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액시트'로 생애 첫 타이틀롤 뿐 아니라 역대급 액션을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배우 임윤아를 만났다. 임윤아는 영화 '공조'를 통해 잘생긴 북한군인(현빈 분)에게 홀딱 반한 능청맞은 금사빠 처제 연기로 영화 배우로의 가능성을 점친 바 있다. 당시에도 코믹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짧은 등장이지만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임윤아는 이번에는 본격적인 재난 영화에서 고난도 클라이밍 액션 뿐 아니라 쉼없는 질주 액션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르의 여배우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Q.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는데, 연기도 정말 인상적이더라. 완성본을 본 소감은 어떤가?
A. 제 연기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현장에서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Q. 영화에서 선보인 클라이밍 실력도 대단한 것 같고 달리기도 제법 잘 하시더라. 이런 고난도의 액션을 훌륭하게 잘 소화해 낸 비결은 무엇인가?
A. 다 카메라 앵글과 편집의 힘이다. (웃음) 이 영화가 세상 어떤 일도 쓸모 없는 건 없다는 걸 보여준거 같다. 영화를 통해 클라이밍에 매력도 느꼈다. 전신운동이더라. 하지만 평소에는 필라테스나 PT도 조금씩 하고 있는 편이다. 정말 중요한건 체력 같더라. 살아가는데나 재난 상황에서나 어떤 상황이어도 가장 중요한건 체력인것 같아서 운동을 좀 더 취미삼으려고 생각한다. 제가 극 중에 뛰는 장면이 많았는데 현실적으로 저는 장거리보다는 단거리에 강한 것 같다. 어릴때 부터 춤을 췄던 게 영화 찍으면서 몸 쓰는 장면들에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Q. 이번 영화를 통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 다 어울리는 배우임을 입증해 냈다. 연기를 위해 어떤 부분에 노력했으며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어 연기했나?
A. 연기 연습은 사실 연습생 시절과 데뷔 초에 집중적으로 했었고 '공조'나 'THE K2'를 할 때는 혼자 공부 하면서 현장에서 감독님과 배우들과 이야기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예전에 배웠던 기본기들이 많이 도움이 되어서 지금 연기하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는 딱 한가지만 생각했다. ''의주'(극중 윤아가 연기한 캐릭터 이름) 스럽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거나, 예뻐보일까 안 예뻐보일까 하는 생각이나 뭘 내려 놔야겠다, 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의주의 감정으로 온전히 상황을 받아들이려 했다.
Q. 걸그룹 '소녀시대'에서도 센터였고, 계속해서 주목받는 입장에 오랫동안 있었다. 연기를 시작한지도 꽤 오래 되었는데 영화를 이제 시작하게 된건 다소 늦은것 같다. 이유가 있었나?
A. 2년 전 '공조'가 제 첫 영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드라마 쪽이 더 많았었다. 영화쪽 제안들도 있었지만 나이대가 맞지 않거나 너무 낯선 모습을 요하는 캐릭터에 대한 제안이 있어서 그 동안은 못하다가 '공조'때 제가 해보고 싶고 재미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Q. 얼마전 영화 '걸캅스'에 출연했던 소녀시대 멤버 수영씨도 다소 파격적인 모습으로 출연했었는데 어찌보면 소녀시대 멤버들의 영화쪽 행보는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멤버들끼리 그런 공감은 없었는가?
A. 소녀시대 멤버로서 예전에는 무대위에서 화려한 모습들만 보여드렸었는데 나이 먹으면서 사람냄새 나고 친근감 있게 하기 위한 것들이 연기 뿐 일상 생활에도 있다. 우리가 성숙해 진 것도 있고, 그때에는 어색했지만 경험도 쌓이고 나이도, 시간도 지나다 보니 오히려 지금 더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보여여지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멤버들끼리는 지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너무 익숙해서 "그냥 너 같던데?"라고 서로의 연기에 대해 평가하는데, 그런 모습들에 새롭다고 해 주시는 관객들의 평기 우리에게는 오히려 더 신선하고 새로웠다.
Q. 영화 속에서 울먹이는 모습은 어찌보면 조금 망가지는 모습이 될 수도 있는데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망설이지 않았나?
A. 예전에는 모든 걸 다 너무 너무 잘하려고 했었다. 저를 너무 괴롭혀서 힘들기도 했었는데 요즘들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못 할수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순간마다 최대치의 최선을 다 하면 후회는 없을거라는 생각을 갖고 하다보니까 결과물을 보면 스스로도 납득이 되더라. 예전 같으면 '사람들이 또 캡쳐 하는 거 아냐?'라며 은근 신경을 썼을텐데 이제는 '연기하면 저럴수도 있지뭐'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 대충 만족하고 넘어 갔다면 대중들은 그 결과물로만 저를 평가할텐데, 최선을 다 하지 않는다면 속상하고 억울할 것 같더라.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려 한다. 아쉬움 남기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Q. 만약 소녀시대 그룹의 멤버가 아니고, 그냥 의주처럼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은가? 이런 상상은 해 봤나?
A. 종종 해본다. 제가 SM의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아마도 외국 유학을 가서 언어 공부를 하던지, 요리나 베이킹에 관심이 있다보니 그런 쪽으로 공부를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요즘들어 특히나 그 동안 바빠서 못했던 걸 해보려고 하는 중이다. 예전에는 여행도 가족들과만 갔었는데 이번에는 친구들과 기차여행도 가 봤고, 예전엔 항상 주변을 신경 쓰느라 프라이빗한 곳에서만 밥을 먹었는데 이제는 좀 편하게 다닌다. 중국어 언어 시험도 준비하고 있고 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한다. 이런 소소한 소망이 있는 일상들을 해 가는 과정에서 충전되는 게 많더라. 그 동안은 워낙 연예활동의 비율이 높았으니까 지금에라도 워라벨을 잘 맞춰보려고 하는 중이다.
Q. 올해로 서른살이 되었다. 서른이 된 소감은 어떤가?
A. 서른이 되고 나니 여유로와 졌다. 오히려 작년이 더 힘들었다. 남들이 아홉수가 있다고 해도 설마 나도 그렇겠어 했는데 진짜 힘들더라. 생각도 많아지고 가치관도 변하는 시기여서 더 그랬던건지... 어떤 사건이 있어서는 아니고 새삼스럽게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지난 해에 많았고 그 덕에 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부터, 활동을 하면서 워라벨을 맞춰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 그렇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과 여유를 작년부터 만들어 왔다. 그렇게 저를 돌아보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올해가 되니까 훨씬 편해졌다. 작년에 주변에서는 제가 사춘기 시절에 너무 활동하느라 바빠서 이제서야 사춘기를 겪는거 같다고도 말씀하시더라.
Q. 20대의 소녀시대와 달리 이제 30살이 된 소녀시대 멤버 윤아로서, 또 배우 윤아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A. 30대에도 여전히 소녀시대로 가수 활동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긴 하겠지만, 또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제가 하고 싶은 걸 많이 하며 보내는 시간이고 싶고 또 원하는 걸 할 수 있도록 에너지가 꾸준했으면 좋겠다. 원래 제가 큰 그림을 그리고 달려가기 보다는 바로 앞에 닥친 일들을 헤쳐가는 편이다. 그래서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거창하게 답할 게 없긴 한데, 제약이나 한계를 스스로 두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해가겠다.
Q.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
A. 어려운 질문이다. 음... 또 보고 싶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시간이 많이 지나도 또 보고 싶거나 궁금하다는 느낌이 되고 싶다.
한편 임윤아와 조정석이 열연한 영화 '액시트'는 내일 개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