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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문근영 "진짜처럼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늘 1순위" ②

한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접고 치료에 전념하던 문근영이 영화 <유리정원>으로 관객 앞으로 돌아왔다. 세상에 상처 받고 숲으로 숨어버린 미스터리한 과학도 재연을 연기한 문근영을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질문 하나하나마다 대답이 나오는 속도는 느렸지만 문근영은 그 대답을 꺼내기 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혼자 해 왔는지, 그러면서 세상에 던지는 질문들을 얼마나 잘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리해 왔었는지를 알수 있게 해주는 답변들이 돌아왔다.


Q. <유리정원>도 나무와 관련있고 소속된 회사 이름도 나무액터스다.

A. 사무실 이름은, 나무같은 회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자리에 뿌리 깊게 있으면서 그 자리를 오래 지키면서 사람들에게 쉴 수 있는 그늘도 주는... 어릴때 일하는 현실을 보면서 빨리 돌아가고 빨리 사라지는 것에 대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었고 한자리에 우직하니 자리잡고 믿고 버티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나무라는 이름을 추천했었다.

Q. 건강상의 이유로 쉬기 전에 연극을 했었다. 당시 연극을 시작한 것이 꽤 파격적인 행보였다.
A. 그 당시 내가 연기를 관성적으로 하고 있더라. 카메라나 조명, 상대에 맞춰서 다시 계산하거나 감정을 재단하며 연기를 하더라. 예전에는 내껄 하기 위해 좀 더 싸우는 편이었다면 어느 순간 부터는 싸우는 걸 포기하고 얀기를 바꾸고 방법을 바꾸고 있었다. 왜 싸우지 말아야 하는지도 알겠고, 사람들이 연기 못한다는 이야기도 안 하니까 어느 지점에서는 이정도면 됐지~라고 생각하는 일이 생기더라. 내가 더 이상 발전도 없어 보이고, 안주하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래서 연극에도 도전했었다. 배우로의 부분도 그렇고 연기적인 면도 그렇고 고민이 많고 지쳤을 때 이 영화를 찍었다. 재연이처럼 유리 정원 안에서 마음 편하게 연기를 했다. 다른 걸 다 재쳐두고 재연이와 나만 생각하며 연기 했었다. 이런 시도들이 깨고 싶은 스스로에 대한 발악일수도 있었고 누군가가 깨주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가 나에게 유리정원이었던 것 같다.

Q. 연기활동을 오래해서 권태로움을 느낄 시기일 수도 있겠다. 연극도 해보고, 다양한 시도들을 해 왔는데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어떤 걸 해봤는지?
A. 계속 자극을 주었다. 스스로 부추기거나 더 자극적인 캐릭터나 연기 상황 찾거나 해왔다. 이런 방법이 어떤 때는 도움이 된 적도 있지만 어떤때는 독이었던 순간도 있었다. 조금 다른 차원이긴하는데 요즘 내가 나를 더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바뀌고 있다.


Q. 문근영이 가장 보호받거나 치유를 받는 대상은 누구인가?

A. 엄마다. 엄마는 가장 큰 위안이 된다. 사소한 이야기부터 깊은 이야기도 하고, 할수 있는 이야기는 다 한다. 모자라고 부족한 생각도 다 이야기해도 될 것 같고, 조언도 구하고 위로도 구하고 어떻게 해도 내편일것 같은 믿음이 있다.

Q. 문근영이라는 배우에 대한 특정 이미지가 있다. 청순하고 슬픈 눈동자에, 소녀같은 이미지.
A.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한가지 색깔로 단정지어지는 게 싫어서 다른 색을 칠해보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여전히 한가지 색으로 단정되어지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나를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점이 좋은것이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색깔을 알고 있어야 이걸 더 짙게 하건 다양한 색을 칠하건 하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한동안 투병으로 인해 공백을 가졌다. 강제 공백기를 가진 이후 심경에 변화가 있나?
A. 벽이 사라진 느낌이다. 예전까지는 사라들에 의한 벽도 있었고 스스로 만든 벽도 있었는데 지금은 벽이 사라졌다. 예전엔 이런 벽이 반발심이나 의지라고 생각했는데, 이를테면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못하는 이유들이 사실은 벽이었다. 지금은 그런 이유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재미있게 잘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쉬면서 마음의 짐, 부담이랄까. 무거운 걸 약간 덜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크게 변하지 않는 존재던데 난 항상 변하려고 해왔었다. 어떤게 변하는 걸까 생각을 해봤는데 생활이나 마음 가짐에서 작은 것들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니까 그 작은거에 나는 내가 확 변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Q. 차기작으로 어떤 장르나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가?
A. 우선은 밝고 경쾌하고 따뜻한 걸 하고 싶다. 하지만 연기에 있어서 항상 제일 하고 싶은건 '진짜 처럼 하고 싶다'는 마음다. 진짜인 마음을 써서 애 쓸 수 있을 만큼 애정과 애착이 가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내가 진짜 그 캐릭터가 되고 애정이 생겨 할 수 있는 걸 연기해야 관객들도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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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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