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 저질 열연 진선규+험한 것 삼킨 박해준+더티 섹시 현봉식 [인터뷰M]

다 내려놓고 '애마'를 빛낸 이들이 있다. 바로 진선규, 박해준, 현봉식이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이해영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 분)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이해영 감독은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작중 진선규는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호를 연기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 지향적 현실주의자로, 저질 그 자체다. 갈등을 촉발하는 핵심축을 맡은 그다.

이해영 감독은 "정말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어떤 촬영 중에는 모든 스태프들이 숨죽여 보다가 컷을 외치는 순간에 기립박수를 쳤다. 너무 잘해서 절로 나온 박수였다"며 "'오케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에 무전기에 대고 나도 모르게 '진선규 연기 XX잘해'라고 극찬했다. 이렇게까지 저질스러운 연기를 이리도 훌륭히 소화하다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현봉식의 열연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당대 최고의 미남배우로 분해 능글맞은 막무가내 톱스타 허혁을 열연한 그다. 이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당시 초미남 배우로 통했던 남궁원, 신성일 선생님 등을 생각하며 썼다. 막상 쓰고나서 보니 진짜 미남 배우를 출연시키면 다소 느끼하겠다 싶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른바 더티섹시가 필요했고, 하찮음의 미학이 필요했다. 정말 오래도록 고민했다. 너무 더러우면 어쩌나 싶은 고민이 있었다. 정말 잘해줬다. 획기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에 현봉식 배우가 다수 콘텐츠에서 '더티섹시'를 콘셉트로 보여주더라. 그에게 불결한 섹시함을 읽어낸 게 나만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해준의 열연 역시 상당하다. 직전 '폭싹 속았수다' 양관식은 온데간데없고, 이 부장 역할을 통해 반전 연기를 펼치는 그다. 이 감독은 "박해준 배우의 연기를 보고서 시청자들이 '험한 것을 삼켰다'더라. '감독과 대체 무슨 관계냐, 협박을 받은 것이냐'더라. 정말 재밌는 반응"이라며 "사실 역할이 극적이다 보니 제안은 조심스러웠다. 흔쾌히 받아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애마'는 22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