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괴롭히며 연기하고 공부하는 편이에요. 제 것을 보고서 아직 만족감을 느껴본 적 없어요. 채찍질을 자주 해서 가끔은 자존감이 낮아질 때도 있으니까요. 역할을 이해하고 입히는 과정은 항상 어렵죠. 앞으로도 만족감에 젖으면 절대 안 될 대목이기도 하고요."
배우 배인혁(나이 22세)이 '엑스엑스(XX)'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대니라는 역할에 온전히 스며든 덕분이다. 직업을 탐구하고, 처지를 상상하며, 서사를 읊었다. 실제 제모습과 다른 부분은 역지사지 입장을 바꿨고, 공감 가는 대목은 감정을 증폭시켜 대입했다. 모두 마친 후에는 오답노트를 써내려간 그다. 결국 연출진이 요구한 대니보다 "대니스럽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쓸만한 배우, 볼만한 배우임을 입증한 셈이다.
MBC·플레이리스트 공동제작 웹드라마 '엑스엑스'(극본 이슬·연출 김준모)의 일등공신을 꼽자면, 배인혁을 빼놓을 수 없다. 업계 최고 바텐더가 주변 커플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랑에 대한 상처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고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 'XX'가 배경이었다. 방영 3주 만에 누적 조회 수 1500만 건(각 플랫폼 합산)을 기록하며 대박 홈런을 쳤다.
극중 배인혁이 연기한 박단희는 닉네임 '대니'로 활동하는 바텐더였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훈훈한 외모와 수려한 입담을 장착한 인기 직원으로, 윤나나(하니)를 사랑해 우직한 키다리 아저씨 포지션을 자처한 인물. 짠내 나는 짝사랑으로 시청자의 공감을 샀고, 온화한 카리스마로 마니아층을 두텁게 쌓았다. 종국에는 사랑을 쟁취해 박수 받기도.
배인혁은 '엑스엑스' 오디션 당시 "연출진이 상상한 대니의 모습과 내가 가장 가까워 캐스팅을 결심하셨다고 하시더라. 대니라는 인물의 방향만 제시해주셨다. 이후 디테일은 내 몫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연기를 하는 내가 직접 대니를 그려 나아가길 바라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곧장 배인혁은 가장 대니다운 대니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먼저 역할의 서사를 들여다본 배인혁. 그는 "야구선수 출신이더라. 다른 학생들에 비해 운동부 친구들은 이성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니 감정 표현에 있어 서툴 것이라고 설정했다"며 "극중 윤나나를 2년간 짝사랑하면서도 겉으로 티를 내지 않는다. 진득하게 상대를 기다리지만, 그 와중 부담을 절대 주지 않는 인내심 깊은 성격으로 이해하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배인혁이 추가한 디테일 하나는 야구선수다운 '직구'였다. 그는 "이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건 서툴지만, 주종목 야구를 빗대어 직구를 날리기도 한다. 대니는 자신의 진심을 꼭 말해야 할 타이밍에서는 야구 용어를 섞어가며 자신 있는 눈빛으로 말한다"며 "말보다는 눈빛이 앞서는 걸 연기로 그려냈어야 했다. 조금 어려웠지만,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 있어 자양분이될 만한 접근이었다"고 설명했다.
외양을 위해 직업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배인혁은 "바텐더 역할을 맡고서 한 달 전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하니 누나와 함께 바(BAR)에 찾아가 선생님들에게 직접 배웠다. 정말 어렵더라. 섬세한 손기술에 따라 술맛의 한 끗이 좌우된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며 "손님으로도 찾아가 보고, 그들의 일상을 지켜봤다. 단순히 술을 섞어 판매하는 직업이 아니더라. 손님응대를 하고, 술을 제조하는 과정에서의 몸짓을 연구했다. 유독 손이 눈에 띄는 직업이었다. 네일아트샵에 처음 가봤다"고 전했다.
배인혁 본인의 선택과 대니의 선택을 비교해 온 마음으로 이해하려 골머리를 싸매기도 했다. 그는 "실제 내 성격과 비교하자면, 사랑하기 전 타인의 감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대니에게 공감됐다. 나 역시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상대가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다. 부담을 느끼는 게 싫어 섣부르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 지점에서는 빠르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아직까지 대니와 같은 상황이나 처지에 처해본 경험은 없었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상대의 바람을 용서 혹은 복수할 기회는 없던 것"이라며 "대니의 서사와 생각을 읽으니 경험과는 별개로 이해가 됐다"고 덧붙였다.
상대 배우와의 발걸음도 맞춘 배인혁이다. 하니에 대해 물으니 '최고'였단다. 그는 "정말 좋았다. 최고의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라는 게 있지 않나. 하니라는 사람에게 배울 점은 아주 많다. 연기 경력을 떠나 업계에 나보다 훨씬 오래 몸담은 선배다. 배우 일은 우리 모두 시작하는 단계라, 열정이 아주 뜨겁다는 교집합이 있었다"며 "서로의 생각에 중간지점을 찾는 과정이 아주 편안했다. 매일 서로의 역할 이름을 부르며 푹 빠져 호흡했다"고 전했다.
배인혁은 그렇게 제격의 대니를 완성시켰다. 날이 갈수록 화제성이 높아졌고, 호평이 쏟아졌다. 인기를 체감했을까 싶어 가장 흐뭇했던 기억을 물으니, 이 역시 온통 대니에 초점을 맞춘 대답이었다. 배인혁은 "방송이 진행된 중간 즈음에 작가님께서 촬영 현장에 찾아온 적이 있다. 나에게 '대니를 가장 대니스럽게 표현해줘서 고마워. 내가 상상하던 대니보다 더 대니의 모습에 가까워'라고 하시더라. 진짜 기분 좋은 칭찬이었다"고 자랑했다.
주어진 역할에 곱절을 얹어 보답한 셈이다. 기대 이상의 결과물은 시청자의 호응을 유발했고, 전체의 흥행을 이끌었다. 연출진 입장에서는 단연 쓸만한 배우다. 그럼에도 배인혁은 오답노트를 잊지 않았다. 그는 "많은 사랑받았지만, 연기자 아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내 연기가 조금 아쉬웠다"며 "고백 장면, 분노 연기 등 감정의 폭이 조금 더 깊고 디테일한 선이 보였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시원 섭섭은 어울리지 않는다. 눈에 밟히는 작품"이라고 토로했다.
"그렇게 꿈꾸던 직업 안에서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워요. 그래서 경중을 따지지 않는 꾸준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편안하고 안정적인 그런 배우요. 틈 없이 연기하는, 선택과 표현에는 과감한 그런 연기할게요."
배우 배인혁(나이 22세)이 '엑스엑스(XX)'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대니라는 역할에 온전히 스며든 덕분이다. 직업을 탐구하고, 처지를 상상하며, 서사를 읊었다. 실제 제모습과 다른 부분은 역지사지 입장을 바꿨고, 공감 가는 대목은 감정을 증폭시켜 대입했다. 모두 마친 후에는 오답노트를 써내려간 그다. 결국 연출진이 요구한 대니보다 "대니스럽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쓸만한 배우, 볼만한 배우임을 입증한 셈이다.
MBC·플레이리스트 공동제작 웹드라마 '엑스엑스'(극본 이슬·연출 김준모)의 일등공신을 꼽자면, 배인혁을 빼놓을 수 없다. 업계 최고 바텐더가 주변 커플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랑에 대한 상처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고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 'XX'가 배경이었다. 방영 3주 만에 누적 조회 수 1500만 건(각 플랫폼 합산)을 기록하며 대박 홈런을 쳤다.
극중 배인혁이 연기한 박단희는 닉네임 '대니'로 활동하는 바텐더였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훈훈한 외모와 수려한 입담을 장착한 인기 직원으로, 윤나나(하니)를 사랑해 우직한 키다리 아저씨 포지션을 자처한 인물. 짠내 나는 짝사랑으로 시청자의 공감을 샀고, 온화한 카리스마로 마니아층을 두텁게 쌓았다. 종국에는 사랑을 쟁취해 박수 받기도.
배인혁은 '엑스엑스' 오디션 당시 "연출진이 상상한 대니의 모습과 내가 가장 가까워 캐스팅을 결심하셨다고 하시더라. 대니라는 인물의 방향만 제시해주셨다. 이후 디테일은 내 몫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연기를 하는 내가 직접 대니를 그려 나아가길 바라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곧장 배인혁은 가장 대니다운 대니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먼저 역할의 서사를 들여다본 배인혁. 그는 "야구선수 출신이더라. 다른 학생들에 비해 운동부 친구들은 이성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니 감정 표현에 있어 서툴 것이라고 설정했다"며 "극중 윤나나를 2년간 짝사랑하면서도 겉으로 티를 내지 않는다. 진득하게 상대를 기다리지만, 그 와중 부담을 절대 주지 않는 인내심 깊은 성격으로 이해하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배인혁이 추가한 디테일 하나는 야구선수다운 '직구'였다. 그는 "이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건 서툴지만, 주종목 야구를 빗대어 직구를 날리기도 한다. 대니는 자신의 진심을 꼭 말해야 할 타이밍에서는 야구 용어를 섞어가며 자신 있는 눈빛으로 말한다"며 "말보다는 눈빛이 앞서는 걸 연기로 그려냈어야 했다. 조금 어려웠지만,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 있어 자양분이될 만한 접근이었다"고 설명했다.
외양을 위해 직업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배인혁은 "바텐더 역할을 맡고서 한 달 전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하니 누나와 함께 바(BAR)에 찾아가 선생님들에게 직접 배웠다. 정말 어렵더라. 섬세한 손기술에 따라 술맛의 한 끗이 좌우된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며 "손님으로도 찾아가 보고, 그들의 일상을 지켜봤다. 단순히 술을 섞어 판매하는 직업이 아니더라. 손님응대를 하고, 술을 제조하는 과정에서의 몸짓을 연구했다. 유독 손이 눈에 띄는 직업이었다. 네일아트샵에 처음 가봤다"고 전했다.
배인혁 본인의 선택과 대니의 선택을 비교해 온 마음으로 이해하려 골머리를 싸매기도 했다. 그는 "실제 내 성격과 비교하자면, 사랑하기 전 타인의 감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대니에게 공감됐다. 나 역시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상대가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다. 부담을 느끼는 게 싫어 섣부르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 지점에서는 빠르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아직까지 대니와 같은 상황이나 처지에 처해본 경험은 없었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상대의 바람을 용서 혹은 복수할 기회는 없던 것"이라며 "대니의 서사와 생각을 읽으니 경험과는 별개로 이해가 됐다"고 덧붙였다.
상대 배우와의 발걸음도 맞춘 배인혁이다. 하니에 대해 물으니 '최고'였단다. 그는 "정말 좋았다. 최고의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라는 게 있지 않나. 하니라는 사람에게 배울 점은 아주 많다. 연기 경력을 떠나 업계에 나보다 훨씬 오래 몸담은 선배다. 배우 일은 우리 모두 시작하는 단계라, 열정이 아주 뜨겁다는 교집합이 있었다"며 "서로의 생각에 중간지점을 찾는 과정이 아주 편안했다. 매일 서로의 역할 이름을 부르며 푹 빠져 호흡했다"고 전했다.
배인혁은 그렇게 제격의 대니를 완성시켰다. 날이 갈수록 화제성이 높아졌고, 호평이 쏟아졌다. 인기를 체감했을까 싶어 가장 흐뭇했던 기억을 물으니, 이 역시 온통 대니에 초점을 맞춘 대답이었다. 배인혁은 "방송이 진행된 중간 즈음에 작가님께서 촬영 현장에 찾아온 적이 있다. 나에게 '대니를 가장 대니스럽게 표현해줘서 고마워. 내가 상상하던 대니보다 더 대니의 모습에 가까워'라고 하시더라. 진짜 기분 좋은 칭찬이었다"고 자랑했다.
주어진 역할에 곱절을 얹어 보답한 셈이다. 기대 이상의 결과물은 시청자의 호응을 유발했고, 전체의 흥행을 이끌었다. 연출진 입장에서는 단연 쓸만한 배우다. 그럼에도 배인혁은 오답노트를 잊지 않았다. 그는 "많은 사랑받았지만, 연기자 아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내 연기가 조금 아쉬웠다"며 "고백 장면, 분노 연기 등 감정의 폭이 조금 더 깊고 디테일한 선이 보였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시원 섭섭은 어울리지 않는다. 눈에 밟히는 작품"이라고 토로했다.
"그렇게 꿈꾸던 직업 안에서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워요. 그래서 경중을 따지지 않는 꾸준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편안하고 안정적인 그런 배우요. 틈 없이 연기하는, 선택과 표현에는 과감한 그런 연기할게요."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iMBC 서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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