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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누명쓴 男배우, 충격 협박 피해 전말 "오빠→배우님"

배우 한지상이 뒤늦게 명예를 되찾고자 입을 열었다.


21일 한지상과 법률신문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그는 2020년 성추문에 휘말렸다. 여성 팬 A씨는 술자리서 한지상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한지상은 상대를 공갈미수 및 강요죄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소속사는 "한지상은 위법사실이 없으며 권력을 이용해 만남을 가진 것도 아니다. 호감을 느낀 상태와 있었던 사생활이지만 상대방이 공개 게시판에 피해를 주장한 글을 올린 후 도의적인 책임감에 사과를 했고 그 당시 위력이나 강제적 행위는 없었음을 재차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사건은 일단락되는가 싶었으나, 한지상에게 달린 '성추행' 꼬리표는 지워지지 않았고, 뮤지컬 작품 캐스팅에 걸림돌이 됐다.

한지상은 결국 법률신문에 "저는 결코 성추행범이 아닙니다. 추행하지 않았어요. 추행이었다면 상대방도 이미 고소를 하지 않았을까요. 4년 전 이야기를 꺼내 이슈가 되는 것 자체로 죄송하지만, 진실은 꼭 알리고 싶어요. 제가 하지도 않은 행동들이 진실인양 박제되고 억측이 되어 퍼지는 상황들이 수치스럽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 하차한 뒤 은퇴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노래하고 연기해 온 지난 20년이 소중했고 아깝더라고요. 배우로서 잘못이 있다면 이런 논란에 휘말린 것"이라며 "초기 대처 미흡해 가족들과 회사 사람들, 뮤지컬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 죄송해요. 하지만 저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잖아요. 내 명예를 지키고 싶어요. 늦게라도 진실을 밝히고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고 하소연했다.

당시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여성 팬으로 알려진 A씨와 한지상은 이성간 좋은 감정을 가지며 교류한 '썸' 관계였다고. 2018년 5월부터 약 8개월 간 이어진 인연. 한지상은 이 시기에 상호 동의 하에 이뤄진 스킨십이 어느 순간 추행으로 둔갑되었다고 토로했다. '오빠'라는 호칭은 일순간 '배우님'으로 변했고, 한지상은 이때부터 '이건 협박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것.

한지상과 A씨가 나눈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재구성)도 공개됐다. 그의 주장대로 2018 5월 3일부터 10월 31일까지 A씨는 한지상과 '오빠'라고 부르며 연인간 나눌법한 적극 애정공세를 펼친다. 하지만 관계가 끝나고 한참 지난 시점인 2019년 9월 10일부터는 한지상을 '배우님'이라 칭하며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내건 보상책 선택지 두가지는 이렇다. 5~10억 원의 물질적인 보상 혹은 1년의 교제였다. 한지상은 개인사로 인한 일이기에 잡음이나 오해를 받을 수 있음을 우려해 소속사 혹은 경찰에 알리지 않고, 오랜 시간 A씨를 달랬다.

그는 "순식간에 내가 약자가 됐다. 익명으로 글을 올리면 내가 할 수 있게 없지 않나. 하지도 않은 일로 마녀사냥을 당할까 무서웠다. 무조건 진정시키려고 미안하다는 말을 참 많이 했다. 이미 추행이 아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동의를 구하고 연락이 소홀했던 부분에 대한 사과이지 추행 주장에 대한 사과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세상에 알리고 자폭하겠다', '팬들도 알아야 한다', '뭐가 보상이 될까 돈이 될까 아님 공개사과를 받을까', '소속사에 보낼까, 팬카페에 올릴까', '사람들이 알게 될 텐데 나는 그냥 그걸로 벌을 주겠다', '지인, SNS, 신문사 등에 죽을힘을 다해 알리겠다' 등의 협박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고.

한지상은 "A씨가 처음부터 돈을 달라고 한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처음 요구했던 사과를 수차례 했음에도 만족하지 않고 다른 보상방법도 생각해보라고 하니까 돈을 요구하는 거라고 짐작했죠. 그래서 어떤 식의 보상을 원하는지, 물질적 보상인 건지 물었습니다. 그게 발단이 돼 공갈죄 성립을 받지 못했어요. 어쨌든 상대는 저에게 공개 연애를 하든지 5억~10억원 금전 보상을 하든지 선택하라고 했습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한지상은 지속되는 보상 관련 재촉에 A씨와 직접 만났다. A씨는 한지상에게 '성추행하신 거 아니다. 일방적으로 하신 것도 아니다. 나도 그 당시 그 순간에는 좋았다. 법적으로 뭘 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강제로 뭘 한 것도 아니잖아요. 배우님 잘못한 거 없어요'라고 말했고, 한지상은 A씨와의 대화를 모두 녹음했다고.

하지만 A씨는 계속해서 공개적인 사과와 금전 보상을 요구했고 한지상은 겁에 질려 뒤늦게 법적 대응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나이를 속인 것도 탄로났다고. 결국 법적 분쟁은 진행됐고, A씨는 같은 해 11월 성추행 관련 글을 게재했다가 삭제했다. 추행에 대한 정정 글은 없었고, 2020년 12월 30일 한지상에게 '그간 마음의 상처 힘들었던 거 빨리 치유되시길. 시간이 지나 다시 무대에 서시는 그날까지 기도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끝으로 한지상은 "저는 정말 고소하기 싫었습니다. 고소한 순간 이 상황이 알려지게 될테니까요. 그럼에도 고소한 이유는 살고 싶어서요. 납득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피폐해진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저는 성추행을 하지 않았어요"라고 호소했다.



iMBC 이호영 | 사진출처 MBC에브리원, 씨제스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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