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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우스' 김주헌 "늘 새롭고 낯선 배우 되고 싶죠" [인터뷰M]

배우 김주헌이 '빅마우스'로 또 한 번 눈도장을 찍었다. 어느덧 데뷔 16년 차, 연극 무대에선 이미 잔뼈가 굵은 배우다. 그럼에도 그는 대중에게 '늘 처음 보는 배우'로 각인되길 바랐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이미지로 보이길 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김주헌은 iMBC연예와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나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극본 김하람·연출 오충환)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빅마우스'는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린 생계형 변호사 박창호(이종석)가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다.

김주헌은 극 중 숨겨진 빌런이자 구천 시장 최도하 역을 맡아 활약했다.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속내를 감추고 있던 인물이었으나, 후반부에 그의 숨겨진 서사가 공개되며 빌런으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김주헌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은 '빅마우스'의 뜨거운 화제성을 견인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13.9%, 전국 13.7%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동시간대 드라마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이에 김주헌은 "(높은 시청률을) 예상 못했다. 너무 만족한다. 대본을 보면서 너무 재밌었다고 생각했는데, 잘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가 생각하는 '빅마우스'의 인기 비결 역시 배우들의 눈부신 열연이었다. 김주헌은 "극 초반에 교도소 씬이 주를 이루지 않나. 내가 그 장면에 함께하진 않았지만, 에너지가 남달랐다. 마치 정글 속 동물들 같았다. 소름이 돋기도 했다. 정말 고생했구나 싶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소 충격적인 결말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종석과 김주헌은 구천 시장 자리를 놓고 격돌하지만, 끝내 김주헌이 승리했다. 그러나 이종석은 임윤아의 죽음 이후 김주헌을 방사능 오염수에 피폭시켜 살해하는 데 성공, 복수를 완성했다.

김주헌은 "처음엔 엔딩을 몰랐었는데, 작가가 내게 전화해서 '도하가 그렇게 될 것'이라더라. 만족한다. 도하에게 물속은 늘 프리다이빙을 하며 쉬는 공간인데, 편안함을 느끼던 공간에서 최후를 맞이한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최도하가 악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김주헌은 설레는 마음으로 들떴다고. 그는 "이런 악역을 해본 적이 없는데,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됐다. 어떻게 하면 기분 나쁘고 불쾌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기존의 너무 훌륭한 빌런들이 많은데, 연기 외적으로만 다른 게 아니라 시원한 한 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다가 전세가 역전될 때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상한 행동을 했을 때 공포를 느끼지 않나"라며 이야기했다.

김주헌은 "악역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다른 느낌의 빌런을 하면 보람이 더 크지 않을까"라며 욕심도 내비쳤다.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그렇지만 김주헌은 "내 연기 만족도는 크지 않다"고 솔직하게 답해,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연기를 마치고 돌아섰을 때 후회했던 적이 많다. 내 연기가 좋았다고 생각해본 적이 많지 않다. 연기라는 건 순간의 선택인데, 나 혼자만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제작진과 함께하는 것이지 않나. 그런 점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김주헌은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배역이 캐릭터 선택 기준"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작에서 하지 않았던 것들에 호기심이 생긴다"며 "다행인 건 항상 다른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빅마우스' 최도하는 이 점에서 내 '인생캐'라고 말할 수 있다. 평소 악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고, 이 고민이 고스란히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에게 '처음 보는 배우'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 '이 배우가 저 배우였어?'라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무엇이라도 연기로 기억에 남고 싶은 마음이다. 그걸 항상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년 뒤의 김주헌은 어떤 모습의 배우가 될 것 같은지 묻자, "나도 궁금하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그냥 현재를 살아가는 것 아닐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내가 지금 마흔인데, 10년 전에 '내 마흔은 멋있었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며 "힘든 순간도 있었고 무너지기도 했었지만, 처음 연기할 때 생각했던 지금 내 모습보다 훨씬 멋있어진 것 같다. 그때는 오로지 연기 하나만 보고 살았다면 지금은 시야가 넓어져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김주헌은 '빅마우스' 이후의 다음 스텝을 차근차근 밟고 있었다. "다음 작품에선 이전 배역이 생각 안 날정도로 연기하는 게 목표다. 나중에 '김주헌은 연기 참 잘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김주헌의 '빅마우스'는 지난 17일 16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제공 솔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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