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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황병국 감독 "검사실의 바퀴벌레가 메타포" [영화人]

기사입력2025-04-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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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당'으로 14년 만에 메가폰을 든 감독 황병국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

영화 '태양은 없다'의 조감독 출신으로 '나의 결혼 원정기', '특수본'의 연출, '부당거래', '의뢰인', '고령화 가족', '베테랑', '내부자들', '검사외전', '아수라', '서울의 봄'의 조연, 단역, 우정 출연 등 다수 작품에서 배우로서, 그리고 감독으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 온 황병국 감독이다.

실제 마약 사범을 만나고 인터뷰하며 현실을 담으려고 노략했다는 황병국 감독은 "실제 전국구 야당 거물급은 우리나라에 3~4분 계신다. 그중 한 분은 얼마 전에 교도소에 가셨더라."며 '야당'이라는 존재가 실제로 있으며 이 영화가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한 작품임을 강조했다.


감독은 "처음 자료조사는 마약수사대 형사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형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면 뭔가 모자람이 있었다. 그건 실제로 하는 사람을 만나 물어보는 수밖에 없더라. 그래서 어렵게 실제로 마약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랬더니 형사들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해주더라. 진짜 마약 세계에서 야당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우리가 아는 유명인 중에서 마약 하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단약을 하는 사람들도 소개받고, 그분들의 지인을 만나는 등 뻗쳐서 조사를 했다. 교도소에서 나오면 마약 단약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그런데 단약을 혼자 하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단체 생활을 하며 단약을 하더라. 전국에 몇 군데 안 되는데 거기를 찾아갔었다"며 황감독은 실질적인 조언을 어떤 루트로 받았는지를 공개했다.

감독은 "야당이라는 게 진짜로 있지만 야당은 직업이 아니다. 조폭이나 사기꾼이 직업이 아니듯 야당이 직업이 될 수는 없다. 지금은 베트남으로 도망가서 살고 있는 야당출신에게 물어보니 야당도 누군가를 감옥에 집어넣는 일을 하다 보니 그들도 다른 누군가에 의해 당하게 되어 있다고. 늘 원망의 대상이 되다 보니 야당을 그만뒀다더라"며 영화 속 화려한 듯 보였지만 그 야당들의 말로가 지극히 처참하다고 알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 속에 등장한 다양한 마약사범 체포 장면은 거의 대부분이 실제 수사, 체포 방법을 녹여낸 것이라고도 해 놀라움을 안겼다. "실제 용산역에서 마약수사대 형사가 마약사범을 체포했는데 갑자기 건너편 철길에서 양복 입는 사람들이 주먹질을 해왔다고. 그들은 검찰이었다더라. 영화적 상상력이 아닌 실화였다. 영화 안의 인물과 설정의 50%는 실제다. 한강 요트 위에서 집단 마약을 하는 것도 실제 사건이고, 초반에 엄청 많은 형사들이 몽둥이를 들고 젊은 약쟁이 4명을 자는 것도 2008년도 강남의 큰 손을 체포하는 실제 영상을 보고 무술감독과 똑같이 재현한 것이다. 영화 속 전철역에서 검거하는 씬은 용산역을 촬영지로 빌려주지 않아서 인천지역의 역으로 바꿔서 똑같이 재현했다"며 마약 사범 검거의 현실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말을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마약사범들에게서 밀착 자료조사를 했던 황병국 감독은 경찰에게 마약사범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취재도중 오해를 사서 체포가 되었다. 경찰서에 가니 소지품 검사를 하더라. 주머니에 녹음기와 명함이 있었고 반장님이 제 얼굴을 보더니 '어!' 하시더라. 제가 출연했던 작품을 보시고 배우인 줄 아셨던 듯. '가셔도 되는데 혹시 또 부를 수 있으니 소변 검사는 하고 가시는 게 가장 좋다'라고 하시길래 소변검사도 하고 왔다. 영화 속 종이컵에 소변 받는 장면이나 대마와 암페타민 검사 키트에 두줄로 표시되는 게 음성이라는 건 제가 몸소 겪어서 알게 된 것."이라며 영화 때문에 겪은 특별한 경험담을 공개했다.

영화 속 장어와 일본 활어차의 등장에도 다 이유가 있었다. 감독은 "우리의 활어차는 일본에 들어가러면 너무 까다롭다. 그런데 일본의 활어차는 한국 세관에 사인만 하면 쉽게 들어올 수 있다. 이들은 이렇게 들어와서 교통질서도 지키지 않고 무법지대처럼 다닌다. 이런 상황이 너무 화가 나서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장어를 실은 일본 활어 안에 마약이 있다는 설정을 하게 된 것"이라며 설명했다.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액션 장면도 강렬하긴 했지만 마약 투약 후 이성을 잃은 남녀의 모습의 묘사가 수위가 높았다. 황 감독은 "처음부터 등급을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쓸 수는 없지 않나. 자료조사를 하며 만난 사람들을 통해 투약자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다 들었으니 마약 범죄 이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경각심을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는 29금인데 영화를 위해 15세로 만드는 게 오히려 역설적이지 않나?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 싶은걸 보고 경각심을 일으키길 바랐다. 그 장면이 인물 간 갈등을 일으키는 시초다. 그 씬이 있어야 갈등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리고 그 씬이 충격적이거나 크기가 있어야 갈등이 공감되기 때문에도 그렇게 촬영했다."며 청불등급의 원인이 된 장면의 이유와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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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은 촬영하기도 너무 어려웠다고.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는 직종인데 미국에는 무브먼트 디렉터라는 게 있다. 무술 감독이 스턴트에게 지시해서 액션신을 만들 듯 무브먼트 디렉터는 설정과 콘셉트만 이야기해 주면 촬영 콘셉트를 잡고 진행도 해주신다. 독일에서 무용 감독으로 활동 중인 채널이라는 분이 있는데 그분이 오셔서 그 장면을 만들어주셨다. 마약파티 행위도 움직임 아닌가. 그 움직임을 만들어 주는 분이셨다. 옛날 서양화에서 콘셉트를 잡아 장면을 만들었다"며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장면임을 강조했다.

영화 속에는 검찰의 부속실도 등장한다. "실제의 부속실은 영화만큼 크지 않고 잘 꾸며져 있지도 않다. 영화적 상상력으로 조금 크고 좋게 만든 공간이다. 중국음식을 부속실에서 시켜 먹는 건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없었는데 촬영 당일에 넣게 된 것."이라며 인상적인 장면을 선보이는 장소를 이야기했다.

검찰 부속실에서 검사에게 90도로 절을 하는 피의자의 모습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수사 당시 건너편 건물에서 찍힌 사진을 떠올리게 했다. 40대 이상의 관객이라면 그 장면을 보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 너무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황 감독은 "오히려 관객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곳에 넣고자 하는 메시지를 넣으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실제 인물과 실제 사건을 넣어 영화를 만들기도 한 것"이라는 답을 했다.

"영화에서 바퀴벌레는 메타포다. 원래 시나리오상에서는 바퀴벌레가 검찰 마크 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달리 표현되었다. 일부 정치 검찰이 잘못된 거고 검찰이라고 다 나쁜 건 아닐 테니... 그건 잘한 선택이라 생각된다"며 소신을 밝혔다.

영화는 4월 16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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