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4년 전 사랑하는 남편 마크 다시(콜린 퍼스)를 잃고 싱글맘으로 살아가던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 정체된 그의 삶을 걱정하는 주변인들의 권유와 압박으로 데이팅 앱에서 매력적인 연하남과 만나 오랜만에 설레는 사랑의 감정을 되찾는 한편, 방송국에도 복직해 일과 가정, 로맨스를 병행하게 된다.
고군분투하며 최선을 다하지만 연하남과의 연애도, 직장 생활도, 아이들과의 관계도 모든 것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브리짓은 무엇이 정말 자신을 위한 삶인지 고민하게 되는데… 브릿지 존스의 인생 뉴 챕터가 시작된다.


▶ 비포스크니링
시리즈 누적 흥행 수익 8억 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로맨틱 코미디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2001년부터 시작된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의 4번째 시즌이자 9년 만의 속편으로, 25년이 넘는 세월을 아우른 인생 로코답게 이번 작품 역시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다뤄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위로와 특별한 공감을 전할 예정이다.
팬들 사이에선 '킹스맨' 시리즈로 유명한 콜린 퍼스가 죽음으로 시리즈에서 하차했다는 점, 연출을 맡은 마이클 모리스 감독이 영화계에선 다소 생소하다는 점 탓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으나, 이미 한국을 제외한 75개국에선 지난 2월 베일을 벗고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영국에서는 개봉 첫 주에만 1,549만 달러(한화 약 225억 원)를 벌어들이며 영국 로맨틱 코미디 역사상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고,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시리즈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4,500만 달러(한화 약 655억 원)의 수익으로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는 등 25년 역사에 힘입어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 애프터스크리닝
9년 만에 마주한 브리짓 존스는 여전히 러블리했다. 물론 많은 시간이 지났고, 브리짓 존스를 연기한 르네 젤위거 역시 50대 중반을 넘긴 만큼 세월이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있지만 통통 튀는 영국 발음으로 대사를 내뱉고 눈웃음을 짓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25년 전 처음 브리짓을 마주했을 때가 떠오른다. 마치 과거의 첫사랑과 오랜만에 재회한 듯 말이다. 처음엔 주름이 새겨진, 다소 달라진 비주얼에 주춤하다가도 시간이 흐를수록 스며들어가며 그가 내뱉는 '19금 개그'와 능청스러운 말장난에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게 된다.
르네 젤위거가 내뿜는 사랑스러움과 친밀감은 스무 살 나이차 로맨스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주는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연하남 록스터 역으로 등장하는 레오 우달은 1996년생으로, 1969년생 르네 젤위거와는 27살 차이가 난다. 극 중에서도 브리짓은 스물아홉이라는 록스터에 "내 아들 나이랑 더 가깝네"라고 생각할 정도로 나이 차이가 꽤 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런 탓에 외적으로 두 사람의 모습은 커플보단 모자 관계에 더 가깝고, 로맨스 케미도 느끼기가 어렵다. 이런 관계에 그나마 설득력을 더하는 건 르네 젤위거의 존재감. 25년간 팬들과 쌓아온 유대감과 특유의 러블리함으로 선입견을 천천히 무너트리다 결국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끔 만든다. 분명 이건 르네 젤위거가 가진 힘이라 볼 수 있다.


콜린 퍼스가 시리즈에서 하차한 부분은 물론 아쉽지만,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이 부분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아직 제대로 된 이별을 하지 못한 가족들의 이야기로 슬기롭게 풀어내며 팬들로 하여금 납득할 수 있게 했다. 한순간에 콜린 퍼스를 지워내기 보단 가족들이 작별인사를 건네듯 러닝타임 내내 조심스럽게 흔적을 지워가고, 작품 말미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를 관통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이들에게 건네는 따스한 메시지로 뭉클함을 안긴다.
번역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15세 관람가인 만큼 'crystal' 'meth' 'bitXX'와 같은 단어를 그대로 사용할 순 없었겠지만, '불량식품' '핫걸'이라는 표현보단 조금 더 재치 있게 말맛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는 언어유희나 단어를 활용한 개그 요소가 많은 만큼, 작품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다는 찝찝한 끝 맛이 남는다.
한편 9년 만의 후속작이자 네 번째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오는 4월 16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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