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스팅 제안을 받고 고민이 있었다는 김의성이다. 너무 비호감 캐릭터여서였을까? 하지만 그는 "하정우의 코드가 저에게는 너무 하이코드였다. 재미도 있지만 이게 이야기가 될까 싶기도 했고, 하정우의 코드에 허들이 있는 사람이 있는데 제가 그런 유머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고민되더라"며 하정우의 개그 코드가 자기와 결이 맞지 않아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의성은 "일단 감독 하정우와 일하고 싶었고, 후배 배우 하정우와의 좋은 인연이 길어서 도움이 된다면 돕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꼽으며 "대본리딩을 엄청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점점 많아졌다. 그리고 연기 준비를 하면서는 이 영화가 하정우의 영화라는 생각을 최대한 안 하고 특유의 호흡이나 리듬을 맞추고 주고받는 것으로 진지하게 상황에 맞춰 연기한다는 마음으로 했다. 그게 결국은 웃음의 비결이었다"라고 생각이 변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기존의 하정우의 개그 스타일을 어떻게 생각했던 건지 궁금해졌다. 김의성은 "이야기가 가야 할 때도 그냥 못 넘어가고 꼭 한마디 하고 가더라."라며 하정우 초창기 연출작에서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를 짚었다.
그러며 "이 작품에서는 달랐다. 주제를 향해 몰고 가는 힘이 있었고 이야기가 단단하게 방향을 잡고 흘러가면 한쪽에서는 '롤러코스터' 스타일로 통통 튀고, 한쪽에서는 진지한 이야기가 나오고 양쪽의 색깔이 달라서 재미있더라."며 달라진 연출 스타일에 많이 놀랬음을 표했다.

감독 하정우에 대해 "굉장히 재미있는 크리에이터다. 그리고 확고하게 자기가 생각하는 길이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려는 열린 귀가 동시에 있는 감독이었다. 사소한 것에 연연치 않고 선 굵게 순발력 있게 해 나가는 특징이 있더라. 웬만한 일에 놀라거나 동요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믿음직함이 있는 감독이었다. 그런데 감독일 때와 배우일 때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며 평가했다.
다른 작품에 비해 엄청 많은 시간을 대본 리딩하는데 썼다는 과정에 대해 김의성은 "전체리딩보다 부분리딩이 많았는데 모니터를 띄우고 고쳐가면서 리딩을 했다. 그 과정에서 없애거나 새로 생긴 게 많았는데 현장에서는 애드리브가 거의 없었다. 이미 긴 리딩 과정을 거쳐 완성된 대본이었다"며 충분한 아이디어를 녹여낸 완성형 대본으로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게 하정우 현장의 특징이었다고 짚었다.
영화 속 부부로 연기한 강말금에 대해 "지금도 만나면 여보라고 한다. 강말금은 정말 맑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복잡하지 않고 '아'라고 생각하면 '아'라고 말하는 참 소중한 사람이다. 배우로의 힘이나 연기력은 말할 거 없고 인간적으로도 너무 매력적이어서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같이 하는 몇 장면에서도 배우로서 많이 배웠다. 에너지가 진짜 좋고 에너지의 방향성이 좋다. 이렇게 쨍쨍하고 센 악역을 하는 걸 보니 나도 저렇게 하고 싶더라."며 극찬을 했다.

영화 속 흠모하는 진프로를 연기한 강해림에 대해서는 "개성이 강하다. 전혀 이상한 색깔을 가진 배우다. 정말 소중한 재능이다. 프로골퍼 역할에 이 이상 잘 맞는 사람이 있을까 싶더라. 신인에 가가운 배우이고 구렁이와 여우만 있는 현장이기에 마음 편하게 해 주려고 많이 애썼다."며 신인 배우의 적응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굉장히 어수선한 시국이다. 사회 정치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김의성은 "시국이 이러다 보니 극장뿐 아니라 식당도 안 가고 술도 안 마신다더라. 나라가 정상화되어서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영화도 보면 좋겠다. 일상을 회복하면 좋겠다. 영화의 개봉과 더불어 좋은 상황이 펼쳐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소신을 밝혔다.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로비'는 4월 2일 개봉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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