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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만약에 우리' 구교환X문가영, 新 멜로 장인 탄생이요! ★★★

▶ 줄거리

고향 가는 고속버스에 올라탄 은호(구교환)와 휴학 후 어디론가 떠날 결심을 한 정원(문가영). 나란히 앉게 된 두 사람은 뜻밖의 인연을 맺는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의지하던 두 사람은 어느새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연인으로 발전한다. 웃고, 싸우고, 화해하며 세상을 다 가진 듯 뜨겁게 사랑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결국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후,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우연히 재회한 옛 연인 은호와 정원은 한동안 잊고 있던 감정과 기억을 다시 마주한다. 지난날의 뜨거웠던 연인은 이제 완전히 남남이 되어, 10년간 마음속에 담아뒀던 ‘만약에’라는 질문을 서로에게 꺼낸다.


▶ 비포 스크리닝
장편 데뷔작 '82년생 김지영'(2019)으로 367만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한국 영화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도영 감독의 신작이다. 일상의 디테일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그 안의 감정을 충실히 확장해 내는 연출력으로 2020년 제25회 춘사영화제 신인감독상과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진가를 입증한 바 있다.
'만약에 우리'는 중국 영화 '먼훗날 우리'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 역시 2018년 개봉해 큰 화제를 모았고 팬층도 두텁다. 리메이크된 '만약에 우리'에는 구교환과 문가영이 출연한다. 구교환은 다양한 작품 활동과 탄탄한 팬층을 가진 배우로서, 최근 장르물 중심의 출연이 이어져 멜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문가영은 요즘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구교환과의 케미에 대한 관심도 높다.


▶ 애프터 스크리닝
큰 기대감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맙소사! 이 영화는 너무나 그리웠던 '찐 멜로'다. 2012년 '건축학개론', 2018년 '너의 결혼식'의 계보를 잇는 '첫사랑 영화'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많은 청춘 남성들은 "이 동네 섹시가이로 소문나는 거 아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할 것 같고, 연인과의 술자리에서 뜬금없이 봉산탈춤을 추는 사람도 등장할 듯하다. 구교환과 문가영이 이렇게 제대로 된 '멜로 장인'일 줄이야.
영화는 흑백 장면으로 시작된다. 오랜만의 흑백 스크린은 생경하면서도 강렬하고, 이 둘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과거로 거슬러 가면 화면은 컬러로 전환되고, 뜨겁고 치열하고 때론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 절절했던 이들의 청춘이 펼쳐진다. '한 줌도 안 되는 햇볕'을 시적으로 포착한 김도영 감독의 연출, 커튼을 제치며 "이거 다 너 가져"라고 말하는 구교환의 따스함, 울음을 삼키며 "나 좀 슬프더라"라고 바닥을 드러내 보이는 문가영의 처연함―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터지는 웃음까지. 찰나마다 콧등이 아릿해진다.
멜로 영화의 남주답지 않은 생활 코미디와 웃픈 연기로 방심하는 순간 폭소를 유발하는 구교환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단 하나의 사랑을 떠나보내는 여인을 섬세하게 담아낸 문가영의 연기는 특히 빛난다. 왜 문가영이 요즘 모든 작품마다 언급되고 캐스팅되는지 단박에 이해가 될 만큼 완성도가 높다.
10년 넘는 시간의 흐름을 연기하는 데 있어 두 배우의 케미와 연기력은 탁월했고, 원작을 전혀 떠올리지 않게 할 만큼 '아름다운 이별'로 재해석한 김도영 감독의 연출도 뛰어났다. 세 사람이 다른 장르,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는 조합을 보고 싶을 정도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극장가를 점령하는 듯 보이지만 꺼이꺼이 울게 만드는 멜로 영화로 올 겨울 극장가의 이변을 가져올 영화가 '만약에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와 정원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 공감 연애 영화 '만약에 우리'는 12월 31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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