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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강말금이 행할 두 번째 날갯짓 [인터뷰M]

기사입력2025-04-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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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첫 번째 날갯짓을 한 뒤 5년간 훨훨 날았던 강말금이 두 번째 날갯짓을 준비 중이다. 이번엔 더 단단히 힘을 내 더 멀리 날아보려 한단다. 그 시작은 '로비'. 날갯짓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발구르기를 시작한 강말금을 만나봤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롤러코스터' '허삼관'에 이은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강말금이 감독 하정우와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 그럼에도 강말금은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하 감독에 대한 극찬을 쏟아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찬양을 안 하려 하는데도 자연스레 하게 된다"는 말로 입을 연 그는 "인간적으로도, 감독님으로서도 참 좋다. 오늘 아침에 감독님을 떠올리는데 '사랑'과 '에너지'라는 단어가 딱 생각나더라. 그만큼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줬고, 사람으로서는 늘 따뜻했다. 감독님의 그런 모습이 앞으로의 내 배우 생활에 있어서도 큰 기둥 같은 역할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생활을 할 때 사랑과 에너지를 품고 살아야겠다 다짐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하 감독에 대한 칭찬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강말금에게 하정우는 애초부터 '연기 잘 하는 배우'였다. 감탄한 부분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중 가장 놀랐던 건 늘 '고른 연기'를 하는 부분이었다고. 강말금은 "어떻게 신마다 저렇게 고른 연기를 하는지 경탄하면서 봤다. 처음엔 비교적 시간이 여유로운 영화라서 그런 줄 알았는데, 드라마 '수리남'을 보니 또 아니더라. 촬영 컨디션이 매번 똑같을 수가 없을 터인데, 항상 무게감 있게 흔들리지 않는 연기를 하며 감탄했다. 마치 정말 실력 좋은 요리사가 필요한 힘만 줘서 재료를 손질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극찬했다.

직접 호흡을 맞추면서는 다시 한번 배우 하정우와 감독 하정우 둘 모두에게 반했다 들려줬다. 그는 "배우로서는 딱 하루 촬영했는데, 하정우 감독님과는 갑과 을의 관계 연기를 해야 했다. 난 최고의 갑이고 창욱은 을 같은 역할이었는데, 사실 감독님이 영화계에서 너무나 큰 배우이고 센 역할을 많이 해오지 않았냐. 그러다 보니 내가 이렇게 큰 배우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자신을 완전히 낮춘 채 정확히 '을'의 입장을 연기하시더라. 감독으로서 갖고 있는 카리스마를 완전히 내려놓은 느낌이 들었고, 배우로서 호흡하며 그 부분이 가장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 하정우에 대해선 "아무래도 연기를 잘 하는 감독님이다 보니, 모니터를 통해 내 어떤 모습을 보실까 가장 걱정이 됐다. 개인적으로 스스로가 흠이 많은 배우라 생각해 걱정을 했는데, 한순간도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혹시 배우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준비가 미흡할 때면 모니터링을 함께 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건네주셨고, 그런 부분에 따스함을 느꼈다. 애정의 눈으로 모니터링을 해주시고, 장면을 성공적으로 찍을 때면 너무나 크게 기뻐해 주셔서 좋았다. 그런 부분에 가장 많은 힘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하정우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특유의 저렴하지만 맛깔나는 B급 감성의 대사들. '롤러코스터'가 개봉 당시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았던 가장 큰 이유이자, 10여 년 뒤 숏폼 시장에서 역주행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처음 이런 매력을 담은 '로비' 대본을 마주했을 때의 심경을 물으니 "영화에 담긴 것보다 대본이 훨씬 길고 풍성했다. 캐릭터도 많았다. 어딘가 짓궂지만 결론이 따스해 좋았다. (하정우 감독)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음에도 그 끝에 따스함이 있는 게 참 재밌고 좋았다. 또 반가웠다. 잘 정돈된 느낌이라기보단, 왁자지껄하고 풍성한 대본이라 끌렸다"라고 말했다.

강말금은 '롤러코스터'의 경우 100% 자신의 취향이었던 건 아니지만, '로비'는 완전히 자신의 취향에 맞았다고 솔직하고도 유쾌한 답변을 내놔 모두를 폭소케 만들기도 했다. 그는 "'롤러코스터'의 경우 '취향 저격'까진 아니었지만 특이했다. 재미에 앞서 감독님의 확고한 정신세계가 보여 신기했다. 그 가운데 정경호 배우가 중심을 끝까지 지키고 가는 게 인상적이었다"라고 운을 뗀 뒤, "반면 '로비'의 경우 완전히 취향에 맞았다. 어딘가 휴머니즘이 느껴졌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원래 대본에선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어요. 작품 곳곳에 귀여운 인물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는데, 그런 친구들의 에피소드와 에필로그들이 다 있을 정도였어요. 일부 친구들은 손님 지갑에 손을 댄다든지, 흠이 있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인간적으로 잘 담아냈더라고요. '롤러코스터'보다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이 있는 영화라 좋았어요."
iMBC 연예뉴스 사진


자신이 연기한 조장관에 대해서도 말했다. 극 중 국책사업의 결정권자이자 부패 장관 조장관 역으로 열연한 강말금은 "오히려 참고할 사람이 너무 많아 어떻게 조장관을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농담하며 "어떤 성격을 딱 잡아놓고 가기보단 서사가 흘러감에 따라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모방하며 캐릭터를 그려나갔다"며 "가장 신경 쓴 건 대사 속도였는데, 너무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게 속도와 힘에 신경 쓰면서 연기했다. 코미디인데 내 상황을 다 표현하면 작품이 늘어질 수도 있기에, 한정된 시간 안에 대사를 제대로 표현해 내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아마 이건 다음 작품을 할 때에도 같은 미션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2007년 연극 무대를 통해 데뷔해 배우의 삶을 산 지도 벌써 18년째. 2020년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첫 번째 전성기를 맞이한 지도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그간 '서른, 아홉' '나쁜엄마' '경성크리처' '가족X멜로' '폭싹 속았수다' 등의 작품을 통해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온 그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지금까지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준 여러 기회들을 통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는데, 다작을 하긴 했지만 조연일 뿐 주연은 아니지 않냐. 또 조연이라고 하더라도 노력이나 에너지가 안 드는 것도 아니라 지치고 과부하가 올 때가 있더라. 그래서 '나쁜엄마' 이후 잠시 쉼의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이번에도 충분히 쉬고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내가 기꺼이 몸을 바치고 싶은 그런 작품을, 그런 세계를 만나 열심히 연기해 보고 싶다. 조금 더 단단하게 새로운 힘을 내보려 한다"라며 다시 한번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같은 작품을 만나 힘찬 날갯짓을 해보고 싶다 희망했다.

한편 '로비'는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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