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정>에서 광해로 완벽 변신한 차승원이 명대사 제조기로 등극할 기세다.
MBC 54주년 월화특별기획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 제작 ㈜김종학프로덕션)은 매회 주옥 같은 대사들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묵직하게 울리고 있다. 과연<화정> 속 최고의 촌철살인 명대사는 무엇이었을까.
왕실에 어린 아인 없다. 죄 없는 이도 없고... 허니 영창은 그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4회, 광해가 보위에 오른 지 5년이 지났지만 그의 지지기반은 여전히 미약했다. 게다가 왕실의 유일한 적통왕자인 영창대군(전진서)이 8살이 되면서, 서인 세력들이 광해를 폐위시키고 영창을 왕위에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광해는 초조해진다. 이 가운데 광해의 오른팔인 이이첨(정웅인)과 김개시(김여진)는 서인들의 역모에 대한 거짓 고변서를 광해에게 올리고, 광해는 위협적인 존재인 영창을 내치기로 마음 먹는다.
이에 정명공주(정찬비)는 광해를 찾아가, 아우인 영창을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평소 정명에게만큼은 따뜻한 오라비였던 광해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광해는 울먹이며 애원하는 정명을 향해 모질게 말한 뒤 자리를 뜬다. 그러나 뒤돌아선 광해의 붉게 물든 눈시울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릿하게 한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래, 나는 왕이 되기로 했다. 남은 인간을 모두 지우고, 기꺼이 왕이 되기로...
그러니 이제 나는 못할 짓이 없겠구나.7회, 광해는 정명과 영창이 모두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을 ‘인간 광해’로 만들어주던 유일한 존재인 정명이 죽었다는 소리에 광해는 세상이 무너진 듯 충격을 받는다. 또한 자신의 오른팔 이이첨과 김개시가 아버지 선조를 독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이 앉아있는 왕좌의 잔혹함과 무게를 절감한다.
더욱이 광해는 한 나라의 국왕인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꼭두각시 놀음을 하려 하는 숨은 권력이 있음을 깨닫는다. 이에 그는 사사로운 감정에 흔들리는 ‘인간 광해’를 버리고, 왕좌의 무게를 고스란히 견뎌내고, 숨은 권력에게서 조선을 지켜낼 수 있는 ‘왕’이 되기로 다짐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광해의 모습은 화면을 압도하며 <화정> 2막에 대한 기대감을 수직 상승시켰다.
나에게 대의란 명국의 안위가 아닌 내 나라 조선의 안위요.
또한 내가 지켜야 할 의리는 명국의 것이 아닌 이 나라, 내 백성의 목숨이오!11회, 광해는 명나라에 파병을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중신들의 모습에 분노한다. 중신들은 명국은 조선이 섬기는 천자의 나라이며 명나라의 청을 뿌리치는 것은 대의가 아니라며 광해를 설득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광해 더욱 자극할 뿐이었다.
광해는 사대주의에 매몰된 중신들을 향해 날카롭게 일침을 가하며 ‘개혁군주’의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차승원의 확신에 차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와 굳건한 음성, 그리고 절절한 한 마디 한 마디가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한편, <화정>은 오는 24일(일) 오후 1시 15분에 11, 12회가 연속 재방송될 예정이며, 오는 25일(월) 밤 10시에 13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iMBC연예 편집팀 | 사진제공=김종학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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