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우만의 독특한 유머 감각과 코드가 매력적으로 펼쳐지는 영화 '로비'다. 하정우는 "아동심리학적으로 해석해야 알 것 같은 일들이 어른들의 일에서 보인다. 그런 게 골프다.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골프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며 김의성을 세상 '꼴 보기 싫은 개저씨'로 캐스팅한 이유를 "어떤 남자건 조금이라도 어린 남자가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여전히 로맨틱하고 나이스하고 낭만을 잃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어필한다. 참 신기하지만 재미있어서 '최실장'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빌런 아닌 빌런의 역할을 하는 인물이 하나 있으면 좋겠어서 만든 '최실장'인데 실제 김의성은 나이를 막론하고 센스 있고 눈치 있고 감각이 있어서 격 없이 어울리시는 분이다. 모두와 편하게 지내시는 분이셔서 정 반대의 캐릭터를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설명했다.
또한 영화에서 보인 '최실장'의 눈이 커다래지는 장면은 "제가 좋아하는 영화 '좋은 친구들'에 로버트 드니로가 어떤 렌즈를 써서 눈이 크게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을 오마주한 것. 특수효과가 아니라 그렇게 보이는 렌즈의 안경을 써서 촬영한 것"이라며 비하인드도 알렸다.
골 때리는 골프장 사장으로 박해수를 캐스팅한 이유도 밝혔다. "그 역할이 이상하게 캐스팅이 잘 안 되더라. '수리남'때 박해수에게 워낙 좋은 인상을 받아서 어떻게든 같이 하고 싶었고, 처음에는 다른 역할로 제안을 했는데 그때 스케줄이 잡혀서 안 되겠더라. 그런데 그 작품이 연기되면서 반짝 시간이 되어 박해수에게 제안해서 승낙받았다"며 타이밍이 좋지 않았으면 캐스팅을 못했을 뻔했음을 알렸다.
영화에서 가장 평범한 인물로 등장하는 건 진프로다. 하정우는 "일반 사람에 가까운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다. 관객이 봤을 때 진짜 골프선수가 와 있나 생각하길 바랐다. 골프 폼을 만들어야 해서 급하기도 했고 오랜 시간 연습해야 하는 거라 제일 먼저 캐스팅했다. 더 인지도 있는 배우도 후보군에 있었는데 진프로를 연기하기엔 능수능란하다는 느낌이 들더라. 골프장에 동떨어진 인물이 와서 땐 땐 하게 흘러가는 게 진프로의 모습이라 생각해서 강해림을 만났다. 강해림에게는 연기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골프만 열심히 쳐서 프로의 폼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특별한 요청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에는 엄하늘 배우가 출연해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호흡으로 영화의 킥 역할을 한다. 하정우는 "배우마다 각자 타고난 음색과 톤, 속도가 있다. 자기 색깔을 잘 살리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고 그걸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노력을 해야 한다. 엄하늘은 조감독의 추천으로 만났는데 정말 놀랬다. 예상하지 못했던 화술을 하더라. 그런데 이 친구가 감독도 하고 글도 쓰고 배우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도전하고 만들어 왔더라. 너무 흥미로운 사람이었다. 본능적으로 우리 영화에 너무 잘 맞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원래는 장례식장 한 장면만 출연하는 거였는데 엄하늘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 친구의 라인을 만들었다"며 이 영화를 통해 발견해 낸 보석임을 자랑했다.
영화 '로비'의 주인공으로 연기도 한 하정우다. 감독과 배우를 현장에서 오가며 집중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땠냐고 물으니 "선을 긋듯 잘하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연기하다가 감독의 시선으로 갑자기 바뀔 때가 있더라. 더 무서운 건 나는 그걸 모르는데 상대배우가 기가 막히게 알아서 지적하더라. 제 장면을 찍을 때는 연기를 하는데 카메라를 뒤집어서 제 반대편을 찍을 때는 상대 배우가 대사를 잘하는지, 감정이 잘 살아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더라. 그럴 때마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 달라고 지적을 받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대사 템포도 빨라야 하고 현장에서 할 게 많아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체크하고 있을 때가 있더라. 그럴 때 식은땀 흘렸다"며 함께 연기하는 배우에게 미안한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감독이자 주연배우로 홍보 활동을 그 누구보다 많이 하고 있는 하정우다. 온갖 유튜브 콘텐츠 출연은 물론이고 방송, 라디오까지 평소에 하지 않던 행보를 보였다. 하정우는 "유튜브는 그분들께 감사했다. 두 번씩 나간 데가 많은데 두 번이나 만나주시니, 편하기도 했다. '전참시'나 라디오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추성훈 유튜브는 마음 편하게 친한 형과 이야기한다 생각하고 나갔는데 대중들이 많이 이야기해 주시더라. 엊그제 SNL촬영도 했다. 시즌1의 론칭 때부터 10년 넘게 나와달라고 이야기하시는데 이제는 나가야 될 타이밍인가 보다 했다."며 그동안 출연한 콘텐츠를 이야기했다.
그는 "요즘 상황도 어렵고 홍보 방식도 바뀌었는데 다 경험해 보고 경험한 걸 토대로 다음에 또 개봉하는 영화를 맞이할 때 표본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홍보, 투자사가 요구했다기보다 제가 다 배우들과 나가서 개봉쯤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해서 자진한 것"이라며 자발적 홍보대사로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로비'는 4월 2일 개봉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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