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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봄밤', 봄보다 먼저 시작된 설렘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봄밤'이 설렘 가득한 멜로로 안방극장을 물들였다.


지난 22일(수) 첫 방송된 '봄밤'에서는 아이가 있는 약사 유지호(정해인)와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 있는 사서 이정인(한지민)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그려졌다. 숙취해소제를 구입하며 안면을 튼 두 사람은 단번에 서로 이끌렸지만, 각자의 현실적 제약 속에 한 걸음 멀어졌다. 하지만 극 말미 두 사람이 농구장에서 우연히 재회하면서 앞으로의 파장을 예고했다.



의외로 '봄밤'에 설렘을 준 장치는 '눈'이었다. 벚꽃이 가득 흩날리는 봄 분위기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두 사람은 '눈'을 매개로 서로를 향한 마음을 표현했다. 처음 같이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날, 유지호는 이정인에게 "다음 눈 오는 날 약국 말고 밖에서 한 번 만나요, 우리."라며 다시 한 번 돌직구를 던졌다. 하지만 돌아온 건 친구로 지내자는 이정인의 대답. 그렇게 끝이 난 듯 했던 두 사람은 올해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눈이 내리던 날,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됐다.


본격적인 봄이 찾아오기도 전에 '봄밤'은 직진 로맨스를 빠르게 전개해나갔다. 감성적인 음악과 함께 담긴 인물들의 일상은 느림의 미학 그 자체였지만, 알고보면 첫 방송에 이미 반했고, 고백했고, 상처를 드러냈고, 거절까지 당한 쾌속 질주였다. 다만 그 모든 과정들은 구구절절하지 않았다. 약국에서, 농구장에서 그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만으로도 두 사람의 강렬한 이끌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눈이 그치고, 꽃이 피게 되면 얼마나 더 가슴 설레는 멜로의 장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를 부르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원래부터 그 인물이었던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개연성을 더했다. 연하남 이미지 고착화, 싱글대디 소화 등 방송 전 우려의 말을 듣기도 했던 정해인은 연기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바로 증명해보였다. 안판석 감독, 김은 작가와 함께 했던 전작과 전반적으로 비슷한 극 분위기 속에서도 정해인은 전혀 다른 인물 유지호가 되어 탄탄하게 멜로를 이끌었다.


한지민 또한 믿고 보는 배우답게 완벽하게 캐릭터에 스며들었다. 평범하게 친구와 수다 떨고, 숙취로 고생하기도 하고, 직장에서나 오래된 남자친구와는 권태롭다가, 엄격한 아버지에게도 자신의 소신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등 때로는 누군가의 딸로, 언니이자 동생으로, 회사 동료이자 친구로, 오래된 연인으로 공감가는 인물 이정인을 완성했다.


모든 멜로드라마가 그렇듯 이렇게 매력적인 두 주인공은 한순간에 사랑에 빠져들었고, 그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찌보면 다 거기서 거기이고, 뻔할 수도 있는 사랑을 소재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릴 준비가 되어있는 안판석 사단과 한지민-정해인이 만났기에, 가슴 설레는 이 봄에 꼭 어울리는 드라마가 되기를 기대한다. MBC '봄밤' 매주 수, 목 밤 9시 방송.




iMBC 김은별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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