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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 JAPAN TV] 일본 TV 방송 채널별 특징

도쿄를 기준으로 일본에는 국영방송 2개, 민영방송 6개의 채널이 있다. 1번이 ‘NHK종합’, 3번이 ‘NHK교육’, 4번이 ‘니혼TV’, 6번이 ‘TBS’, 8번이 ‘후지TV’, 10번이 ‘TV아사히’, 12번이 ‘TV도쿄’, 14번이 ‘도쿄MX’다. 일본의 경우는 이런 방송 채널마다 고유의 특성을 갖고 있고 이 때문에 대부분 채널을 확인하지 않아도 이게 어느 방송국인지를 방송 내용만 보고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국영방송인 NHK는 종합채널인 1번과 교육채널인 3번을 갖고 있는데, 이 두 채널 모두 화면이 매우 얌전하고 조용한 느낌을 준다. 출연하는 연예인들도 나이가 많은 연예인이거나 아동들 중심으로 매우 교육적이라는 느낌이다.




일단 먹을 게 나오면 4번(니혼TV)

4번인 니혼TV는 일단 채널을 돌리면 7~8할 정도는 먹는 장면이나 요리가 나온다. 니혼TV는 유난히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많은데다가 일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맛집 정보를 소개하거나 요리 관련 인물을 게스트로 초대하는 등 먹는 것과는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채널이다.

본래 니혼TV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모회사인 요미우리신문과 요미우리 방송이 최대 주주인 방송국으로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야구 시합 중계가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요즘 니혼TV는 스포츠 프로그램이 1주일에 2~3개밖에 없을 정도로 스포츠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아동 방송이나 애니메이션도 거의 없고, 다큐멘터리 방송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니혼TV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정보계 프로그램들인데, 이런 정보계 프로그램들이 최근 몇 년 사이의 ‘구루메 열풍’에 의해서 대부분 음식 관련 정보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니혼TV계의 정보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좋은 ‘켄민쇼’를 보면 이런 성향을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켄민쇼는 각 켄민이 나와서 자기 고향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 고향을 자랑하는 식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 고향 자랑’이 대부분 먹는 것으로 채워진다.





일단 먹을 게 나온다면 채널4, 니혼TV.




드라마가 나오고 있다면 6번(TBS)

6번인 TBS는 흔히 ‘드라마 왕국’으로 불린다. 그만큼 TBS에서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언제나 채널을 TBS에 멈추면 드라마 혹은 영화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에 투입하는 예산도 다른 방송국과는 달라서 소위 말하는 ‘대작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후지TV가 트렌디 드라마 중심으로 편성되는 것에 비해서 TBS는 여전히 대작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히 화면이 멋진 드라마는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 이런 장대한 드라마가 일본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없어서 TBS 자체가 위기 상황이다.

여기다 최근 몇 년 동안 연발로 터진 위장보도 문제 등으로 인해서 보도의 신뢰성을 잃은 탓에 덩달아 주력이었던 드라마나 다큐멘터리의 시청률도 크게 떨어져 고전하고 있다. 여기다 시청률 상승에 많은 기여를 하던 인기 아나운서들이 대거 프리랜서로 빠져나가면서 버라이어티의 시청률이 떨어져 사면초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한류 드라마에 투자하고 있다. TBS가 있는 시오도메에 한류 이벤트장을 만들고 한류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해 방영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꽃보다 남자> 한국판과 <대장금> 등이 평일 낮 시간대에 방영되고 있어서 그다지 큰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드라마왕국 TBS의 히트작 <화려한 일족>.




예쁜 아나운서가 나와서 사회를 보고 있다면 8번(후지TV)

후지TV는 우익신문인 산케이신문 계열의 ‘후지산케이그룹’의 계열사지만 방송 자체에 극우적 성향은 그다지 없다. 후지TV를 상징하는 것은 바로 ‘버라이어티’, 즉 ‘쇼프로’다. 후지TV는 편성된 방송의 1/3이 버라이어티일 정도로 버라이어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퀴즈 프로그램인 <헥사곤II>의 히트로 퀴즈와 버라이어티를 혼합한 퀴즈 버라이어티 쇼를 중심으로 시청률의 절대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버라이어티는 대부분 인지도 높은 남성 연예인과 자사의 미녀 아나운서가 함께 진행하는 형태다. 그래서 채널을 돌리다가 퀴즈 프로를 하고 있다면 8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후지TV의 간판 프로그램인 <스마스마>의 경우 SMAP 멤버가 게스트들에게 요리를 만들어주는 코너인 ‘비스트로 스마’가 10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얻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지TV의 버라이어티에는 그다지 먹을 것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한편으로 후지TV는 드라마에도 강하다. 드라마 왕국인 TBS가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3~4년 전부터 후지TV의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트렌디 드라마 중심이던 라인업을 크게 개선해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조금 특이한 것은 다른 방송사와 달리 후지TV는 낮 시간대에 자사의 히트 드라마들의 재방송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낮에 TV를 틀었는데 드라마가 나오고 있다면 이것 역시 8번이라고 할 수 있다.





퀴즈 버라이어티인 <헥사곤II>, 버라이어티라면 후지TV다.




심야에 저질 쇼프로가 나오고 있다면 10번(TV아사히)

TV아사히는 아사히신문의 계열사로 본래 보도 중심의 채널이다. TV아사히는 유난히 보도 프로그램이 많아서 매일 5시간 이상씩 뉴스를 방영한다. 특히 저녁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에 걸쳐서 방영되는 <보도 스테이션>은 일본 보도 프로그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일본 내에서는 예능으로 성공하고 싶은 아나운서는 후지TV에, 보도로서 성공하고 싶은 아나운서는 TV아사히에 취업하는 게 정석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TV아사히가 공교롭게도 심야 시간대만 되면 저질 쇼프로를 방영하는 것으로 명성을 떨치는 곳이기도 하다. 다른 방송사의 버라이어티가 대부분 정보제공을 통해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내서 웃음을 자아내는 등의 형태인데 반해서 TV아사히의 버라이어티는 가장 수준 낮은 저질 개그나 사람을 마구 괴롭히는 등으로 웃음을 자아내 시청자를 사로잡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런던하츠>나 초난강이 진행하는 <풋!스마>, 가렛지세일이 진행하는 <아도레나 가렛지>, 아이돌 괴롭히기가 주 내용인 <쿠사노 키드>, 일단 여성 출연자가 나오면 벗고 시작한다는 <사마즈X사마즈>, 먹는 것을 갖고 출연자를 괴롭혀서 웃기는 게 주목적인 <갑자기! 황금전설> 등 대부분의 버라이어티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그다지 교육적이거나 건전하지는 않다. 심야에 채널을 돌리다가 저질 쇼프로가 나온다면 볼 것도 없이 10번이라고 할 수 있다.





보도, 뉴스라고 한다면 TV아사히. 하지만 심야가 되면 저질 쇼프로 전문 채널로 돌변한다.




골든 타임인데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있다면 12번(TV도쿄)

일본은 NHK, 니혼TV, TBS, 후지TV, TV아사히까지 5개의 방송국이 소위 말하는 메이저 방송국이다. TV도쿄에서 방영을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로컬 방송, 즉 지역민방이다. 하지만 인구 3천만, 수도권까지 합치면 5천만을 넘는 시청자층을 갖고 있는 만큼 지역민방이라고는 해도 상당히 큰 방송국이다.

TV도쿄의 가장 큰 특징은 애니메이션을 유난히 많이 방영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는 시간대가 골든 시간대는 물론, 아침, 낮, 심야 등 시간대를 가리지 않는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나 <케로로 중사> <포켓 몬스터> <디지몬>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TV애니메이션 대부분이 TV도쿄를 통해 방영된 작품들이다.

애니메이션 이외의 방송은 2/3가 정보 방송이다. 특히 도쿄의 지역민방인 만큼 지역 정보를 전달하는 방송이 많이 편성되어 있다. 또한 아무래도 마이너 방송국이다 보니 AV배우(포르노 배우)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하고, 드라마에 주연으로 나오기도 한다. 심지어는 AV배우들만이 출연하는 버라이어티 방송을 방영하기도 하는 곳이 TV도쿄다. 10여 년 전만 해도 브래지어를 벗고 가슴을 보여주는 등 노출 수위가 지나치게 높은 자극적인 프로그램도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매우 점잖아진 편이다.

근래에 와서는 간판 여성 아나운서인 ‘오오하시 미호’의 인기를 등에 업고 그녀가 진행하는 다양한 버라이어티들이 시청률 상승에 기여하면서 애니메이션 전문 방송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골든 타임에도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TV도쿄.




싼 티 나는 방송이 나온다면 14번(도쿄MX)

공중파 채널로서는 가장 늦게 생긴 14번 도쿄MX. 공중파 방송이기는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케이블TV처럼 생각하는 마이너 채널이다. 이 채널의 특징은 타 방송국의 과거 인기 작품들의 재방송이 많다는 점이다.

도쿄MX는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2/3가 정보 프로그램이다. 가장 적은 제작비로 긴 시간을 커버할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이나 우리의 와 같은 아마추어리즘이 강한 정보 전달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그런 와중에 특이할 만한 점은 유달리 다큐멘터리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TBS처럼 고급스러운 다큐멘터리를 내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볼 만한 내용의 다큐멘터리가 많이 방영된다는 점 때문에 도쿄MX의 마니아 팬층은 두터운 편이다. 글 김상하(프리라이터)





뉴스건 버라이어티건 음악 방송이건 싼 티 나 보이는 화면이 나온다면 채널 14번을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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