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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더 글로리' 바둑수 조차 캐릭터와 스토리에 딱 맞게 설계한 섬세한 연출 화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의 인기와 화제성이 갈수록 높아가는 가운데 연기자 칭찬에 이어 이제는 소품을 촬용한 연출도 칭찬을 받고 있다.


4일 한 커뮤니티에는 '송혜교 바둑 해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네티즌은 자신을 '바둑 조금 두는 미씨'라고 소개하며 "문동은(송혜교 분), 하도영(정성일 분)이 마지막 바둑 두는 장면이 자세히 나오길래 기보 분석을 해보다가 대박 놀라와서 글 남겨봅니다."라며 극중 중요한 설정인 바둑에 대해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는 바둑이 굉장히 중요한 설정이다. 학창 시절 학폭 시달림을 받아온 '문동은'은 자신이 복수할 대상 '박연진'(임지연 분)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준비했다.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이 어려서부터 바둑을 배워왔다는 걸 알게 된 '문동은'은 '하도영'에게 접근하기 위해 '주여정'(이도현 분)에게 바둑을 배운 '문동은'은 일부러 그가 다니는 기원에 찾아가 노인들과 내기 바둑을 두며 미끼를 던진다. 어깨너머로 '문동은'이 두는 바둑을 유심히 보며 집에 돌아와 분석을 하며 '문동은'과 그녀의 속내가 궁금해진 '하도영'은 수 차례 기원에서 우연한 만남을 기다리다 재회한 '문동은'에게 내기를 제안한다. '정성일'은 1차 내기 바둑에서 진 후 도발적으로 판돈을 5만원으로 높여 더 바둑을 두자며 '문동은'에게 관심과 동시에 속내를 내보인다.

바둑을 두는 장면에서 들려지는 내레이션은 "나는 바둑을 빨리 배웠어, 연진아. 목적이 분명했고 상대가 정성껏 지은 집을 빼앗으면 이기는 게임이라니 아름답더라. 근데 연진아. 내가 바둑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를 말해줄까? 바둑은 침묵 속에서 욕망을 드러내고 매혹하고 매혹당하며 서로를 발가벗겨.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그땐 그저 바둑인거지"라고 흘러 이 바둑 장면이 그저 '문동은'이 놓은 덫에 '하도영'이 빠진 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암시한다.

그냥 드라마만 봤을때는 이렇게 느껴지던 장면에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설이 더해지며 네티즌들은 "드라마 흐름 전체를 바둑 한판에 담았네"라며 감탄을 하고 있다. 이 해설은 "송혜교는 귀살이를 착실히 잘 하면서 백의 세력에 도전할 준비를 해 왔고, 특히 그 백 세력의 헛점을 미래에 활용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수로 준비해 줬다가 끝내기 마무리 시점에 평범한 수처럼 보이는 곳에서 시작해서 전체를 궤멸시켜 버린다. 정성일은 어짜피 궤멸해 가는 백 대마를 보면서 화려하게 버티기 보다는 짧은 수순으로 정리하는 것을 선택한다. 이 정도 실력이면 아마 1단 이상으로 본다. 드라마 상의 스토리와 잘 맞는 월드컵 결승전 버금가는 스릴 있는 명 경기라 평가한다."라고 했다.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이 해설글만으로 장면을 이해할수 밖에 없지만 이 바둑의 기보가 그런 내용이라면 드라마 연출을 위해 정말 세심하게 모든 장면을 연출해 낸 제작진의 정성에 감탄할수 밖에 없다. 또한 이 기보를 실수 없이 재현해 내기 위해 노력한 배우들의 노력도 칭찬할만하다.

이 같은 해설글이 인기를 끄는 걸 보면 '더 글로리'가 화제이긴 한 것 같다.

iMBC연예 김경희 | 화면캡쳐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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