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일본 만화 <드래곤볼>의 실사 버전 <드래곤볼 에볼루션> 주역들이 개봉에 앞서 한국을 찾았다. 2월 18일 공식 내한 행사를 통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상영됐으며, 제임스 왕 감독, 출연 배우 저스틴 채트윈, 주윤발, 에미 로섬, 박준형, 제이미 정, 제임스 마스터스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서유기>를 SF 액션으로 재해석한 도리야마 아키라의 만화 <드래곤볼>은 1984년 첫 출간된 후 500여 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방대한 시리즈로 이어져 세계적으로 2억 부가 판매되는 등 엄청난 신드롬을 낳았다. 그동안 세 번의 TV 시리즈 애니메이션과 21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드래곤볼>이 실사 영화로 만들어진 건 이번이 처음. 홍콩배우 주성치가 제작을 맡아 일찍부터 화제가 된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메가폰은 홍콩 출신 미국 감독 제임스 왕(<데스티네이션>)이 잡았다. 왕 감독은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를 영화에 다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기존 만화팬에서 나아가 새로운 <드래곤볼> 팬을 확보하고자 젊은 층을 겨냥해 재구성했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한 만큼 <드래곤볼>의 히어로 손오공도 서양인이 됐다. 그 영광을 차지한 건 <우주전쟁>에서 톰 크루즈의 아들로 출연했던 저스틴 채트윈. 원작의 꼬리 달린 자그마한 동양인 꼬마는 영화에서 멀쩡한 미국인 고등학생이 되어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예정이다. 단, 손오공의 트레이드마크인 ‘번개 머리’를 최대한 재현해 손오공의 분위기를 담아내려 했다. 채트윈은 “세계적인 아이콘을 연기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처음엔 내가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웠지만 지금껏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신나고 재밌다”는 소감을 전했다. 손오공만큼이나 원작과 많은 변화를 보인 인물은 무천도사. 거북이 등껍데기를 업고 야한 사진을 보며 코피를 쏟던 만화 속 노인은 주윤발이라는 카리스마를 만나 한층 젊고 점잖은 캐릭터로 바뀌었다. 주윤발은 “어떻게 무천도사를 연기하게 됐냐”는 질문에 “아내가 시켜서 했다”는 재치 있는 대답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드래곤볼>의 히로인 부르마는 <오페라의 유령>으로 청순한 매력을 뽐냈던 에미 로섬이 맡아 몰라볼 정도로 변신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며, 손오공이 짝사랑하는 소녀 치치는 미국 드라마 <사무라이 걸>의 한국계 미국 배우 제이미 정이 맡아 무술 실력을 선보인다. 그리고 <헌티드 힐> 등에 출연했던 제임스 마스터스가 악당 피콜로로 분해 손오공과 대결한다. 한편 <드래곤볼 에볼루션>엔 <스피드 레이서>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god 박준형도 참여했다. 그는 손오공 일행의 드래곤볼 찾기 여정에 동참하는 의리파 사나이 야무치가 되어 감초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행사장엔 박준형의 팬들이 몰려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대부분의 유명 원작 영화화가 그렇듯, 독창적인 세계관과 비주얼로 큰 사랑을 받은 만화 <드래곤볼>이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한 일부 원작 팬들은 적잖이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전설이 된 망가 <드래곤볼>이 할리우드 영화로 어떻게 진화할지는 3월 12일 확인해 볼 수 있다. 정미래 기자 | 사진 조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