당시 '대중들에게 하실 말씀 있냐', '피해 당사자들에게 사과와 보상이 제대로 이뤄졌나'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새론은 입을 꾹 다물고 서둘러 귀가했다.

이후 4월 재판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김새론은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 특히 턱밑까지 내려온 다크서클이 사라지고, 낯빛도 밝아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고서 취재진 사이를 지나친 그는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주 운전한 사실 자체는 잘못이니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사실이 아닌 것들도 기사가 많이 나와서 뭐라고 해명을 못 하겠네요"라며 언론의 일부 오보에 대한 억울함을 표하기도 했다. 무엇이 사실이 아니냐는 질문에 "뭐라고 말하기 무섭네요"라고 되받아치기도 한 그다.


◆ 결국 입 연 이루…묵묵부답 신혜성

가수 이루는 범인도피 방조, 음주운전 방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과속 등 4개 혐의를 받아 6월 첫 공판에 참석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말끔한 모습으로 나타난 이루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서둘러 법원으로 들어섰다. 이후 1심에서 이루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제야 그는 취재진 앞에 서 "좋지 않은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피해를 보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건강하지 못한 판단으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반성하며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가수 신혜성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자동차 불법사용 혐의로 기소됐다. 첫 공판기일과 선고 공판 모두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꽁꽁 싸매고 등장한 그는 별다른 사과의 말없이 줄행랑 쳤다. 첫 공판 당시 취재진은 신혜성에게 "두 번째 음주운전 혐의인데 한 마디 부탁한다", "음주운전 혐의를 인정하냐",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등 여러 질문을 전했다. 하지만 신혜성은 고개를 숙이고 도망쳤다. 이후 1심 선고공판에서 간신히 입을 뻥끗한 신혜성. "항소할 거냐", "팬들에게 할 말 없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 반성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하고 영락없는 죄인의 뒷모습만을 남긴 채 사라졌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iMBC DB | 사진출처 뉴시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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