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가 궁금해]해외파 ⑬유소연(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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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2위로 마친 유소연은 23일 현관 앞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집에 돌아온 지 8시간 만에 또 짐싸서 집 나가는 안쓰러운 딸이라면서, 어머니가 들이대시는 카메라에 깜짝 놀라 토끼 눈을 떴습니다’라는 글과 함께였다. ‘진짜 마지막 시합’,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라는 태그도 첨부했다.

한국 팬들은 ‘응원한다’, ‘웰컴 투 코리아’ 등의 한국어 댓글을 남겼고, 해외 팬들의 영어로 된 댓글 ‘몸 잘 챙겨라’ 등도 절반이 넘었다.

골퍼 유소연이 시즌 중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지, 또 그러면서도 얼마나 팬과의 소통에 신경쓰는 다정다감한 골퍼인지를 보여준다. 골프를 조금 본 사람들이라면 유소연에 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실력파 골퍼라는 것 외에도 ‘매너 좋은 골퍼’, '호감형' 등의 부가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유소연이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여고생이었던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해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면서부터였다.

여자 골퍼들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면 프로 무대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아마추어 여고생들이 출전한 도하아시안게임 골프는 ‘잘 해야 은메달’ 정도의 기대를 받고 있었지만, 유소연을 앞세운 국가대표팀은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하며 금메달을 사냥했다. 이때 한국 골프는 남녀 개인과 단체전 전체 4종목을 모두 석권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유소연은 “미국에서도 한번 우승하고 나중에 이름도 잘 보이지 않는 선수가 아니라 항상 톱10에 들면서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유소연은 정말로 그런 선수가 됐다.

2011년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정상에 올랐고, 2012년에는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 정상을 차지하며 평생 한 번 뿐이라는 LPGA 신인상을 받았다. 2014년 캐네디언오픈 우승으로 3승째를 거둔 뒤 우승이 없어 ‘잘 하면서도 1위와 인연이 멀다’는 말을 듣지만, 2016년 한 해 동안 11차례나 톱10에 든 데다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10위에 오른 유소연에게 실력이 없다고 감히 말할 사람은 없다.

초등학교 때 특활로 골프를 시작해 대원외고 진학 전까지 공부와 골프를 병행했던 유소연은 한때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꿨을 만큼 바이올린 연주에도 능한 팔방미인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진행된 이색 설문조사 ‘LPGA 투어에서 가장 우아한 선수’ 선발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력은 물론 훌륭한 매너, 다양한 교양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좋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유소연은 지난해 LPGA 팀의 승리를 이끌며 팀 MVP로 뽑힌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에 올해도 박인비와 함께 해외파 주축으로 나선다. ‘진짜’ 시즌 마무리 역시 특유의 똑 부러지는 플레이로 해낼 수 있을지, 부산으로 향한 유소연의 팬들은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iMBC 이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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