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드투어 한국 무대에서의 비욘세의 열정적인 모습들
많은 분들이 ‘웬 뜬금없는 비욘세냐’고 의아해 하시겠지만 지난 주말 국민 여동생들이자 잘나가는 여자 아이돌그룹 원더걸스의 첫 번째 콘서트에서 소희의 모습을 보고 이번 칼럼 주제를 떠올렸다. 과연 비욘세의 몸매가 최고의 몸매인가? 그녀의 육덕진 허벅지는 진정 찬사를 받아야 하는가?
원더걸스의 새침데기 막내 소희가 이번 콘서트의 개인 무대를 위해 준비한 곡은 비욘세가 지난해 발표한 ‘싱글 레이디스(Single Ladies)’로 이미 독특한 의상과 안무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곡이였다. 감히 원곡과의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이번 무대에서의 나이답지 않은 과감한 의상과 춤사위는 극적인 호불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나 역시 소희의 무대를 보면서 국내 최신 트렌드에 딱 맞는 소희의 매끈하고 스키니한 바디라인과 콜라병을 연상케 하는 글로벌한 비욘세의 바디라인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함께 무대에 선 휴 잭맨의 허벅지를 능가하는 비욘세의 허벅지를 볼 수 있었던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
<싱글 레이디스>의 재킷 사진과 그녀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그대로 보여주는 라이브 무대 모습
최근 들어 “원더걸스 유빈의 육덕진 허벅지” “김혜수의 육덕진 자태” “김옥빈은 진정 육덕의 여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예전 같으면 ‘글래머’라는 단어로 쓰였을 말인데, ‘육덕지다’라는 말의 어감이 낯설었다. 왠지 비속어나 사투리 같은 낯선 어감의 이 단어는 엄연히 국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로서, “육덕(肉德): [명사] 몸에 살이 많아 덕스러운 모양”을 일컫는다. 특히 ‘육덕지다’는 너무 마르지 않고 보기 좋게 건강한 정도로 살이 있는 몸매를 일컫는 말로 미의 여신인 비너스 조각 같은 몸매를 예로 들 수 있다. 사실 한국형 미인의 기준인 무조건 날씬하며(‘날씬’을 넘어서 아주 마른) 팔다리가 가늘고, 얼굴은 작고 가슴엔 볼륨이 있는 스타일과는 그 시작부터가 다른 육덕진 몸매는 바다 건너 미국에선 비욘세가 그 대표적 인물이라 할 수 있고, 한국에선 김혜수와 송혜교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하게 다이어트를 한 송혜교 역시 진정한 육덕미인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말 ‘육덕’과 비슷한 영어 단어로 ‘글래머’를 들 수 있다. 이 단어 역시 재미난 스토리가 숨어 있는데, 아이슬랜드의 신화에서 달은 ‘글라므(glamr)’로 불렸다. 이 말이 스코틀랜드의 게일어에 섞여들어 ‘글람(glam)’이 되었으며, 달빛 속에서 태어나 달빛 속에서 노는 엘프(요정)의 하나를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엘프는 인간에게 ‘글람사이트(glamsight: 글람의 시력)’ 즉 ‘사물을 실제와 다른 식으로 본다’는 마법의 시력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 어원에서 영어의 ‘글래머(glamour)’가 탄생되었으며, 오늘날 ‘글래머’는 신비롭고 매력이 풍부한 유혹적인 아름다움을 뜻하게 되었다는 것.
동서양의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에서 비욘세의 몸매는 자칫 ‘연예인치곤 살이 쪄 보기 흉하다’로 분류되기도 하고, 때론 그녀의 튼실한 허벅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골격을 가지고 있는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를 전제한다면 왜 그토록 비욘세의 완벽한 콜라병 몸매를 서양인들이 추종하는지 알 수 있다.
서구화된 식생활 덕분인지, 날로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성형기술의 발전 덕분인지 최근 많은 연예인들의 몸매가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전혀 휘어짐 없이 곧게 뻗은 다리선과 가는 상체 라인, CD로 가려질 듯한 조막만 한 얼굴에, 몸에 살점이라곤 하나도 없지만 가슴만은 빵빵한 볼륨을 지닌 이들이 TV와 스크린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진정한 글래머라고 하기엔 무언가가 부족하다.
완벽한 모래시계형 몸매를 가진 비욘세
진짜 글래머, 진짜 육덕진 몸매는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확실한 콜라병, S라인 혹은 모래시계형을 말한다. 선천적으로 골반이 작은 동양인들과는 다르게 서양인들은 기본적으로 긴 다리와 풍성한 골반과 가슴, 작은 얼굴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진짜 좋은 몸매로 평가받는 것은 군살 없이 탄력 있는 라인인데, 비욘세는 ‘육덕’이라는 단어를 위해 태어난 이처럼 완벽한 모습을 선보인다. 그녀의 허벅지는 우리 관점에서 보기엔 굵어 보인다. 하지만 군살은커녕, 보기 흉한 근육조차 볼 수 없는 완벽한 다리선은 탐스러운 엉덩이 라인을 따라 매끈하게 빠진다. 여기에 잘록한 허리와 탄탄한 복근은 그녀의 풍만한 가슴선뿐만 아니라 긴 팔과 작은 얼굴을 돋보이게 해주는 일등 공신이다. 비욘세의 몸매는 특히 아프리카-아메리칸이나 라틴-아메리칸들에게 있어선 꿈의 몸매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엔 이효리가 입는 패션이면 무조건 따라 하는 효리족이 있는 것처럼, 비욘세를 무조건 추종하는 커비족(curvy: 몸매가 풍만한)이 존재한다. 그런 그녀들을 위해 비욘세는 친히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론칭해 가수뿐 아니라 패션사업가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녀의 사이트가 궁금하다면 //shop.dereon.com/shop.php을 클릭!)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졌다. 본인 또한 한국형 미인 축에 들기엔 턱없이 넘치는 살들과, 글로벌한 비욘세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라고 우기기엔 허리를 둘러싼 두툼한 타이어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이미 비욘세의 육덕진 허벅지는 가지고 있으니, 잘록한 허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답일까?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여러모로 힘든 것 같다. XOXO 가십걸
p.s. 귀여운 원더걸스 소희, 볼 때마다 깜짝 놀라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패러디, 원조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스’ 영상을 모아보았다. 부디 즐거운 시간되시길~
↑소희의 싱글 레이디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싱글 레이디스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스
근데 원래 문법에 맞게 사용하려면,
She is glamor. (x)
She is glamorous. (o)
몸매가 좋은 여자를 말할 때 쓰는 ‘glamor’는 ‘매력, 특히 여성의 성적 매력’을 뜻하는 말로 추상명사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저 여자는 몸매가 좋다’라는 의미로 말할 때는 형용사형인 ‘glamorous’를 써서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입니다.
그리고 “She is glamorous.”보다 더 영어적인 표현으로는 “She has an hourglass figure(그녀는 물시계 같은 몸매를 가졌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속칭 ‘S라인’을 가진 매력적인 몸매의 여성을 바르게 표현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