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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ZOOM] 담백한 맛의 수채화 같은 드라마


























































프로그램 정보
프로그램명 <사랑해, 울지마>
방송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연출 김사현, 이동윤
극본 박정란
출연 이정진 이유리 이상윤 외





지독하게 맵거나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달콤하거나. 최근 드라마들의 성격을 압축한 표현이다. 자녀들과 함께 시청하기 민망할 정도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가 하면 현실에서의 위화감을 조성할 정도로 지나친 판타지 속에 둘러싸여 있는 2009년 한국드라마의 현주소. 얼마 전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드, 일드 열풍에 이어 막장 드라마를 지칭하는 ‘막드’ 열풍이 일고 있을 정도다. 전체적인 드라마 시장의 분위기가 이러하니 이젠 오히려 담담한 맛의 드라마가 주목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MBC <사랑해, 울지마>처럼 말이다.




청량한 청춘의 사랑을 그려 낸 MBC <옥탑방 고양이>의 김사현 PD와 고품격 정통 멜로드라마 KBS1 <노란 손수건>의 박정란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수채화 같은 드라마, <사랑해, 울지마>. 드라마의 커다란 줄기는 서로 다른 상처를 지닌 두 남녀의 사랑과 그들의 가족 이야기다. 이정진이 혼전 출산으로 졸지에 싱글대디가 된 영민 역을 맡았고, 영민과 사랑에 빠지는 출생의 상처를 안은 미수 역은 이유리가 열연하는 중이다. 언뜻 보면 싱글대디라는 설정 자체가 자극적 소재 아닌가 싶지만, 막상 시작한 드라마는 2% 부족함을 느낄 만큼 밍밍한 담수 같은 스토리를 풀어놓는다. 자극적 소재와 비현실적인 전개로 드라마 시장의 위기로 취급받고 있는 독한 드라마들 사이에서 단연 빛이 나는 드라마다.










얼마 전 <사랑해, 울지마> 역시 혼외 임신과 부잣집 딸의 치졸한 복수, 출생의 비밀 등의 막장 드라마 코드를 삽입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해, 울지마>는 같은 소재를 다루더라도 이를 풀어 나가는 방식만큼은 차별화를 보였다. 이 드라마는 자극적인 소재를 물고 등장인물들이 극한의 상황, 혹은 비정상적인 상태까지 추락하게 만드는 대신 빠른 속도의 문제 해결과 일상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상식 선의 반응을 그려 내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미수의 출생의 비밀 같은 경우, 자신의 생모가 길러 준 어머니가 아닌 이모였다는 사실을 이미 그녀가 알고 있었음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여타 드라마들이 보여 주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 후 나락에 빠지거나 돌발 행동으로 절체절명의 사고를 당하는 반응과는 확연히 달랐다. 미수를 사랑하는 현우(이상윤 분)의 관계 역시 드라마 속에서 빛나는 부분이다. 현우는 미수가 싱글대디인 영민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해꾼 역할이 아닌 진실한 조언자이자 친구로서 존재한다. 모든 설정과 해결 방식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고 담백한 템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방영 초반, <사랑해, 울지마>의 라이벌은 시청률 40%대를 오르내리며 국민 막장 드라마의 원조라는 칭호를 얻었던 KBS1 <너는 내 운명>이었다. 지금은 후속작인 KBS1 <집으로 가는 길>과 라이벌전을 치르는 중이다. KBS1 <집으로 가는 길> 역시 앞선 드라마들의 불명예를 씻고 무공해 드라마를 선보이겠다는 기획 의도로 시작되었기에 <사랑해, 울지마>와 여러모로 경쟁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초반 KBS1 <너는 내 운명>에 밀려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던 <사랑해, 울지마>는 연일 조금씩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차근차근 쌓아 온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작금에 실종된 드라마의 진정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사랑해, 울지마>의 지속적인 선전을 기원해 본다.
|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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