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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이 문제인가? 마혜리가 문제인가? <검사 프린세스>가 불편한 이유


SBS 수목드라마 <검사 프린세스>가 방송되기 전부터 김소연의 변신은 이슈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소연은 전작 <아이리스>에서 차갑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을 놓을 줄 아는 여전사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 특히 그간 그녀가 보여준 캐릭터는 대체로 차갑고 이지적인 역할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최대한 어떻게 망가지느냐를 보여주고 있는 <검사 프린세스>의 마혜리는 김소연에게도 엄청난 도전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검사 프린세스>의 마혜리는 의상학을 전공했지만 아빠의 강요로 검사가 된 부잣집 딸로 엄마 품에서 귀하게 자란 엄친딸이다. 첫 회부터 예사롭지 않은 패션을 선보였던 그녀는 회를 거듭할수록 천상천하 유아독존적인 포스를 풍기며 진상녀로 거듭났다. 문제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극 초반부터 논란이 된 것은 김소연의 연기력이 아니었다. 사실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에 167이라는 최상급 IQ와 미모까지 겸비한 주인공 마혜리가 개념은 초딩 수준이라는 설정에다 검사라는 전문 직종을 가졌음에도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억지 에피소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검사 프린세스>는 영화 <금발이 너무해>와 비교되며 한국판 <금발이 너무해>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 각각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외모에 똑똑한 장학생으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엄친딸이다. 하지만 마혜리(김소연 분)와 엘 우즈(리즈 위더스푼 분)가 다른 점은 엘 우즈는 황당한 에피소드 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즈는 미래 지향적인 여자를 원하며 지나치게 금발이라는 이유로 남자친구 워너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자신이 그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하버드 법대에 진학하게 된다. 물론 하버드에 입성한 그녀는 화려한 의상과 독특한 사고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해박한 지식과 노력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멋진 여성을 그리고 있다.


<검사 프린세스> 홈페이지의 기획의도엔 “사명감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개념 탑재 덜된 초 신세대 검사가 사람과 사랑을 통해 보다 성숙한 시선과 넓은 시야를 가진 ‘진정한 검사’로 그리고 성숙한 사회인이자 직업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검사 프린세스>가 보여준 에피소드는 현재의 마혜리를 개념 탑재 부족한 신세대가 아니라 고집불통 천둥벌거숭이 마마걸에 초딩적 사고를 지닌 바보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전문직을 가진 이라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할 터. 이러한 상황에도 매회 대본을 곱씹고 망가짐을 불사하며 호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김소연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바라기는 <찬란한 유산>을 흥행시킨 진혁 감독과 소현경 작가가 더 이상 만화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말도 안 되는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을 우롱하거나 호연을 펼치는 배우를 바보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행히 조금 정신을 차린 듯한 마 검사는 지난주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오늘도 촬영장에서 애쓰고 있을 배우 김소연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배우를 죽이는 대본이 아니라 배우를 살리는 대본으로 탈바꿈되어 이번 주부터는 <검사 프린세스>의 마혜리가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iMBC연예 엄호식 기자 |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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