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여름 방학이 지나고 새로운 학교로 전학 오게 된 소리는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학교에 대한 소개와 다음 편지를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담긴 익명의 편지 한 통을 발견한다.
이어지는 편지를 따라서 보물찾기하듯 학교 곳곳을 누비던 소리는 어쩐지 동급생 동순과 자꾸 마주치고, 소리와 동순은 함께 편지를 찾는 친구가 된다. 하나 둘씩 편지를 모을수록 특별한 인연이 이어지자, 소리는 편지를 보낸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점차 커져가게 된다.
▶비포스크리닝
'연의 편지'는 지난 2018년 연재가 종료된 뒤 7년 만에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됐다. 여전히 불모지로 인식되고 있는 국내 상업용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연의 편지'가 짧지 않은 제작 기간을 거쳐 애니메이션으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작품을 단연 '인생 웹툰'으로 손꼽는 이들의 호평이 무수히 쏟아진 탓이다.
원작 웹툰은 10부작으로 짧은 분량의 단편임에도 9.98점의 높은 평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를 연상케 하는 작화가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리고 단편이기에 더욱 돋보였던 스토리의 힘 역시, 많은 이들이 '연의 편지'를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다.
K-애니메이션을 향한 대중의 기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다. K-콘텐츠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다만 엄밀히 따지면 '나 혼자만 레벨업'은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이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소니픽처스가 기획·제작을 맡았기에 산업적 관점에선 순수한 'K-애니메이션'이라고 지칭하기엔 논쟁의 여지가 없지 않다.
극장가에 개봉되는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의 탄생이 K-애니메이션 부흥에 또다른 신호탄이 될 수 있을거란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올해 공개된 '퇴마록'과 '이 별에 필요한'이 높힌 K-애니메이션의 위상이 '연의 편지'로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바람도 존재한다.
다행히 '연의 편지'는 개봉 전부터 낭보가 이어졌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연의 편지'는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OIAF), 애니메이터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이끌었다고.
무엇보다 '디즈니 프린세스 목소리'로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은 악뮤(AKMU) 이수현이 주인공 소리의 목소리 연기와 대표 OST '연의 편지'를 가창해, 다수의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민감한 '성우 퀄리티' 문제는 지적이 많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애프터스크리닝
'연의 편지'를 올해 한국 공개 애니메이션이 거둔 성취의 연장선에 놓는다면, 넷플릭스 역대 최고의 히트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을 거다. 그럼에도 '연의 편지'는 원작 웹툰의 오리지널리티만으로 작품 본연의 매력이 상당한 작품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서울 감성으로 가득찬, 지금 가장 힙하고 트렌디한 스타일로 밀어붙이는 애니메이션이었다면 '연의 편지'는 정확히 그 대척점에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공고히 구축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연의 편지'는 서울과 멀리 떨어진 시골이라는 공간적 배경, 한 학년당 반이 4개밖에 없는 조그만 시골 학교에서 벌어지는 개인의 에피소드가 소소하지만 감동적으로 전개된다.
작품의 정체성은 '아날로그' 하나로 표현된다. 그 일례로, 시대적 배경은 2010년대 전후로 추측되나 인물들은 스마트폰 혹은 핸드폰 비스무리한 이동통신기기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통신 방법은 주된 소통 수단인 손편지를 비롯해 녹음테이프, 유선전화, 공중전화 따위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에서 느낄 법한 도심의 흔적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공간들이 연속적으로 보여진다. 우편배달부만 간간히 오가는 어느 시골의 한적한 골목길, 각종 비밀 아지트가 즐비한 학교, 꽃들로 가득찬 온실, 밤이 되면 수많은 반딧불이 발광하는 뒷산... '연의 편지'에는 화려한 패션, 빌딩 숲, 구름 인파 대신 이런 것들이 있다.
낯선 영상미와 연출에 흥미를 느끼면서 주인공과 함께 '연의 편지'를 찾아나가다 보면, 어느새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드는 자그마한 감동도 있다. 제작진과 성우들은 입을 모아 "느림의 미학"을 강조했다. 다르게 말하면 작품을 소비하는 현 시대의 어떤 대중에게는 그 자체로 낯선 작품이 될 수 있단 얘기다. 무엇보다 K-시골 정서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면 조금은 뻔하고 유치하게 비춰질 법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연의 편지'는 지금 쉽게 발견될 수 없는 새로운 영역의 K-애니메이션이 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대표되는 유행을 항상 민감하게 좇아야 하는 도시인들에게는 흔치 않은 재미다. '연의 편지'가 오는 10월 1일 연휴를 앞두고 개봉되는 까닭이 이 점에서도 발견된다.
여름 방학이 지나고 새로운 학교로 전학 오게 된 소리는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학교에 대한 소개와 다음 편지를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담긴 익명의 편지 한 통을 발견한다.
이어지는 편지를 따라서 보물찾기하듯 학교 곳곳을 누비던 소리는 어쩐지 동급생 동순과 자꾸 마주치고, 소리와 동순은 함께 편지를 찾는 친구가 된다. 하나 둘씩 편지를 모을수록 특별한 인연이 이어지자, 소리는 편지를 보낸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점차 커져가게 된다.
▶비포스크리닝
'연의 편지'는 지난 2018년 연재가 종료된 뒤 7년 만에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됐다. 여전히 불모지로 인식되고 있는 국내 상업용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연의 편지'가 짧지 않은 제작 기간을 거쳐 애니메이션으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작품을 단연 '인생 웹툰'으로 손꼽는 이들의 호평이 무수히 쏟아진 탓이다.
원작 웹툰은 10부작으로 짧은 분량의 단편임에도 9.98점의 높은 평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를 연상케 하는 작화가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리고 단편이기에 더욱 돋보였던 스토리의 힘 역시, 많은 이들이 '연의 편지'를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다.
K-애니메이션을 향한 대중의 기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다. K-콘텐츠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다만 엄밀히 따지면 '나 혼자만 레벨업'은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이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소니픽처스가 기획·제작을 맡았기에 산업적 관점에선 순수한 'K-애니메이션'이라고 지칭하기엔 논쟁의 여지가 없지 않다.
극장가에 개봉되는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의 탄생이 K-애니메이션 부흥에 또다른 신호탄이 될 수 있을거란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올해 공개된 '퇴마록'과 '이 별에 필요한'이 높힌 K-애니메이션의 위상이 '연의 편지'로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바람도 존재한다.
다행히 '연의 편지'는 개봉 전부터 낭보가 이어졌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연의 편지'는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OIAF), 애니메이터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이끌었다고.
무엇보다 '디즈니 프린세스 목소리'로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은 악뮤(AKMU) 이수현이 주인공 소리의 목소리 연기와 대표 OST '연의 편지'를 가창해, 다수의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민감한 '성우 퀄리티' 문제는 지적이 많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애프터스크리닝
'연의 편지'를 올해 한국 공개 애니메이션이 거둔 성취의 연장선에 놓는다면, 넷플릭스 역대 최고의 히트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을 거다. 그럼에도 '연의 편지'는 원작 웹툰의 오리지널리티만으로 작품 본연의 매력이 상당한 작품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서울 감성으로 가득찬, 지금 가장 힙하고 트렌디한 스타일로 밀어붙이는 애니메이션이었다면 '연의 편지'는 정확히 그 대척점에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공고히 구축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연의 편지'는 서울과 멀리 떨어진 시골이라는 공간적 배경, 한 학년당 반이 4개밖에 없는 조그만 시골 학교에서 벌어지는 개인의 에피소드가 소소하지만 감동적으로 전개된다.
작품의 정체성은 '아날로그' 하나로 표현된다. 그 일례로, 시대적 배경은 2010년대 전후로 추측되나 인물들은 스마트폰 혹은 핸드폰 비스무리한 이동통신기기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통신 방법은 주된 소통 수단인 손편지를 비롯해 녹음테이프, 유선전화, 공중전화 따위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에서 느낄 법한 도심의 흔적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공간들이 연속적으로 보여진다. 우편배달부만 간간히 오가는 어느 시골의 한적한 골목길, 각종 비밀 아지트가 즐비한 학교, 꽃들로 가득찬 온실, 밤이 되면 수많은 반딧불이 발광하는 뒷산... '연의 편지'에는 화려한 패션, 빌딩 숲, 구름 인파 대신 이런 것들이 있다.
낯선 영상미와 연출에 흥미를 느끼면서 주인공과 함께 '연의 편지'를 찾아나가다 보면, 어느새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드는 자그마한 감동도 있다. 제작진과 성우들은 입을 모아 "느림의 미학"을 강조했다. 다르게 말하면 작품을 소비하는 현 시대의 어떤 대중에게는 그 자체로 낯선 작품이 될 수 있단 얘기다. 무엇보다 K-시골 정서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면 조금은 뻔하고 유치하게 비춰질 법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연의 편지'는 지금 쉽게 발견될 수 없는 새로운 영역의 K-애니메이션이 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대표되는 유행을 항상 민감하게 좇아야 하는 도시인들에게는 흔치 않은 재미다. '연의 편지'가 오는 10월 1일 연휴를 앞두고 개봉되는 까닭이 이 점에서도 발견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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