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 최우식 "2022년에는 벌크업이 목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것" [인터뷰M]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기생충' 이후 '경관의 피'로 스크린에 돌아온 최우식을 만났다. 오랜만의 영화이자 2022년에 소개되는 첫 한국 영화인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조진웅)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최우식)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이다.


오랜만에 기자들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진 최우식은 굉장히 할 이야기가 많아 보였고 실제로도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기생충'의 스포트라이트로 인해 얼마나 부담감을 느꼈는지,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야기 한 최우식은 그 중에서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영화에서 최우식이 연기한 캐릭터 '민재' 자체도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강한 신념을 가진 신입경찰에서 변칙을 구사하는 선배와 사건에 휘말리며 '경찰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해 나가는 인물이었다. 캐릭터의 성장과 더불어 최우식도 인간으로서, 배우로서 이번 작품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꽤 길게 강조했다. 그는 "'민재'가 생각하는 회색이 백으로 갈지 흑으로 갈지, 아니면 계속 회색에 머물러 있을지. 그의 생각의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가 제일 큰 성장이었는데 후반부의 '민재'는 '박강윤'스러워 진다. 하지만 '박강윤'보다 더 업그레이드 되어 '민재'는 '박강윤'보다 더 무서워지는 사람이 될 것 같았다."라고 캐릭터의 미래를 이야기 했지만 이 이야기는 어쩐지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들렸다.

'민재'라는 캐릭터는 전직 유도 선수 출신으로 몸을 상당히 잘 쓰는 형사였다. '마녀'에서도 그렇고 '사냥의 시간'에서도 그렇고 액션 연기를 선보이긴 했지만 최우식은 쫓기 보다 쫓기는 쪽의 이미지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인지 이번 영화에서의 날렵하고 민첩한 엎어치기, 메치기의 액션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는 "'액션이 정말 좋았다'라고 하기엔 부족한 게 있을 거 같다. 이 영화에서의 액션은 관계를 설명해주기 위한 감정적인 연기에 가까웠다. 화장실에서 호루라기를 부는 장면도 저는 개인적으로 격한 감정씬이라고 생각했고 연기할때도 감정을 끌어올려서 했었다."라며 액션 장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에서 소년의 이미지보다는 신념으로 고뇌하는 한 남자로의 모습을 보여준 최우식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는 "사실 '민재'는 취미가 유도고 유도선수 배경인 인물이다. 그렇게 텍스트로만 인물을 설명하면 저와는 잘 안 어울린다. 제가 완전 신인이고 오디션으로 뽑히는 거였다면 아마 저는 캐스팅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완성된 영화를 보니 텍스트와 다른 민재의 모습이 보여지더라. 제가 '민재'를 최우식화 해서 스크린에서 펼쳐낸 게 가능해서 다행이었다."라며 '유도선수'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캐릭터 구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며 "2022년의 목표가 벌크업이다. 벌크업을 해서 제대로 된 액션도 해보고 싶고, 체형을 변화시켜서 좀 더 다양한 역할을 해 보고 싶다."는 색다른 캐릭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벌크업해서 모두가 '우와~'하는 남성미를 보여주겠다는 건 아니다. 물론 마초적인, 남성적인 모습도 욕심은 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대중들이 좋아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최우식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제 외적인 모습 때문에 저한테 들어오는 역할들이 한정적인 게 있는 것 같다."며 벌크업을 목표로 삼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우식은 "기분이 살짝 묘한게, 비실비실한 이미지, 말을 버벅거리고 잘 못하는게 컨셉인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 그래서 여기서 완전히 달라진 벌크업된 모습으로 나타나면 또 저를 재미있게 봐주실 것 같기도 하다."라며 웃픈 자기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는 "저를 떠올렸을때 어떤 이미지가 있다는 건 좋다. 움짤 같은데서 저를 비실비실하게 강조했던데, 저는 제가 비실비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脫비실의 각오를 다졌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최우식은 현재 TV드라마에서는 첫사랑과의 이별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한 순수한 청년의 모습을, 스크린에서는 정의에 대해 고민하는 강력계 형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해 우리는'을 찍으면서 멜로도 새롭더라. 드라마에서 최우식에게 저런 모습이 있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갖고 싶다. 어떤 역할을 해도 어색하지 않는 배우가 되는 것, 그게 목표다"라며 배우로서의 다음 목표를 밝혔다.

요즘 한국의 콘텐츠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런 관심의 시작에는 당연히 '기생충'이 있었다. 최우식은 이런 현상에 대해 "앞으로가 너무 기대된다"라고 했다. "'기생충' 같은 영화를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하는데 최근들어 조금은 길이 달라졌다는 느낌도 든다. OTT의 힘도 많이 보이고 K-콘텐츠로 인해 과거에 했던 작품에도 흥미를 보여주시는 게 좋더라. 예전에는 시나리오를 볼 때 이런 생각을 아예 못했는데 요즘에는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좋아하지만 외국에서도 좋아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또 요즘은 국내에서 작품을 해도 전 세계 사람들이 쉽게 볼수 있다는 것도 기대되고, 서양 사람들이 자막이 있는 콘텐츠 보는 걸 꺼리지 않는 걸 보면서 앞으로가 더 많이 기대된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한 번 더 만나보고 싶다"며 K-콘텐츠의 성공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밝혔다.

그러며 "되게 의외였던게, '기생충' 끝나고 해외의 콜이 되게 많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 이제는 '헐리우드 드림'이라는 게 덜 한 것 같다. '오징어게임'이 이런 현상에 대한 답인 것 같다. 영어에 대한 부담이 적기에 해외 영화에 대한 욕심도 많았는데 제가 한국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 더 메리트가 있는 역할이어서 오히려 K-콘텐츠를 더 욕심내서 잘 하게 되는것 같다."라며 해외 활동과 관련 달라진 생각도 밝혔다.

최우식은 "이규만 감독님과 조진웅, 박희순, 박명훈, 권율 배우와 함께 정말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영화관에 개봉할 날을 꿈꾸며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했다. 행복한 작업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면 좋겠다."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두 경찰의 이야기 '경관의 피'는 5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