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만큼 원작 만화도 궁금해진다!
탄탄한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연출,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접수한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4회 이후 모든 것을 잃은 '블랙-차지원(이진욱)'이 '스완(문채원)'을 떠난지 5년 후의 이야기가 시작되며, 본격적인 복수 스토리가 전개될 것을 예고하고 있어 이어지는 스토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된 상황.
특히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순정만화계의 대모 황미나 작가가 1983년 발표한 동명 만화 <굿바이 미스터 블랙>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져 원작 만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원작 만화가 186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한 것과 달리 드라마는 2016년의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이에 따라 등장인물과 캐릭터, 역할의 비중, 에피소드들에 있어서 변주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만화와 드라마를 비교하며 보는 것은 드라마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이에 먼저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원작 만화에서는 어떤 캐릭터와 설정으로 그려졌었는지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1. 블랙(차지원) - 블랙 (에드워드)
촉망받는 해군 대위이자 재벌가의 후계자로, 무엇보다 친구와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성까지 갖춘 완벽한 인물 차지원. 그는 친구의 배신과 음모로 한순간에 가족과 연인, 재물과 명예, 심지어 이름까지 잃고 '블랙'이라는 정체불명의 인물로 살아가게 된다.
뜻밖의 극과 극의 인생을 살게 되며 복수의 화신이 되어가는 극의 주인공 '차지원(블랙)'은 부드러움과 차가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배우 이진욱의 열연으로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원작 만화 속 '블랙'은 어떤 모습일까?
만화 속에서 '차지원'은 한때 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장교이자 명망 높은 귀족의 아들 '에드워드 다니엘 노팅그라함'으로 그려진다. 그는 믿었던 친구의 음모로 졸지에 종신 유형수가 되어 오스트레일리아에 유배되고, 그의 가족은 죽거나 실종되는 한편, 연인은 친구의 아내가 된다.
특히 드라마 속 '차지원'이 검은 옷이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블랙'이라는 이름을 갖게되는 것과 달리, 만화 속의 '에드워드'는 길고 검은 머리로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한편, 복수를 할 때까지 검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으로 인해 신원불명의 시절 '블랙'이라는 이름을 소유하게 된다.
2. 스완(카야) - 스와니
드라마 속에서 '쓰레기'라는 의미의 태국어 '카야'라는 이름으로 첫 등장하는 '스완(문채원)'은 쓰나미가 휩쓸고간 후 쓰레기 더미에서 지륜(김태우)에 의해 구조된 인물.
무국적 고아로 거리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매사 제멋대로인데다 거침이 없고,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블랙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
만화 속 '스와니'는 블랙이 감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장결혼'을 결심하고 신부를 찾기 위해 방문했던 여죄수 수용소에서 만난 16세의 어린 소매치기다. 런던에서 거리의 고아로 자란 그녀는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고, 천방지축 말괄량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원치 않는 위장결혼으로 블랙을 만나게 되지만 그로 인해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숙녀가 되어 간다.
김스완 캐릭터는 소년같은 천진함과 소녀같은 순수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배우 문채원이 맡아 완벽한 싱크로율을 선보이고 있다.
3. 민선재 - 켐벨
민선재(김강우)는 어린시절부터 차지원(블랙)과 둘도 없는 친구로 자라 함께 군입대까지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가진 차지원과 가난한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숨겨진 욕망을 감추고 있는 인물이다.
백은도(전국환)의 계략에 의해 자신을 신뢰했던 지원부친의 죽음에 일조하고 죄를 덮으려들지만, 숨은 욕망이 드러나자 순식간에 악인으로 돌변해 친구에서 적이 된다. 이후 차지원의 몰락을 주도하는 한편, 차지원이 가졌던 모든 것을 가로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만화 속에서 블랙을 몰락시키는 인물 역시 다름아닌 어린시절을 함께 보냈고, 사관학교를 함께 졸업한 둘도 없는 절친 '켐벨'이다. 믿었던 친구의 배신과 음모로 블랙이 복수의 칼을 갈게 된다는 설정은 드라마와 동일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만화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캠벨' 역 '민선재'의 성장배경과 열등감 등의 에피소드가 더욱 촘촘히 그려지면서 블랙을 배신하게 된 과정을 좀더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4. 윤마리 - 마리로렌
원작 만화에서 블랙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 '마리로렌'은 드라마에서 배우 유인영이 맡아 '윤마리'로 분했다. 만화 속 '마리로렌'은 우아하고 기품있는 귀족의 딸로, 남자라면 누구나 탐을 낼만큼 아름다운 여인으로 그려진다.
블랙의 연인 '마리'는 만화와 드라마에서 모두 블랙을 몰락시켰던 그의 친구 민선재(김강우) 또는 '켐벨'과 결혼하는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 된다.
5. 김지륜- 아트레이유
모든 것을 잃은 블랙의 유일한 조력자. 원작 만화의 시작은 우연히 이 조력자 '아트레이유'가 블랙이 수감된 오스트레일리아 유형지에 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총독의 조카이자 영국의 대귀족인 '아트레이유'는 우연히 만난 검은 머리의 종신 유형수를 보고 지난 날 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만났던 검은 머리의 생도를 떠올리며 호감을 갖게 되고, 조건 없이 그의 탈출을 돕는다.
만화 속 '아트레이유'는 드라마 속에서 NGO 단체 대표이자 금융계의 큰손을 모친으로 둔 '김지륜'이라는 인물로 재탄생된다. 믿고 보는 배우 김태우가 이 역할을 맡으면서 판타지의 폭은 줄이고 드라마는 조금 더 현실성을 확보하게 됐다.
6. 지수 - 바이올렛
일가의 몰락과 함께 정체를 감춰버린 블랙의 여동생 지수(임세미)는 드라마와 만화 모두에서 블랙이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만화 속에서 블랙은 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자신의 여동생 '바이올렛'을 그리워하는 한편, 위장결혼을 위해 신부를 찾으러 여죄수 수용소에 갔다가 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스완을 보고 단번에 그녀를 아내로 선택하기도 한다.
7. 서우진 - 로제
극중 인터넷 언론사 <팬다>의 대표이자 편집장, 그리고 똘기자인 '서우진(송재림)'은 원작 만화 속에서 <웃기는 잡지사>의 편집장 '로제'로 그려진다.
로제는 어벙한 안경을 쓰고 맞춤법을 깐깐하게 잡아내는 고집불통 편집장이지만, 알고보면 귀족 출신이면서도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소작농을 착취하는 귀족들의 횡포를 언론을 통해 알리려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똘끼 충만한 정의로운 기자라는 점은 만화와 드라마 모두 동일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배우 송재림이 능청스러운 연기로 '서우진' 역할을 소화해내면서 좀더 생생한 캐릭터로 살아났다.
30일(수) 방송되는 <굿바이 미스터 블랙> 5회에서는 블랙이 민선재를 향해 본격적인 복수에 나설 것으로 예고되며 흥미진진한 극의 전개를 알리고 있다. 과연 드라마는 만화의 스토리와 어떻게 다르게 블랙의 복수를 그려낼 것인지 궁금증을 더하는 MBC 수목미니시리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매주 수, 목 저녁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