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에서 연교 역할로 똑부러지지만 이상하게 사람을 잘 믿는 부잣집 사모님을 연기한 조여정을 만났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서 보여줬던 차분하고 도도한 모습과 다른 낯설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스크린을 종횡무진한 조여정은 그야말로 ‘새로운 발견’이었다.
Q. 봉준호 감독과는 어떤 인연으로 ‘기생충’을 함께 하시게 되었나?
A. 그냥 연락이 왔었다. 보통 감독님들의 전작을 보면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봉감독님 작품 속 인물들을 생각해 보면 저와 좀 멀어 보였다. 그래서 상상도 못했었다. 그나마 제가 나이가 들어서 엄마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이었다.
Q.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A. 기우의 입장에서 서술된 시나리오는 너무 안쓰럽고 가슴이 아팠다. 처음에는 기우 입장에 빠져서 봤었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제가 연기한 연교 입장에서 읽어보니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해야 이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 여자가 어떤 여자여야 할까? 싶어서 고민이 많았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는, 제 삶과 무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니까 그때부터는 무섭더라. 늘 작품 할 때는 무섭다. 프로젝트의 크기나 영화, 드라마에 상관없이 어떤 작품을 들어갈 때는 이 사람을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고, 이번에도 똑같았다.
Q. 개인적으로는 연교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런 역할을 조여정이라는 배우가 했다니 싶어서 의외성도 있었고, 의외였지만 또 너무 자연스럽게 잘 해서 놀랍기도 했다. 봉감독님은 ‘인간중독’에서의 연기를 보고 캐스팅 하게 되셨다고 하더라.
A. 맞다. 약간 맹하기도 한 그런 모습은 ‘인간중독’에서 처음 했었고 당시에 그런 모습을 연기하는게 신나고 좋았었다. 기존 작품에서 보여드렸던 모습이 아니었고, 계속 똑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고 있는 것이니 좋게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했던 작품들에 항상 고마워 한다. 연교의 독특한 말투는 “왜 이럴 때 있잖아요~”라고 봉감독님이 이야기를 해 주시는 걸 듣고 힌트를 얻었다. 봉감독님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정말 쉽게, 머리에 빨리 와 닿게 말씀해 주시고, 설득력 있게 재미있게 잘 이야기 해 주시는 편이다.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머리로 확 알겠더라. 영화를 보신 분들은 낯선 모습이라고 하시지만 사실 제 지인들은 다 아는 저의 모습이기도 하다. 실제 저의 1/10만 나온 거 같다고들 하더라. (웃음) 실제로 말할 때의 호흡이나 추임새 등은 연교와 실제 저는 비슷하다. 드라마나 영화 이야기를 할 때도 줄거리를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연기를 흉내 내며 하게 되는데 지인들은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니까 연교와 비슷하다고 하시는 것 같다.
Q. 실제 조여정과 연교의 공통점이 또 있나?
A. 그 외에는 글쎄… 다른 점이 더 많다. 연교는 이면이 없고 심플한 성격인데, 저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피곤한 타입이다. 그리고 연교처럼 잘 속지 않는다.
Q. 연교를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에 제일 신경을 많이 쓰셨나?
A. 연교는 어떤 문제이건 이면 없이 깨끗하게 그 순간에 집중하는 여자다.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했어야 했다. 그래서 연기할 때 기택 가족에게 엄청 집중했다. 나의 답은 이 사람들에게 있다고 생각했고, 이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건 나는 다 믿을 거라 생각하고 그들에게 최선을 다해 집중했다. 엄청나게 집중했던 것 같다. 선배님과 배우들의 연기가 엄청났다. 보는 순간 이미 기우네 가족들이었다. 이미 김기사고 제시카고 캐빈이었다. 너무 당연하게 믿어질 정도여서 연기가 힘들지 않았다. 영화 자체가 기우로 인해 많이 와 닿아서 기우네 가족에게 감정이입이 굉장히 많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안쓰러움이 많이 가더라. 오죽하면 저럴까 싶었다. 너무 천연덕스럽게 온갖 일들을 다 하지만 또 그 가족에게 좋은 일만 생기지 않아서 더 이 가족에게 마음이 쓰이더라.
Q.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A. 다들 이번에 처음 작업했던 배우들과 감독님이었는데 너무 좋았다. 현장에서 배울 게 많았고, 선배님들에게도 놀랬고 최우식, 박소담의 배우들도 훌륭하더라. 송강호 선배의 팬이자 후배로서 간결하게 써 있는 장면을 선배님이 현장에 연기하는 걸 직접 보는데, 역시 기택의 심리가 다 설명되는 그런 연기를 펼쳐 내시더라. 정말 대단하셨다. 작년 한해 동안 영화를 찍으면서 마치 합숙하는 연기 학교를 갔다 온 것 같았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털어 놓게 되고, 서로 이야기도 많이 했었다. 이래서 선배님들과 하는 작업이 좋고 할수록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더라. 조금씩 더 나아지고 싶다. 작품이 하나 끝나면 이상하게 잘못한 것만 남고 흠결만 보이게 되더라. 다음 작품에는 이게 좀 적었으면 좋겠다.
Q. 이션균과의 부부 호흡은 어땠나?
A. 이선균은 정말 성격이 좋고 재미있으신 분이더라. 재치가 있으셔서 금방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이래서 좋은 여배우들과 로맨틱코미디를 하셨었구나 싶더라. 실제 아이들의 아빠이기도 해서 현장에서 많이 의지가 되었다. 슛 들어가면 바로 박사장으로 보여서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박사장이 혼자서 이야기 하는 장면인데 저도 모르게 추임새가 나와서 옆에서 이야기 하는 걸 거들게 되더라. 그런게 바로 이선균의 힘인 것 같더라. 같이 연기하는 배우의 리액션을 저절로 끄집어 내는 능력이 있는 배우였다.
Q. 연교가 승용차 안에서 조수석 등받이에 발을 올리는 장면은 의외였다. 연교 답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도 저런 게 은교의 본색인가 싶기도 하더라.
A. 연교는 너무 형식적인 예의로 무장되어 있는 사람이다. 일하시는 ‘분’이라고 예의 있게 말은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지점이 있는 사람인데 그걸 드러내는 장면이어서 그 장면이 좋았다. 기택이 한껏 예민해져 있는 상황인데 연교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 시끄러운 웃음소리, 대사의 내용 하나하나가 기택을 자극하는 과정이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연교의 대사나 한껏 톤업된 목소리가 짜증나던데 그런 게 기택을 조여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Q. 칸에 가셨던 소감은 어떠셨나?
A. 좋은 작품으로 가니까 너무 좋더라. 처음 가게 된 영화제가 좋은 팀과 좋은 감독, 배우와 같이 작업했던 작품이고 팀웍도 좋았던 작품이라 훨씬 더 의미 있었다. 처음으로 뤼미에르 극장에 들어가니 너무 좋더라. 이미 기술 시사 때 영화를 한번 봤었고 그날은 두 번째 보는 날이었는데 두 번째 보게 되니까 또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더라. 이야기의 전개를 쫒아 가면서 보다 보니까 잠깐 동안 그 곳이 뤼미에르 극장이라는 걸 잊을 정도였다. 처음 본 관객처럼 ‘어머머머’ 이러면서 리액션도 하고 즐기면서 영화를 봤는데 끝나고 나니까 ‘아, 여기가 칸이었지!’ 싶더라. 많은 분들이 박수를 쳐 주셨는데 저는 옆에 계신 선배님, 감독님께 박수를 쳐 드렸다.
Q. 영화 보면서 연교가 나오는 장면마다 웃음이 터졌었는데 외국 관객의 반응은 어땠나?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 지도 궁금하다.
A. 한국 관객의 경우 다들 너무 재미있다고 하시더라. 저의 지인들의 경우는 저를 자랑스러워 하는 게 너무 좋았다. 긴 말 없이 진심 어린 축하를 해 주는게 고마웠다. 연교의 경우 대사에서 중간중간 영어를 섞어서 말하는데 한국 관객들은 잘 속아 넘어가는 것도 웃기고 그 와중에 영어를 쓰는게 웃기다는 관점이었는데 외국인의 경우는 영어의 내용 자체가 재미를 주는 것 같더라. 한국 관객도 외국 관객도 모두 똑 같은 포인트에서 웃는게 신기했다. 외국 관객은 좀 더 상황 자체를 즐기고 좋아해 주신 것 같다.
Q. 이번 영화 ‘기생충’과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을 통해 조여정이라는 배우를 새롭게 본 기회가 된 것 같다. 너무 좋은 연기를 펼쳤던 배우인데 좀 늦게 빛을 보는 것 같다. 배우는 한결같이 연기를 잘 하지만 그게 반짝 빛이 나려면 감독이 누구냐도 중요한 것 같고 어떤 작품이냐도 중요한 것 같다.
A. 매번 내가 원하는 무대에만 오를 수는 없다. 어떤 무대를 만나더라도 내가 선택한 것이라면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만나지게 되고 인연이 된 거니까 어느 한쪽이 나를 어떻게 해 주길 바라기 보다는 서로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본다.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이 걸려 만들게 되는 작품들이나. 나의 어떤 한 해를 대표할 작품이기 때문에 작품들은 내 시간의 전부다. 그에 대한 책임이 크다. 나이가 들수록 그냥 보내지는 시간이면 안될 것 같다. 저의 연기에 대해 많이 안 봤던 모습, 처음 보는 모습으로 봐주시는 게 너무 뿌듯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연기를 하는 건데 저의 이런 모습도 보고 좋아해줄 수 있다면 너무 신날 것 같다. 새로운 모습을 짠 하고 보여드렸는데 관객이 “뭐 별루~”이러면 많이 위축된다. 하지만 좋아해 주신다면 진심, 진짜 신이 난다.
Q. 조여정의 팬들에게 영화 ‘기생충’을 홍보하자면?
A. 지난 1월부터 지지난주까지 찍었던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서의 서은주와 2018년에 열심히 찍었던 ‘기생충’의 은교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다.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조여정의 또 다른 모습을 봐주시면 좋겠다.
Q. 봉준호 감독과는 어떤 인연으로 ‘기생충’을 함께 하시게 되었나?
A. 그냥 연락이 왔었다. 보통 감독님들의 전작을 보면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봉감독님 작품 속 인물들을 생각해 보면 저와 좀 멀어 보였다. 그래서 상상도 못했었다. 그나마 제가 나이가 들어서 엄마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이었다.
Q.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A. 기우의 입장에서 서술된 시나리오는 너무 안쓰럽고 가슴이 아팠다. 처음에는 기우 입장에 빠져서 봤었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제가 연기한 연교 입장에서 읽어보니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해야 이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 여자가 어떤 여자여야 할까? 싶어서 고민이 많았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는, 제 삶과 무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니까 그때부터는 무섭더라. 늘 작품 할 때는 무섭다. 프로젝트의 크기나 영화, 드라마에 상관없이 어떤 작품을 들어갈 때는 이 사람을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고, 이번에도 똑같았다.
Q. 개인적으로는 연교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런 역할을 조여정이라는 배우가 했다니 싶어서 의외성도 있었고, 의외였지만 또 너무 자연스럽게 잘 해서 놀랍기도 했다. 봉감독님은 ‘인간중독’에서의 연기를 보고 캐스팅 하게 되셨다고 하더라.
A. 맞다. 약간 맹하기도 한 그런 모습은 ‘인간중독’에서 처음 했었고 당시에 그런 모습을 연기하는게 신나고 좋았었다. 기존 작품에서 보여드렸던 모습이 아니었고, 계속 똑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고 있는 것이니 좋게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했던 작품들에 항상 고마워 한다. 연교의 독특한 말투는 “왜 이럴 때 있잖아요~”라고 봉감독님이 이야기를 해 주시는 걸 듣고 힌트를 얻었다. 봉감독님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정말 쉽게, 머리에 빨리 와 닿게 말씀해 주시고, 설득력 있게 재미있게 잘 이야기 해 주시는 편이다.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머리로 확 알겠더라. 영화를 보신 분들은 낯선 모습이라고 하시지만 사실 제 지인들은 다 아는 저의 모습이기도 하다. 실제 저의 1/10만 나온 거 같다고들 하더라. (웃음) 실제로 말할 때의 호흡이나 추임새 등은 연교와 실제 저는 비슷하다. 드라마나 영화 이야기를 할 때도 줄거리를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연기를 흉내 내며 하게 되는데 지인들은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니까 연교와 비슷하다고 하시는 것 같다.
Q. 실제 조여정과 연교의 공통점이 또 있나?
A. 그 외에는 글쎄… 다른 점이 더 많다. 연교는 이면이 없고 심플한 성격인데, 저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피곤한 타입이다. 그리고 연교처럼 잘 속지 않는다.
Q. 연교를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에 제일 신경을 많이 쓰셨나?
A. 연교는 어떤 문제이건 이면 없이 깨끗하게 그 순간에 집중하는 여자다.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했어야 했다. 그래서 연기할 때 기택 가족에게 엄청 집중했다. 나의 답은 이 사람들에게 있다고 생각했고, 이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건 나는 다 믿을 거라 생각하고 그들에게 최선을 다해 집중했다. 엄청나게 집중했던 것 같다. 선배님과 배우들의 연기가 엄청났다. 보는 순간 이미 기우네 가족들이었다. 이미 김기사고 제시카고 캐빈이었다. 너무 당연하게 믿어질 정도여서 연기가 힘들지 않았다. 영화 자체가 기우로 인해 많이 와 닿아서 기우네 가족에게 감정이입이 굉장히 많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안쓰러움이 많이 가더라. 오죽하면 저럴까 싶었다. 너무 천연덕스럽게 온갖 일들을 다 하지만 또 그 가족에게 좋은 일만 생기지 않아서 더 이 가족에게 마음이 쓰이더라.
Q.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A. 다들 이번에 처음 작업했던 배우들과 감독님이었는데 너무 좋았다. 현장에서 배울 게 많았고, 선배님들에게도 놀랬고 최우식, 박소담의 배우들도 훌륭하더라. 송강호 선배의 팬이자 후배로서 간결하게 써 있는 장면을 선배님이 현장에 연기하는 걸 직접 보는데, 역시 기택의 심리가 다 설명되는 그런 연기를 펼쳐 내시더라. 정말 대단하셨다. 작년 한해 동안 영화를 찍으면서 마치 합숙하는 연기 학교를 갔다 온 것 같았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털어 놓게 되고, 서로 이야기도 많이 했었다. 이래서 선배님들과 하는 작업이 좋고 할수록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더라. 조금씩 더 나아지고 싶다. 작품이 하나 끝나면 이상하게 잘못한 것만 남고 흠결만 보이게 되더라. 다음 작품에는 이게 좀 적었으면 좋겠다.
Q. 이션균과의 부부 호흡은 어땠나?
A. 이선균은 정말 성격이 좋고 재미있으신 분이더라. 재치가 있으셔서 금방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이래서 좋은 여배우들과 로맨틱코미디를 하셨었구나 싶더라. 실제 아이들의 아빠이기도 해서 현장에서 많이 의지가 되었다. 슛 들어가면 바로 박사장으로 보여서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박사장이 혼자서 이야기 하는 장면인데 저도 모르게 추임새가 나와서 옆에서 이야기 하는 걸 거들게 되더라. 그런게 바로 이선균의 힘인 것 같더라. 같이 연기하는 배우의 리액션을 저절로 끄집어 내는 능력이 있는 배우였다.
Q. 연교가 승용차 안에서 조수석 등받이에 발을 올리는 장면은 의외였다. 연교 답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도 저런 게 은교의 본색인가 싶기도 하더라.
A. 연교는 너무 형식적인 예의로 무장되어 있는 사람이다. 일하시는 ‘분’이라고 예의 있게 말은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지점이 있는 사람인데 그걸 드러내는 장면이어서 그 장면이 좋았다. 기택이 한껏 예민해져 있는 상황인데 연교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 시끄러운 웃음소리, 대사의 내용 하나하나가 기택을 자극하는 과정이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연교의 대사나 한껏 톤업된 목소리가 짜증나던데 그런 게 기택을 조여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Q. 칸에 가셨던 소감은 어떠셨나?
A. 좋은 작품으로 가니까 너무 좋더라. 처음 가게 된 영화제가 좋은 팀과 좋은 감독, 배우와 같이 작업했던 작품이고 팀웍도 좋았던 작품이라 훨씬 더 의미 있었다. 처음으로 뤼미에르 극장에 들어가니 너무 좋더라. 이미 기술 시사 때 영화를 한번 봤었고 그날은 두 번째 보는 날이었는데 두 번째 보게 되니까 또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더라. 이야기의 전개를 쫒아 가면서 보다 보니까 잠깐 동안 그 곳이 뤼미에르 극장이라는 걸 잊을 정도였다. 처음 본 관객처럼 ‘어머머머’ 이러면서 리액션도 하고 즐기면서 영화를 봤는데 끝나고 나니까 ‘아, 여기가 칸이었지!’ 싶더라. 많은 분들이 박수를 쳐 주셨는데 저는 옆에 계신 선배님, 감독님께 박수를 쳐 드렸다.
Q. 영화 보면서 연교가 나오는 장면마다 웃음이 터졌었는데 외국 관객의 반응은 어땠나?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 지도 궁금하다.
A. 한국 관객의 경우 다들 너무 재미있다고 하시더라. 저의 지인들의 경우는 저를 자랑스러워 하는 게 너무 좋았다. 긴 말 없이 진심 어린 축하를 해 주는게 고마웠다. 연교의 경우 대사에서 중간중간 영어를 섞어서 말하는데 한국 관객들은 잘 속아 넘어가는 것도 웃기고 그 와중에 영어를 쓰는게 웃기다는 관점이었는데 외국인의 경우는 영어의 내용 자체가 재미를 주는 것 같더라. 한국 관객도 외국 관객도 모두 똑 같은 포인트에서 웃는게 신기했다. 외국 관객은 좀 더 상황 자체를 즐기고 좋아해 주신 것 같다.
Q. 이번 영화 ‘기생충’과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을 통해 조여정이라는 배우를 새롭게 본 기회가 된 것 같다. 너무 좋은 연기를 펼쳤던 배우인데 좀 늦게 빛을 보는 것 같다. 배우는 한결같이 연기를 잘 하지만 그게 반짝 빛이 나려면 감독이 누구냐도 중요한 것 같고 어떤 작품이냐도 중요한 것 같다.
A. 매번 내가 원하는 무대에만 오를 수는 없다. 어떤 무대를 만나더라도 내가 선택한 것이라면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만나지게 되고 인연이 된 거니까 어느 한쪽이 나를 어떻게 해 주길 바라기 보다는 서로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본다.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이 걸려 만들게 되는 작품들이나. 나의 어떤 한 해를 대표할 작품이기 때문에 작품들은 내 시간의 전부다. 그에 대한 책임이 크다. 나이가 들수록 그냥 보내지는 시간이면 안될 것 같다. 저의 연기에 대해 많이 안 봤던 모습, 처음 보는 모습으로 봐주시는 게 너무 뿌듯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연기를 하는 건데 저의 이런 모습도 보고 좋아해줄 수 있다면 너무 신날 것 같다. 새로운 모습을 짠 하고 보여드렸는데 관객이 “뭐 별루~”이러면 많이 위축된다. 하지만 좋아해 주신다면 진심, 진짜 신이 난다.
Q. 조여정의 팬들에게 영화 ‘기생충’을 홍보하자면?
A. 지난 1월부터 지지난주까지 찍었던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서의 서은주와 2018년에 열심히 찍었던 ‘기생충’의 은교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다.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조여정의 또 다른 모습을 봐주시면 좋겠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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